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들과 함께 3박4일 여행을 하던 중 내가 군복무를 했던
강원도 화천의 7사단 신병교육대를 찾기로 했다.
31년 전 그날을 되새기며 가는 내내 왜 이렇게 흥분이 되었는지!
그러니까 그때 그 시절!
전주역에서 하루종일 기차를 타고 강원도로 향했다.
이윽고 캄캄한 밤 마침내 춘천 103 보충대에 도착했다.
103보에서 7사단으로 배치되고 신병교육대 11중대에서
첫날 불침번을 서던 그때 그날!
나는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때는 11월이라 바람도 차가운데 하늘에 떠 있는 둥근 달이
어찌나 차갑게 보였는지 괜스레 마음까지 졸아 들었다.
훈련병 시절을 마치고 3연대 서막골로 자대 배치를 받고
여기에서 상병을 달았다.
상병을 달고 부대 이동에 따라 GOP로 가게 되었는데
철책생활 두 달 만에 본의 아니게 하사관 후보생으로 지명이 되어
강제로 하사관교육대에 입소하였다.
두 달간의 집체교육을 마치고 자대가 있는 철책으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신병교육대 조교로 차출이 되어 부대원들과 뜻하지 않게
생이별을 하고 말았다.
재미있는 것은 내가 훈련병 시절을 보냈던 11중대로 다시 배치를
받았다는 것이다. 우연치고는 참 기묘했다.
친정집으로 다시 돌아왔다고나 할까!
나는 그렇게 첫 입소한 신병교육대에서 마지막 전역을 했다.
그만큼 신병교육대는 내게 많은 사연을 안겨준 곳이다
전역을 하고 난 후 어쩌다 군 시절이 생각이 나면
그때마다 신병교육대를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그런데 막상 도착해 보니 그때의 옛 흔적들이 다 사라져 버렸다.
비포장 도로였던 도로는 까만 아스팔트로 뒤덮혀 있고
내가 근무했던 11중대 막사도, 계단 아래에 있는 장교 식당도,
조그만 연병장도, 복지매점도, 취사장도 모두 다 사라져 버렸다
연립주택 처럼 변해버린 붉은 건물만 덩그러니 나를 반겼다
민간인 통제를 위하여 신교대 앞에 있는 위병소도 없어졌는데
군사통제지역이 많이 해제되어서 인지 덕분에 한참을 더 들어갈 수
있었다. 차로 2-3키로를 들어가자 그때서야 민통선 위병소를
만날 수 있었다.
변하지 않은 거라곤 연병장과 그 앞에 흐르는 계곡이 전부였다
31년 만에 다시 찾은 신병교육대는 그렇게 내 앞에 있었지만
흥분도 잠시 갑자기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날은 어두워지는데 더 둘러보고 싶었지만 곁에 일행들이 있었고
가야 할 길이 아직 멀어서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하고
그저 허무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아!
그 시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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