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속담 중에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칼로 물을 베어봤자 다시 합쳐지는
것처럼 부부싸움은 쉽게 화해가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말의 속뜻은 진정 따로 있다고 한다.
그것은 곧 부부가 쉽게 화해 할 수 있는 싸움이니
제 3자가 부부싸움에 개입해선 안 된다는 것!
그러고 보면 “부부싸움은 개도 안 말린다.”는
말이 괜스레 나온 말이 아니다.
부부싸움 얘기가 나왔으니 여기 항간에 떠도는
부부싸움에 관한 *블랙유머(black humor)
몇 개를 살짝 엿보고 가기로 하자.
☞ 아래 내용은 부부들이 잠자리에서 밤일(?)을
하다가 싸우는 풍경인데 싸움의 사연은 남편의
경제 능력에 따라 부인들마다 각각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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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는 돈도 잘 벌어 오고 밤일도 잘하는 집이다.
남편이 늘 목에 힘을 주고 자기를 깔보고 무시하자
분을 참지 못한 부인이 씩씩거리며 대들었다.
그래 너 잘났다.
너 잘났어!
▶ 두 번째는 돈은 잘 벌어오는데 밤일이 시원찮은 집이다.
늘 밤이 외로웠던 부인이 남편의 양 어깨를 부여잡고
하소연을 하는데.
이 세상 돈이면 다냐.
어떻게 매일 밥만 먹고 사냐!
▶ 세 번째는 돈도 못 벌어 오고 밤일만 끝내주는 집이다.
밤만 되면 시도 때도 없이 덤벼드는 남편 때문에
밤이 두려웠던 부인이 남편의 앞가슴을
휙 밀쳐내며 하는 말.
애고. 이 인간아.
너도 사람이냐. 짐승이지!
▶ 네 번째는 돈도 못 벌어 오고 밤일도 못하는 집이다.
남편이 집에 들어오자마자 온 동네가 떠나갈 듯
부인이 고래고래 소리부터 질렀다
네가 나한데 해준 게 뭐가 있어.
제발 집에 들어오지 말고 나가.
나가서 죽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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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한 바탕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글 밑바탕에는 블랙유머답게 부인들의
인간 본성을 적나라하게 꼬집고 있다.
밤일이란(?) 원래 본인과 상대방의 환상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윗글에 등장하는 부인들은 돈을 우선시하고
자기의 환상만 쫓고 있다.
아무리 유머라고는 하지만 이들에 부부싸움을
살짝 엿보면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왜 그랬을까!
싸움도 관심이 있으니까 싸운다는 얘기가 있다
이와는 반대로
“싸우지 않는 부부가 더 위험하다”라는 말도있다.
무관심이 그만큼 더 무섭다는 얘기다.
부부싸움은 고대부터 있어왔다. 싸움을 해서는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싸움을 안 할 수도 없는 법.
부부싸움이 말 그대로 ‘칼로 물 베기“가 되려면
애증 속에서도 서로가 관심을 갖고 믿음이
변치 말아야 한다.
옛날에는 이혼이 힘들어서 화해를 하든가 화를
삭히거나 해서 참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혼이 쉬워진 현재는 단 한 번만의 싸움으로도
덮어놓고 이혼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단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도 이제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얘기로 끝나지 않을까.
~~~ 덧 붙이는 글 ~~~
여기에서 글을 마치고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서
맞춤법 검사를 하고 마지막으로 저장을 하는데
와이프가 갑자기 컴퓨터에서 볼 것이 있으니
끄지 말라고 부탁을 해왔다.
컴퓨터를 양보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와이프가 내 블로그에 올려놓은 새 글을 보며
피식 웃더니 은근슬쩍 말을 건네 오는데.
유머 속에 「네 번째 집」이 우리 집하고 똑같네!
무슨 소리야!
이 사람, 더위 먹었어!
갑자기 왜 허튼소리 하고 그래.
어떻게 우리 집이 네 번째 집이야!
누가봐도 첫 번째 집이 우리 집하고 똑같구먼.......
그런데 내 말이 끝나자마자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쌩쌩 잘도 돌아가던 선풍기가
갑자기 툭하고 꺼져 버렸다.
이때를 놓칠세라 와이프가 기어코 한 마디를 하는데
그 봐! 자기가 허튼 소리 하니까
선풍기조차 꺼져버리잖아.
호호호
갑자기 벌어진 일에 나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러나저러나 이놈의 선풍기가 왜 하필이면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타이머가
멈춘단 말인가.
그렇다고 애꿎은 선풍기를 탓을 할 수도 없고
와이프하고 실랑이 해봐야 열만 받을 것 같아서
얼른 밖으로 나서는 그때 와이프가 나를 불렀다.
미래 아빠!
선풍기 타이머 좀 돌려주고 나가요!
와이프의 황당한 부탁에 넌지시 부아간 난 나는
큰 소리로 한 마디 툭 쏘아붙이고 그냥 나와 버렸다.
시끄러워!
이 사람아!
자네는 손이 없어, 발이 없어,
웃기고 있어 정말.
난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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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유머 (black humor) :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그 밑바탕에는 인간 본성이나 사회에 대한 섬뜩하고
잔혹한 반어와 풍자 따위를 담고 있는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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