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삽을 들고/이야기꽃58 라면이 땡기는 날! 일기예보에 제주도에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하더니 금요일 어제부터 내린 비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비도 오고 마땅히 갈 곳도 없어서 오전 내내 방안에 죽치고 있었더니 맘이 싱숭생숭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겠다. 시간은 정오를 향해 가건만 와이프는 티브이 드라마에 푹 빠져서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데.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했던가! 꼬르륵 거리는 뱃속의 요란한 소리에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딱히 눈에 들어오는 반찬이 하나도 없다 그때 갑자기 떠오른 생각. 그래! 오늘 같이 비오는 날에는 ‘라면’이 딱 이야. 사실 나는 라면을 그다지 좋아 하지 않는다. 먹을 때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맛있게 먹지만 먹고 나면 왠지 속이 더부룩하고 쓰리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꼭 나만의 문제일까. 우리 주위에.. 2025. 6. 14. 행복은 '좋은관계'에서 나온다! 한 남자가 콧노래를 부르며 꽃집을 나섭니다. 그때 뒤를 따르던 두 사람이 남자의 손에 쥐어진꽃다발을 바라보며 서로에게 물었습니다. 꽃을 주는 사람이 더 행복 할까!꽃을 받는 사람이 더 행복 할까! 한 사람은 주는 쪽이 또 한 사람은 받는 쪽이 더행복하다고 합니다. 옥신각신 하던 그들은 꽃집주인에게 물어 보기로 했습니다. 질문을 받은 꽃집 주인이 배시시 웃으며 말합니다. “꽃을 파는 사람이 더 행복하지요.” 뜻밖의 대답에 마주 친 두 사람의 얼굴에 웃음꽃이활짝 피었습니다. 한 쌍의 연인들이 벤치에 앉아 키스를 나누고 있습니다. 우연히 이를 지켜보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물었습니다. 사랑을 주는 쪽이 더 행복할까!사랑을 받는 쪽이 더 행복할까! 주는 쪽과 받는 쪽으로 나뉘어 티격태격 하던 그들은때마침 앞서가.. 2025. 6. 11. 껌딱지부부와 잉꼬부부 내가 고향을 떠나 이 곳 김해로 이사를 온지도 어언 20여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넘었다. 이사를 와서 지금까지 한 곳에서만 쭉 살고 있는데덕분에 문밖을 나서면 아는 얼굴을 자주 보게 된다. 그들을 볼 때마다 어떤 부부는 늘 손을 잡고 다니는부부가 있는가 하면 또 어떤 부부는 누가 남편이고 부인인지 헷갈릴 만큼 떨어져 다니는 부부도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늘 붙어 다니는 부부를 “껌딱지부부”와 “잉꼬부부”로 부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도 “껌딱지부부”라고 소문이자자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다. 어느 날이었다. 와이프와 함께 마트에 장을 보러 가는데 때마침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만났다. 두 사람은 소문과는 달리 장을 보는 내내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어느 순.. 2025. 5. 20. 아나나비야! 초등학교 때의 어느 날! 이웃집에 있는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 한 달 후! 주인 되는 아주머니가 새끼들을 분양 했는데 어머니께서 선뜻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왔다. 그날 어머니와 나는 고양이를 "나비"라고 불렀다. 나비는 커가면서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었다.사람들이 세수를 하 듯 고양이도 침을 발라가며발로 세수를 하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든지. 나비는 애교도 참 많았다.밖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서 나비야! 하고 부르면다리에 볼을 비비며 아양을 떠는데 이럴 때는 얼른 안아서 방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고양이가 토방에서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밖에 돌아다니다가 누군가가 쥐를 잡기위해서 차려 놓은 음식을 먹은 것이 분명했다게우며 쓰러져 있는 고양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니안쓰러운 .. 2025. 5. 15. 너랑 똑같은 사람 만나봐 늦은 오후! 마땅히 할 일도 없어 리모콘을 들고 티비 서핑을 하고 있는데 “사랑과 전쟁”이라는 드라마가 눈에 들어왔다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딱히 볼만한 프로도 없었기에 우연케 채널을 멈추게 되었다지켜보니 있노라니 아들이 바람을 피우게 된 원인을 놓고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다투고 있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잘못이 크다고 하고 며느리는 아들 바람피우는 것이 왜 내 잘못이냐고 따지면서 마침내 다툼이 시작 되는데 급기야는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잡고 밀치기까지 했다이때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향해 내 뱉았던 말 하나가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도 오래도록 귀에 남았다 “독한 년!”“너도 나중에 너랑 똑같은 며느리 만나봐라.” 드라마 속에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했던 말을 곱씹어 보면.너랑 똑같은 며느리라 함은.. 2025. 4. 18. 몇 살까지 돈을 벌어야 할까! 소싯적. 어느 가을날! 할머님이 뒷마당에서 감을 따고 계셨다. 딴 감은 깎아서 싸릿대에 꿰어 새끼줄로 줄줄이 엮어서 처마 밑에 걸어 놓고 말렸는데. 여기에는 얄궂은 내 추억이 하나 숨어 있다. 할머니 몰래 까치발을 해가며 곶감을 한 개씩 한 개씩 빼 먹었데 그때마다 할머니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빠진 감의 사이를 살짝살짝 벌려 놓았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했던가.그러던 어느 날 그만 할머니 눈에 딱 걸렸다. 야, 이놈아! 곶감을 제사 때 쓰려고 만들어 놓은 건데네가 다 빼 먹어버리면 이제 제사도 못 지낸다. 할머니의 고함 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어릴 때 내가 제일 좋아했던 날이 설날, 추석날 그리고 제삿날이었는데 제사를 지낼 수 없다니그 뒤로 더 이상 곶감을 빼먹지 않았다. 세월이 흐른.. 2025. 4. 9. 애비 딸이 퇴근을 하면서 캐리어 두개를 가져 왔다. 오늘도 딸은 어제처럼 평소에 즐겨 입던 옷들을 가방 안에 차곡차곡 넣고 있는데 이런 일이벌써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묵묵히 옷을 챙기는 딸의 뒷모습을 볼 때 마다왜 이렇게 가슴이 먹먹해져 오는지 나도 모르게 그만 긴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제는 떠나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딸도보내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나도허전하고 아쉬운 마음은 똑같을 터. 딸과 나는 짐을 싸는 내내 아무 말도 없었다. 이윽고 딸이 캐리어에 옷을 가득 챙겼다. 딸과 함께 가방을 챙겨들고 밖으로 나서는 길. 때마침 딸의 남자 친구가 마중을 와 있었는데. 딸을 바래다주고 조용히 딸 방으로 들어섰다방에는 아직까지 딸의 체취가 완연 하건만 텅 빈 방에서 느껴지는.. 2025. 2. 22. 하늘아래 같이 산다는 것 연말인 요즘 뉴스를 보다보면 불우한 이웃을 위해 성금을 보내주신 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다들 참 고마우신 분들이다 마음 같아서는 나 자신도 많이 돕고 싶지만 현실은 늘 아쉽기만 할 뿐이다 그러니까 소싯적. 꾀 오래 전 초등학교 시절 옛날이야기다. 학교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 올 때 나는 무섭게 생긴 어떤 아저씨들 때문에 늘 마음이 두려웠다 그런데 문제는 이분들의 생김새였다.한쪽다리가 없어서 목발을 짚고 다시는 분은 그래도 덜 무서워했는데 한쪽 팔이 없는 대신 그 자리에 무시무시하게 생긴 갈고리를 차고 다니시는 분들을 만날 때는 온 몸을 떨어야 했다 이 갈고리는 가대기를 칠 때 볏가마니를 나르는데 쓰는 물건인데 팔도 없으면서 거기에 무섭게 생긴 갈고리를 달고 있었으니 어린 내 마음에 이.. 2024. 12. 20. 결혼기념일의 불청객 12월 3일!오늘은 우리 부부의 29주년이 되는 결혼기념일이다 결혼기념일을 맞아 서로에게 특별한 선물 없이 아내가좋아하는 초밥으로 조용히 자축연을 가졌다. 비록 꽃다발은 없었지만 기념일을 잊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뿌듯하던지....... 우리는 멋진 밤을 보내기 위해 가족 행사에만 켜는무드 전구 등을 켜놓고 밤이 깊어가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기다림도 잠시 텔레비전에서 갑자기 이상한 속보가 떴다. 즉흥적으로 뭔가 꺼림칙한 생각에 급히 리모컨으로 타 방송을 확인 해 보기 시작했다. 채널을 돌려보니평일처럼 본 방송을 진행하는 방송이 있는가 하면대통령의 긴급 담화문을 중계하는 방송도 있었다.이때 까지만 해도 나는 개인적으로 별일이 아니겠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잠시 후 모.. 2024. 12. 9. 호박대국과 고춧잎 무침 11월 하고도 30일. 가을의 끝자락에 서있다. 피부에 닿는 아침 공기가 부쩍 차가워진 요즘그래도 한낮엔 기온이 제법 오르는 것을 보면 아직도 가을이 우리 곁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한 장 남은 달력에도 조금은 여유가 느껴진다. 늦은 오후! 가을의 마지막 정취를 느끼기 위해 아내와 함께 조용히 공원으로 산책을 나섰다. 산책도 잠시 시간이 네 시를 넘어서자 기온이갑자기 뚝 떨어졌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그때거리에서 노점을 하는 할머니들이 손님들과 흥정을 하고 있었다. 호박대와 고춧잎이 올 해 마지막 끝물인데있을 때 사라고....... 가까이 다가가 보니 호박잎은 호박잎대로고춧잎은 고춧잎대로 각각 새끼 열매들이 나란히 함께 섞여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호박대가 눈에 띄.. 2024. 11. 30. 손이 커야 덤을 주지! 사람이 살다보면! 어느 순간 삶이 무기력 해 질 때가 있다.나는 이럴 때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전통시장을 찾는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왁자지껄한 흥정을 지켜보면서 새삼 살아가는 의욕을 느끼기도 하는데. 오늘은 때마침 내가 사는 이곳 장유의 장날. 와이프와 함께 장을 보러 나섰다.여느 날처럼 우리가 자주 찾는 단골집을 찾았는데. 어라,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해가 아직 중천인데 벌써 문을 닫고 있다짐작컨대 아무래도 반찬이 일찌감치 다 팔린 모양이다. 하는 수 없이 다른 반찬 집을 찾는데 때마침 원하던깻잎이 눈에 띄자 와이프가 오 천원어치를 주문했다 주인아주머니가 집게로 깻잎을 비닐봉지에 담아 저울에 올렸는데 그 양이 많았는지 봉지 안에 깻잎 서너 장을 덜어내고 또 덜.. 2024. 11. 28. 노화를 인정하는 삶! 요즘 들어 텔레비전을 볼 때마다 소리가 너무 크다고 와이프한테 자주 구박을 받는다. 작년 직장 건강 검진에서 청력에 별 문제가 없었는데 혹여 나이 탓은 아닌지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데. 소싯적에 우리 골목에 심한 난청으로 장애를 앓고 있는특이한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다. 귀에 입을 바짝 대고 고함을 질러야 말을 알아들을 수있을 만큼 귀가 어두웠던 할아버지는 의외로 짜증을 내거나 불평을 하는 일이 없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늘 고개를 끄덕이며 싱글벙글 웃으셨다. 그렇다면 청각 장애인인 할아버지가 어떻게 매일같이웃으며 살 수 있었을까 아무래도 할아버지는 자기 나름대로 어떤 철학을 갖고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어느 날 이었다동네에서 오지랖이 넓기로 유명한 아저씨 한 분이 할아버지에게 말.. 2024. 11. 13.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