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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이야기꽃

반려동물

by 소담* 2012. 11. 3.

 

중학교 때의 어느 날!

 

이웃집에서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시장에 내다 팔수도 없고  필요한 사람들이

있으면 그냥 가져가서 키웠으면 좋겠다는 옆집 아주머니 말에 어머니께서

선뜻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왔다

 

어미 곁을 떠나온 고양이는 밤새도록 울어댔는데 그 모습이 하도 안쓰러워서

방으로 데리고 들여왔다. 그날 어머니와 나는 이 고양이를 "나비"라고 불렀다.

 

나비는 커가면서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었다. 잠을 자고 난 뒤 사람들이

세수를 하 듯 고양이도 침을  발라가며 발로 세수를 하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든지.

 

나비는 애교도 참 많았다.

밖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서 나비야! 하고 부르면

다리에 볼을 비비며 아양을 떠는데 이럴때는 얼른 안아서 방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고양이가 토방 앞에서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밖에 돌아다니다가 누군가가 쥐를 잡기위해서 차려 놓은 음식을 먹은 것이 분명했다

게우며 쓰러져 있는 고양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안스러운 마음에 가슴이 메어지는 듯 했다

 

그래도 혹시 살아나겠지.......

 

어머니는 누워있는 고양이에게 연신 물을 먹여 댔지만 얼마 후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때의 슬픔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마음 한 구석에 애잔하게 남아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방안에서만 키웠던 만큼 목줄을 달아서 매어 놓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찌되었든 그 슬픔으로 인해 다시는 집에서 짐승을 키우지 않았다

 

요즘 밖을 나서다 보면 아파트에서도 고양이나 개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그 때 마다 참 예쁘다는 생각에 중학교 시절 집에서 키웠던

고양이 나비를 떠올리곤 한다!

 

내가 소싯적에 키웠던 고양이와 너무 닮았다 (사진출처:미국구글)

 

일요일 아침.

아이들이 늘어지게 자고 있다. 행여 아이들이 잠에서 깰세라 방해되지 않도록

조심조심 트레이닝복을 입고 운동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공원은 신도시 답게 운동기구가 잘 갖추어져 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이곳 에서 늘 비릿한 냄새가 풍겼다

 

무슨 냄새일까.

 

마침 오늘 이 기분 나쁜 냄새의 원인을 찾았다

 

숨이 가빠서 잠시 쉬고 있는데 저 멀리 뚱뚱한 아주머니 한분이

선글라스를 낀 채 자기가 데리고 온 개를 귀엽게 지켜보고 있었다.

이 개의 모양새로 보아 응가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는데

그것도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였다.

 

잠시 뒤 아주머니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심하게 자리를 떴다

개가 응가를 했으면 치워야 한데도 아무 생각 없이 떠나는

그를 향해 뒤를 따르던 아저씨 한 분이 아주머니를 불렀다

 

아주머니! “개가 일을 봤으면 치우고 가셔야죠!

그런데 이 아주머니가 느닷없이 화난 얼굴로

 

“아저씨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예요?”

 

서로의 고성이 오가는 동안 또 다른 여성 한 분이 반려견을 데리고 나타났다

싸우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이 아주머니가 아저씨를 향해 하는 말

 

 

“아저씨 참으세요!”

“응가 제가 치울게요.”

 

잠시 후 아주머니가 가방에서 비닐장갑을 꺼내들더니

문제의 이 응가를 신문지에 싸서 비닐 봉지에 담아 넣었다

 

그 순간 싸우던 두 사람의 모습이 달라졌다

 

아저씨는 감동을 보는 듯.

 

아주머니! 정말 존경합니다.

아주머니야 말로 개를 키울 자격이 있습니다!

 

잠시 후! 개망신을 당한 응가의 개주인은 멋쩍은 얼굴로

응가를 치워준 아주머니에게 목례를 하며 살며시 자리를 떠났다.

 

“반려동물”

 

사람들은 자기가 키운 개를 앞에두고 ‘엄마’ ‘아빠’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며 기른다.

엄마, 아빠라고 한다면 자식이 응가를 하면 당연히 치우듯이 개가 응가를 하면

그 역시 자연스럽게 치워줘야 하는 것이 올바른 자식(?) 사랑이 아닐련지!

 

더보기

                        개망신도 유분수지 ㅎㅎㅎ 

             사진출처: 다음 카페 "사랑의 향연"(김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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