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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들의 향연 /나의 군시절

다시 찾은 7사단 신병교육대

by 소담* 2015. 10. 31.

 

동서들과 함께 3박4일 여행을 하던 중 내가 군복무를 했던

강원도 화천의 7사단 신병교육대를 찾기로 했다.

 

31년 전 그날을 되새기며 가는 내내 왜 이렇게 흥분이 되었는지!

 

그러니까 그때 그 시절!

 

전주역에서 하루종일 기차를 타고 강원도로 향했다.

이윽고 캄캄한 밤 마침내 춘천 103 보충대에 도착했다.

 

103보에서 7사단으로 배치되고 신병교육대 11중대에서

첫날 불침번을 서던 그때 그날! 

 

나는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때는 11월이라 바람도 차가운데 하늘에 떠 있는 둥근 달이

어찌나 차갑게 보였는지 괜스레 마음까지 졸아 들었다.

 

훈련병 시절을 마치고 3연대 서막골로 자대 배치를 받고

여기에서 상병을 달았다.

상병을 달고 부대 이동에 따라 GOP로 가게 되었는데

철책생활 두 달 만에 본의 아니게 하사관 후보생으로 지명이 되어

강제로 하사관교육대에 입소하였다.

두 달간의 집체교육을 마치고 자대가 있는 철책으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신병교육대 조교로 차출이 되어 부대원들과 뜻하지 않게

생이별을 하고 말았다.

 

재미있는 것은 내가 훈련병 시절을 보냈던 11중대로 다시 배치를

받았다는 것이다. 우연치고는 참 기묘했다.

친정집으로 다시 돌아왔다고나 할까!

나는 그렇게 첫 입소한 신병교육대에서 마지막 전역을 했다. 

 

그만큼 신병교육대는 내게 많은 사연을 안겨준 곳이다

 

전역을 하고 난 후 어쩌다 군 시절이 생각이 나면

그때마다 신병교육대를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그런데 막상 도착해 보니 그때의 옛 흔적들이 다 사라져 버렸다.

 

비포장 도로였던 도로는 까만 아스팔트로 뒤덮혀 있고

내가 근무했던 11중대 막사도, 계단 아래에 있는 장교 식당도,

조그만 연병장도, 복지매점도, 취사장도 모두 다 사라져 버렸다

 

연립주택 처럼 변해버린 붉은 건물만 덩그러니 나를 반겼다

 

민간인 통제를 위하여 신교대 앞에 있는 위병소도 없어졌는데

군사통제지역이 많이 해제되어서 인지 덕분에 한참을 더 들어갈 수

있었다. 차로 2-3키로를 들어가자 그때서야 민통선 위병소를

만날 수 있었다.

 

변하지 않은 거라곤 연병장과 그 앞에 흐르는 계곡이 전부였다

31년 만에 다시 찾은 신병교육대는 그렇게 내 앞에 있었지만

흥분도 잠시 갑자기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날은 어두워지는데 더 둘러보고 싶었지만 곁에 일행들이 있었고

가야 할 길이 아직 멀어서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하고

그저 허무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아!

그 시절이여!

 

그 시절 내 흔적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 풍경 앞에서 알 수 없는 긴 한 숨이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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