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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밭에 앉아42

칠칠하고 팔팔해야 구구하지 않게 산다! 나는 술을 좋아한다. 술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나는 그중에서도 막걸리를 최고로 친다. 남들은 양주가 좋다고 하지만 태생이 촌놈이라서 인지 내 입맛에 맞지가 않아서 공짜로 줘도 안 마시는 것이 양주다. 막걸리 외에도 때에 따라서 소주도 즐기는데 삼겹살에는 역시 소주만한 것이 없다. 막걸리 얘기를 하면 빠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국무총리를 지내신 전 이낙연 총리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 막걸리를 좋아하는 그를 두고 어느 기자가 이렇게 물었다. 총리님! 막걸리 주량이 어떻게 되십니까? 허허허! 너털웃음을 짓던 그가 하는 말이 재미있다. “저수지 한 개는 비워야 되지 않겠소!” 역시 술을 좋아하는 분답게 재치 있는 입담이 걸쭉한 막걸리를 닮았다. 막걸리 하면 우리 할아버지도 빼놓을 수 없는데 술만큼은.. 2023. 9. 9.
남원농악의 뿌리 독우물 굿 내 고향 남원에는 유명한 남원농악이 있다. 농악깨나 공부 했다고 하면서 남원농악을 모르면 ABC도 모르고 영어 공부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전국적으로 유명한 굿인데 이 굿의 뿌리가 바로 내가 살던 옹정리의 독우물이다 그래서 남원농악은 곧 "독우물 농악"이라 부른다. 우리 마을은 앞으로 요천수가 흐르고 뒤로는 야트막한 산이 있어서 풍수적으로 얘기하면 배산임수의 전형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요천의 하류에 해당하는 금지면 일대는 남원에서 가장 넓은 평야를 형성하고 있는 곳인데 이런 지리적 환경 덕분에 쌀이 아주 풍부했다. 쌀이 풍부했다는 것은 곧 배가 부르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배가 부르면 노래가 절로 나온다. 이때 나오는 소리가 바로 그 유명한 "판소리"다. 판소리는 서편제 동편제 중고제 등으로 나누어진.. 2023. 8. 20.
조껍데기와 씨껍데기! 나는 막걸리를 좋아 한다. 그러다 보니 장소에 따라 다양한 술맛을 찾게 되는데. 막걸리는 지방마다 지역 특성에 맞는 고유한 명칭이 있다. 그런데 오늘! 이름도 생소한 막걸리 하나를 알게 되었다. “씨껍데기” 제주도에 ‘조껍데기’ 막걸리가 있다면 울릉도에는 ‘씨껍데기’ 가 있다. 그렇다면 어찌해서 섬에서 ‘껍데기’라는 술이 나오게 되었을까! 턱을 괴고 잠시 생각에 빠져 들었다. 섬이라는 곳이 원래 알곡이 드문 곳이 아닌가!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귀한 알곡 만큼이나 껍질도 함부로 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바로 껍데기 술이 아니었을까 새삼 조상님들의 슬기를 보는 듯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오늘은 장날! 해가 질 무렵 혼자서 뒤늦게 시장 구경을 나섰다. 어슬렁어슬렁 시장의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2023. 6. 6.
세상이 만만하다 막걸리 詩 : 천상병(千祥炳) 나는 술을 좋아하되 막걸리와 맥주밖에 못 마신다. 막걸리는 아침에 한 병 사면 한 홉 자리 적은 잔으로 생각날 때만 마시니 거의 하루 종일이 간다. 맥주는 어쩌다 원고료를 받으면 오백 원짜리 한 잔만 하는데 마누라는 몇 달에 한번 마시는 이것도 마다한다. 세상은 그런 것이 아니다. 음식으로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때는 다만 이것뿐인데 어찌 내 한 가지뿐인 이 즐거움을 마다하려고 하는가 말이다. 우주도 그런 것이 아니고 세계도 그런 것이 아니고 인생도 그런 것이 아니다. 목적은 다만 즐거움인 것이다. 즐거움은 인생의 최대 목표이다. 막걸리는 술이 아니고 밥이나 마찬가지다. 밥일 뿐 아니라 즐거움을 더해주는 하느님의 은총인 것이다. 위 글은 문단의 마지막 기인(奇人)으로 불리던 .. 2023. 2. 16.
도둑눈 오던 날 소싯적 겨울이 오면! 우리들의 놀이터는 누가 뭐라고 해도 논배미가 최고였다 타작이 끝난 논은 넓어서 맘껏 뛰놀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위험한 곳도 없는 자연 그대로의 훌륭한 놀이터가 되어주었다 논배미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뛰어 놀았는지 벼 그루터기는 사라져 온데 간데 없고 다져진 논은 반들반들 윤기가 흘렀다 남자들은 주로 자치기와 말뚝박기를 했고 여자들은 목자놀이나 고무줄놀이를 즐겼다 그런데 아무리 재미있는 놀이라 할지라도 오래 즐기다 보면 싫증이 날 때가 있었다. 이럴 때면 남자들은 여자친구들을 괴롭혔다 고무줄도 끊어 버리고 목자놀이를 할 때 갖고 놀던 *사금파리도 도랑에 차버리고....... 이렇게 훼방을 놓다보면 화가난 여자들이 남자들을 잡기위해 부리나케 쫒아 다녔는데........ 우리들의 어린.. 2022. 12. 28.
사무치는 그리움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 역 이쁜이 곱분이모두 나와 반겨 주겠지 달려라 고향 열차 설레는 가슴안고 눈 감아도 떠오르는그리운 나의 고향 역 나훈아의 ‘고향역’ 추석이 다가 올 무렵 이 노래를 들으면 노래 속의 가사처럼 고향 가는 생각에 어찌나 마음이 설레던지....... 해마다 두 아이들을 데리고 와이프와 함께 고향을 찾았다 차가 가다 서다를 반복했지만 그래도 명색이 명절날 인데 차가 밀리는 맛도 있어야지....... 평일 날처럼 쉽게 씽씽 오 갈수 있다면 그것이 어찌 명절이겠는가.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 는 말 처럼 차가 밀릴 때 마다 차창 밖 풍경을 바라보았다 노란 황금 들녘이 끝없이 펼쳐지고 농로 길에 핀 코스모스 꽃이 바람의 장단에 하늘하늘 춤을 추며 우리의 눈을 유혹하는데. 어디 이뿐인가! .. 2018. 9. 23.
주대식 (酒大食) 친구에게 주대식 (酒大食)씨! 참! 오랜만에 자네 이름을 불러보는군. 그 동안 잘 지내고 계셨는가! 오늘 오후! 퇴근 길에 어느 집 울타리 앞에서 머물렀다네. 노랗게 활짝 핀 영춘화가 나를 붙잡더군.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데 그 순간 불현 듯 자네 모습이 떠오르지 뭔가! 그러니까 그게 언제더라? 자네와의 만남을 얘기 하려면 시간을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되겠구먼. 내가 신입사원으로 입사를 하던 첫째 날 회사 앞에 있는 영춘화가 활짝 만개를 했었지. 아마 그때가 딱 요 맘 때가 아니었나 싶네. 그때 꽃샘추위가 장난이 아니었지. 신입사원인 나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었고 꽃샘추위는 내게 한 겨울처럼 느껴졌어. 그렇게 잔뜩 움츠려 있던 나를 향해 자네가 어디선가 난로를 들고 오더니 .. 2018. 3. 16.
살구꽃 필 무렵 봄, 여름, 가을, 겨울 참! 이상하다. 다른 계절은 다 두 글자인데 봄은 왜! 한 글자로만 이루어져 있을까. 손을 턱에 괴고 한참을 생각해 보았다. 봄은 사계절 중 가장 짧다 그래서 일까. ‘봄’은 짧은 계절에 어울리게 한 글자로도 참 멋진 이름을 얻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다른 계절에서는 절대 쓸 수 없는 새 것, 새로움, 새로 시작된다는 뜻을 가진 “새봄” 이라는 이름까지 덤으로 얻었으니. 이런 “새봄”이 지금 우리 곁에 와 있다. 산수유도 , 매화도, 목련도 , 개나리도, 그리고 아기 진달래와, 살구꽃도. 여기저기서 한창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는 지금. 나는 봄에 피는 꽃중에서 살구꽃을 제일 좋아한다. 소싯적 어느 날! 누이들이 나물을 캐기 위해 바구니와 칼을 챙겨들었다 곁에서 놀고 있던 나는 누.. 2018. 3. 9.
가죽숫돌과 추억의 이발소 명절이 돌아오면 많은 사람들이 연례행사처럼 꼭 찾는 곳이 있다 이발소와 미장원이 바로 그 곳인데 6-70년대 만 해도 이발소와 미장원의 고객은 남녀로 확실하게 구별이 되었다. 세월이 변한 지금은 남자가 미용실에 가는 것이 당연시 될 만큼 남녀의 구별이 사라진지 오래되었는데. 설을 앞두고 모처첨 미용실에 들렀다 예상대로 미용실 안은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는데 의자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눈을 감았다. 그때 불현듯 내 고향 이발소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소싯적. 설날을 며칠 앞둔 어느 날. 형님의 손을 잡고 이발관을 찾았다 이발소에는 벌써 많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나와 형님은 의자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를 기다렸을까! 한참을 기다리던 끝에.. 2017. 2. 3.
가슴이 미어지는데....... 토요일! 고향을 가는 설렘에 아침 일찍 잠에서 깨었다 다가 올 음력 동짓달 초여드렛날은고인이 되신 어머님의 생신날이다 돌아가신 뒤의 생일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마는 그래도 돌아가시고 처음 맞는 생일이라서 꼭 찾아뵙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혼자서 조용히 발길을 서둘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이내 버스가 남원에 도착했다. 때마침 기다리고 있는 형님과 함께 어머님이 쉬고 계시는 승화원으로 향했다. 어머님! 막둥이 저 왔습니다. 살아계셨다면 낼 모레가 어머님 생신이신데....... 오늘! 제가 어머님을 뵈러 온 것은 어머님의 생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제 마음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 왔습니다 만일! 제가 오늘 찾아오지 않았다면 “우리 막둥이가 이제 내 생일도 잊고 사는 구나” 라고 서운해 하실까봐...... 2016. 12. 3.
옹정역 엘레지 책가방 옆에 끼고 모자를 벗어 손에 쥔 채 친구와 나는 뒤를 쫒아오는 아저씨를 피해 논을 가로질러 뛰고 또 뛰었다 얼마를 달렸을까? 한참을 달리다 뒤를 돌아보니 친구 한 놈이 보이지 않았다. 아뿔싸, 친구가 그만 아저씨에게 잡히고 말았다. 호되게 따귀를 맞고 있는 친구를 바라보며 잡히지 않은 우리들은 서로를 바라 본 채 가쁜 숨을 고르며 희희낙락 웃어댔다 위 그림은 고등학교 시절 역무원 아저씨를 피해 도둑기차를 탔던 풍경이다. 그 시절. 학교를 마치면 남원역으로 향했다. 남원역 광장에는 철마다 아름다운 꽃들로 단장이 되어 있었지만 우리는 이 광장을 피해 다녔다 도둑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반대쪽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플랫폼으로부터 멀지않은 주변은 경계 목으로 측백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데 군데군데 철.. 2016. 9. 20.
사모곡(思母曲) (아래에 펼쳐진 글은 올 초에 돌아가신 어머님을 생각하며 작년 추석 때의 풍경을 재현해 낸 그림입니다) =========================================== 아침 일찍 아이들을 깨웠다 평일 날 같으면 일찍 깨운다고 불만이 많던 아이들도 고향에 가는 날이면 군소리 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고향에 갈 준비를 마친 우리는 설레는 맘을 안고 고향 길에 나섰다 가다 서고 또 가다 서던 고속도로에서의 체증. 얼마를 달렸을까! 한참만에야 우리는 마을 어귀에 도착하였다. 그때 동구 밖 저 멀리로 어머님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명절날이면 늘 그랬던 것처럼어머님은 변함없이 도랑가에 서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꼬부장한 모습에 실버카 손잡이를 꼭 잡고 우리 쪽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계시는 어머님.. 2016.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