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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웃음꽃

식탁 위의 반전(反轉)

by 소담* 2024. 11. 18.

며칠 전 아침.

 

엄마! 제 밥이 너무 많아요. 좀만 덜어 주세요!

 

엄마! 저도요

 

딸과 아들이 엄마가 퍼준 밥이 많다고 아침부터

투덜거리고 있다.

 

이쯤에서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나도 모르게 그만 덩달아서

 

싸모야! 내 밥도 많네. 나도 좀 덜어 줘!

 

그 순간! 와이프가 버럭 화를 냈다.

 

다들 왜 이래!

내가 요리하고 밥 해 주었으면 됐지.

내가 장 씨 집안에 “종”이라도 되!

나 이제 밥 안 퍼 줄 테니까 내일부터 자기 밥은

자기가 알아서 퍼 먹어!

 

씩씩거리며 와이프가 식탁에 앉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히 요리를 했건만

다들 가만히 앉아서 하는 소리가 밥이 많네. 적네!

투덜거리고 있으니 아내가 화가 날만도 했다.

 

그런데  잠시 후 아들 희망이가 와이프를 불렀다.

 

엄마! 국 좀 더 주세요!

 

그 순간. 와이프의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야! 이놈아!  네가 가서 퍼 먹으라고!

 

(고함을 지르는 와이프 때문에 모두가 바짝 긴장이 되었다.)

 

아들 녀석이 살며시 일어나더니 국을 퍼 오는데.......

 

이쯤에서 나도 와이프에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국물이 더 먹고 싶었지만  행여 불똥이 나한테 까지

튀어 올까봐 꾹 참았다

 

 

 

어제 아침.

 

며칠 전에  있었던  식탁에서의 작은 소란으로 인해

어제 아침부터 밥상 풍경이 확 달라졌다.

 

네 개의 밥공기 위에 떡하니 놓인 밥주걱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두 아이들과 나는 어색한 풍경에 잠시 어리둥절 했지만

이내 그릇을 챙기고 스스로 자기 밥을 그릇에 퍼 담았다.

 

밥이 많다고 늘 투덜거리던 아이들도 국 좀 더 달라고

노래를 부르던 나도 이제는 와이프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자기 밥을 알아서 해결 하고 있다.

 

마침내 식탁에 평화가 찾아 온 것이다

 

자기가 먹을 만큼만 퍼서 먹다보니 와이프의 손길이

많이 줄어들었다.

혼자 자리에서 앉았다 일어났다 할 일도 없고.......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필요 없는 열량을 많이 줄 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동안 아이들이 먹고 남긴 밥을

와이프와 내가 해결을 했다.

 

아이들이 밥을 남기고 나면.......

그때마다 와이프가 나를 챙겨 주기에 바빴다(?)

 

미래 아빠! 몇 숟갈 아닌데 우리 같이 먹고 치워요!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자기는 딸랑 한 숟갈만 먹고

나머지 밥은 죄다 나에게 넘겨주었다.

 

그때마다 하는 말이 재밌다.

 

남자는 이 정도는 먹어줘야 힘을 쓴 다나 어쩐다나........

 

이런! 젠장. 살을 빼야겠다고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럴 때는 나를 생각해 주는 건지 어쩐지! 당최 헷갈린다.

 

오늘 아침!

 

요란한 알람소리에 맞춰 와이프와 함께 잠에서 깨어났다.

 

나는 이불을 개고 청소를 하는 사이 와이프는

앞치마에 머리띠를 두르고 요리하기에 바쁘다.

 

잠시 후. 온 가족이 식탁에 앉았다.

 

내가 좋아하는 시래기 국. 아들 녀석이 좋아하는 부침개.

딸이 좋아하는 계란 프라이 등 맛있는 음식들이 식탁에

가득 펼쳐졌다. 진수성찬을 앞에 두고 한 참을 정신없이

밥을 먹는 그 순간  시래기 국이 어찌나 구수하던지.......

국을 더 먹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하는

그때 와이프가 나를 불렀다

 

미래 아빠! 일어선 김에 내 국도 좀  퍼 주세요!

 

이 사람아! 무슨 소리를 하고 있어.

자기 것은 자기가 퍼 먹어야지........

 

그 순간!

어이가 없다는 듯 힐끗 나를 노려보던 와이프가 하는 말.

 

뭐라구요!

 

와이프의 부탁을 단박에 거절하자 두 아이들이 엄마의

눈치를 살피는딸과 아들의 반응이 서로 달랐다.

 

딸은 엄마를 바라보며 모르는 척 했지만 아들은 나를

살짝 쳐다보더니 웃음을 참지 못하고 하하하 웃는데.......

 

그 순간  와이프가 아들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야. 이놈의 자식아

너 웃지 마! 어디서 까불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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