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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웃음꽃

너 자신을 알라!

by 소담* 2023. 1. 30.

요즘 스토커들로 인한 피해가 뉴스에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나를 쫒아 다닌다고 생각하면 금세라도

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스토커는 분명히 범죄 행위다.

 

그렇다면 이런 스토커는 언제부터 존재 했을까!

 

때는 조선시대!

 

지게골에서 전해져 오는 전설 속으로 빠져들어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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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골에는 과거에 급제한 최 진사라는 분이 살고 있었는데

이 집에 셋째 딸이 빼어난 미모를 자랑했다고 한다.

얼마나 얼굴이 예쁘던지 딸이 거리를 지나갈 때면 모든 총각들이

넋을 놓고 침을 질질 흘릴 정도였다고 하니 그 미모가

가히 어떠했던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렇게 예쁘다 보니 아랫마을에 사는 돌쇠도, 윗마을에 사는 먹쇠도,

같은 마을에 사는 칠득이도 셋째 딸과 사귀어 보고 싶은 마음에

은근히 경쟁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셋째 딸과 같은 마을에 사는 칠득이가 돌쇠와 먹쇠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 지금 내가 아가씨와 사귀고 있으니까

너희들은 이제 넘보지도 말고 껄떡대지도 말아!

 

깜짝 놀란 돌쇠와 먹쇠가 따져 물었다.

 

!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야!

사귀고 있다는 증명이라도 할 수 있어?

 

어이가 없다는 듯 하늘을 한 번 쳐다보고 땅을 쳐다보던

칠득이가 비웃으며 하는 말.

 

나흘 뒤에 내가 보여 줄 테니 그때까지 기다려!

 

친구들과 헤어진 칠득이는 그 날 밤!  최 진사 댁으로 향했다.

셋째 딸이 머물고 있는 담벼락에 *사풋이 다가간 그는

속삭이 듯 살며시 외쳤다.

 

’ ‘’ ‘ 개 짖는 소리를 낸 다음

 

섹스를 외치고 얼른 도망을 쳤다.

 

그 다음날에도 칠득이는 어제 밤처럼 똑같이 ’ ‘’ ‘

개 짖는 소리를 내고 잠시 후 또 섹스를 외치고 도망을 쳤다.

 

셋째 날도 마찬가지로.......

 

나흘째 되던 날 밤!

칠득이가 돌쇠와 먹쇠를 불러 모았다

 

얘들아 나를 따라와.

 

먹쇠와 돌쇠가 칠득이를 따라 최 진사 댁 셋째 딸이 있는

담벼락으로 다가갔다.

 

칠득이가 사흘간 했던 그대로 똑같이 외쳤다

 

’ ‘’ ‘

 

그때 셋째 딸이 버선발로 급히 뛰어 나오면서 하는 말.

 

!

너 또 섹스 하려고 왔지!

 

그 순간!

돌쇠와 먹쇠가 자기의 귀를 의심했다

 

아니!

얼마나 섹스를 자주 했으면 또 섹스를 하러 왔냐고 할까!

 

부러워하며 칠득이를 바라보던 그 찰나.

 

갑자기 칠득이가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다.

덩달아 돌쇠도 먹쇠도 함께 도망을 쳤는데.

 

한참 후 도망을 멈춘 돌쇠와 먹쇠가 칠득이에게 물었다

 

칠득아!

우리가 도망을 온 것은 그렇다 치고 너는 왜 도망을 왔어!

 

칠득이가 답답하다는 듯 쯧쯧 혀를 차더니

 

!

이 바보들아 섹스를 하러가는데 친구를 데려가면 아가씨가 좋아 하겠니!

 

그때 돌쇠와 먹쇠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네 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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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지게골의 전설이 끝을 맺었다.

 

내가 문헌상으로 조사는 해 보지 않았지만 위 전설이 사실이라면

모르긴 몰라도 우리나라 최초의 스토커는 칠득이가 아니었을까!

 

나도 고교시절에 잠깐 동안이나마 스토커의 피해를 본 적이 있다.

 

어느 반공일 날!

 

단짝이었던 친구네 집에 놀러 가는데 골목에서 한 여자를 만났다.

친구 말에 따르면 이 여자는 동갑내기 여자 친구 라고.

 

그때 그 날!

골목길에서 말 한마디도 없이 그냥 스쳐지나갔던  이 여자가 

다음날 터미널에서 서서히 내 곁으로 다가와서 말을 건네 왔다.

관심도 없는 여자가 자꾸 내 곁을 맴도는데 신경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급기야는 어느 날 이 여자가 등 뒤에서 갑자기 내 모자를 벗기더니

자기 머리위에 살포시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란 나는 얼른 모자를 뺏어서 엉덩이에 대고 탈탈 털기 시작했다.

털고 또 털고 수 십번을 털어서 싫어하는 표정을 지었건만

어찌된 일인지  이 여자는 눈치도 없이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자꾸 내게로 다가와서 껄떡거렸다.

 

그러던 어는 날 이 여자를 떨쳐버릴 묘책이 떠올랐다.

 

그래! 이거야. 무릎을 탁쳤다.

 

'통학을 버스로 할 것이 아니라 기차로 해야지.'

 

7-80년대 우리마을 "옹정역" 풍경. 아쉽게도 지금은 기차가 서지 않는다. (사진출처 : 철도요람집)

 

그 다음날 나는 우리 마을 ‘옹정역’에서 한 달치 승차권을 구입했다

값도 할인을 해 주고 무엇보다도 그 여자를 만나지 않으니 다행이었다.

 

그 후로 이 여자를 서너 번 만났으나 멀리서 지켜보기만 할 뿐

더 이상 내 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짧은 시간 이었지만 싫어하는 사람이 나를 쫓아다닌다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었다.

 

요즘 스토커들이 좋아하는 속담이 하나 있단다.

 

열 번을 찍어서 안 넘어간 나무가 없다는 말이 바로 그것인데

이 말은 원래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노력하면 못 이룰 게 없다는 뜻이다.

 

우리 조상들이 이 속담을 만들어 낸 이유가 어려운 일이라고

회피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스토커들은 이 뜻을 곡해를 해서

사람 꼬시는 일로 둔갑을 시켜 버렸다.

 

스토커들의 인식대로 라면 나 역시도 좋아하는 배우가 있다.

배우 공효진을 매우 좋아하는데 열 번이 아니라 백번이라도 쫓아다녀서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나는 내 자신을 알고 있었다.

 

소크라테스가 일찍이 이런 명언을 남겼다.

"Know Yourself ! (너 자신을 알라 !") 라고.

 

이 말 덕분에 나는 일찌감치 나를 돌아 볼 수 있었다.

 

내가 효진이 뒤를 쫓아다니지 않았던 것은 

잘났던 내 인물도 세월의 장난으로 이제 한 물 갔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ㅎㅎㅎ)

 

그래서 하는 얘긴데 전국의 스토커들이여 !

 

부디 너 자신을 알라!”

 

사진출처: (미국 구글 스토커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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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stalker): (명사) 상대방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고의적으로 쫓아다니면서

                           상대방에게 위협을 가하는 사람.

*사풋이: (부사) 발을 내디딜 때 소리가 거의 나지 않을 정도로 약간 가볍고 부드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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