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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이야기꽃

똥물에도 파도가 있고 소똥에도 계단이 있다!

by 소담* 2023. 9. 19.

온 몸이 아프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사치스러울 만큼.......

손목과 어깨가 빠져 버릴 것만 같다.

 

습관처럼 퇴근 후에 병원을 찾는 것이 벌써 여러 날을

넘기고 있건만 특별한 차도를 느낄 수가 없어 오늘은

작심하고 의사에게 따져 물었다.

 

오라는 날짜에 꼬박꼬박 와서 치료를 받아도 똑같습니다.”

 

차도가 없다는 내말에 의사가 하는 말이 가관이다

 

통증이 심할 때는 며칠 쉬어야 하는데.

 

개뿔! 이럴 때는 화가 머리까지 치밀어 오른다.

쉬면 낫는 다는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그러고 보면 지금의 아픔은 아무래도 숙명처럼 직업병으로

달고 살아야 할 것 같다.

 

20여분의 물리치료를 받는 동안 살짝 잠이 들었다.

 

며칠 전 아침 조회 시간에 있었던 일이다.

 

현장을 이끌어 가는 책임자가 하는 말이

일부 직원들이 생산 수량이 너무 적다고 투덜거렸다.

 

잔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들은  열심히 일을 해야한다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아등바등 손을 놀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입에서 끙끙 앓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아이고, 되 죽겠네!

 

그렇다면 나만 이렇게 앓는 소리를 내는 것일까!

 

내가 물건을 생산하고 나면 세 아주머니가

1차와 2차를 거치며 포장을 한다.

 

세 아주머니들도 역시 힘들어서 늘 앓는 소리를 낸다.

 

여정이 아주머니는 사방에 파스를 붙이고 아이고 삭신이야!”

경은이 아주머니는 허리에 요대를 차고 아이고 허리야!”

숙희 아주머니는 팔목에 보호대를 차고 아이고 손모가지야!”

 

이처럼 앓는 소리가 제 각각이다.

 

그런데 내곁에서 같이 일하는 오십대 초반의 젊은 친구는  

힘들 때 마다 꼭 팔자타령을 한다.

 

아이고, 내 팔자야!

 

나이도 새파란 것이 팔자타령이라니!

 

그때마다 듣기 싫어 죽겠는데 오늘은 한 술 더 떠서

나이타령까지 하는데.......

 

애고! 몸이 작년 다르고 올 해 다르네!”

 

그 순간 ! 하도 어이가 없어서 도저히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사람아! 자네도 큰 일 났네.

몸이 작년 다르고 올 해 다르면 올 연말에 가서는

갤갤 하다가  곧 죽을 것 같은데!

어때! 부조금 미리 챙겨 놓을까!

 

자기를 비아냥거리는데도 눈치도 없이

이 친구 키득키득 웃더니 갑자기 나를 불렀다.

 

아저씨는 몸 괜찮아요?

 

이 사람아!

나야말로 몸이 작년 다르고 올 해 다르네.......

나이는 속일수가 없어!

 

그러자 나를 바라보던 이 친구가 씩 웃으며

 

아저씨 말이 맞네요.

저도 나이를 속일 수가 없더라고요!

 

뭣이 어쩌고 어째!

 

그 순간 갑자기 열이 받쳤다.

 

입사 순서로 보나 나이로 보나 한참 어린 놈이

예순 두 살의 어른을 앞에 두고 과연 이게 할 소린가.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것도 유분수지!

새파랗게 젊은 놈이 팔자타령에 나이타령이라니.......

 

시건방을 떠는 그를 보며 마음 같아서는 뒤통수를 한 대 내리치고

싶었지만 같잖은 나머지 나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침묵이 흐르자 어색한 듯 그가 내 곁을 떠났다.

 

분이 풀리지 않은 그때!

차마 그에게 전해 주지 못했던 욕 하나가 입안에서 빙빙 맴을 도는데.

 

야.! 이 色己야!

너는 예순 두 살 먹어봤냐!

나는 쉰 둘 먹어봤다 氏發怒馬!

* 똥물에도 파도가 있고 소똥에도 계단이 있는 법이거늘.......

감히 어디다 대고 내 앞에서 말장난을 하고 GR이야.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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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똥물에도 파도가 있고 소똥에도 계단이 있다  :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그 안에 질서와 법칙이 존재한다는 뜻으로, 주로 상하 간의 위계질서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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