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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웃음꽃

컬러링

by 소담* 2025. 4. 15.

야! 이!  문디. 가시내야!

뭐하고 있다가 이제 처 전화 받노?

내가 니 한테 전화 한 번 할라믄

애가타서 내 명대로 못살겠데이!

전화 할 때 마다 듣기 싫은 노래

갈아 치우라고 내가 몇 번을 얘기 했노?

이 세상 백년도 못사는 세상을

천년이나 빌려갖고 엇다 써 묵을라고.

청승맞게 고것도 노래라고 들려주는데!

내가 니한테 전화를 자주 할라고 해도 마

청승맞은 노래 땜시 전화도 하기도 싫대이

당장 바꾸래이. 알 것제

 

그건 그렇고 내가 오늘 아침에 김치 담그면서

니것도 조금 담갔으니까

저녁에 가져가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

전화 끊어!

 

며칠 전 우연히 시내버스를 탈 기회가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앞좌석에 있는 50대 후반의 아주머니

한분이 억센 경상도 말투로 누군가에게 열심히(?)

전화를 걸고 있었다.

 

그런데 그 표정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휴대폰을 들고 귀에 대었다가 떼었다가를 수십 번…….

 

자기 풀에 지쳤는지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연거푸

씩씩거리는데

 

마침내 한참 후에 전화가 연결되었다?

 

전화 내용을 가만히 들어보니 아주머니가 김치를

담구면서 동생 줄 것을 따로 더 담군 모양이었다.

 

문제는 전화를 할 때마다 동생이 컬러링으로

받아놓은 노래가 늘 귀에 거슬린 것.

 

그러고 보니 들려오는 노래가 많이 익숙한 노래였다

 

가수 박 모 씨가 부르는

 

“천년을 빌려준다면” 이라는 노래인데

가사를 옮겨보면 이렇다 

 

당신을 사랑하고 정말 정말 사랑하고

그래도 모자라면 당신을 위해

무엇이든 다해주고 싶어

만약에 하늘이

하늘이 내게 천년을 빌려준다면

그 천년을 당신을 위해

사랑을 위해 아낌없이 모두 쓰겠소.

 

이 노래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 중에 하나다

 

그런데 같은 버스를 탔으니 뚫린 귀라서

어쩔 수 없이 들었지만 아침부터 축 처진

노래를 듣다보니 그 순간만큼은 나도

아주머니 처럼 듣기가 영 어색했다.

 

노래라는 것이 들어서 좋기는 한데 

사람마다 좋아하는 노래가 다르다.

 

하물며 분위기에 따라 다른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어떤 노래를 선택하느냐는 본인들의 몫이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니 당신도 들어봐라~

아니면 너 심심한데 이 노래나 듣고 있어라~

 

이런 마음이라면 차라리 컬러링이 필요 없다.

내 개인적으로는 이 컬러링이라는 것이

잘 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어찌 보면 통신회사 배만 불려주는 일이 아닌지!

 

옛 말에 이런 말이 있다.

듣기 좋은 노래도 한두 번이다” 라고.......

 

이왕 컬러링으로 선택한 노래라면 밝은 노래나

마음이 차분해 지는 음악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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