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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웃음꽃

하라는 운동은 안하고!

by 소담* 2015. 12. 6.

퇴근을 한 후.

평소처럼 운동을 하기 위해 집 근처에 있는 학교 운동장으로 향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일까.

한 여름에는 마음대로 뛸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대던

운동장이 지금은 고작 십여 명으로 그 수가 많이 줄었다

 

운동장을 돌면서 마주친 10여명의 운동객들.

이들은 작년 겨울에도 꾸준히 보아 왔던 사람들이다

새삼 이런 분들을 만나면 왠지 존경심이 이는데.

 

우리 주위에는 이렇게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운동과는 담을 쌓고 오로지 음식 하나로

건강을 챙기려드는 사람들이 있다.

 

 

 

운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마친 후

쇼파에 앉으려는데 쇼파 옆에서 못 보던 상자가 눈에 띄었다.

자세히 보니 양파즙과 배즙 그리고 울금즙이

박스째로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하라는 운동은 안하고 건강 보조식품만 잔뜩 사다니 

은근히 부아가 난 나는 고함을 질렀다.

 

마침내  싸움이 시작되었다

 

뭐하러 세 가지나 한꺼번에 샀냐고?

 

내 고함소리에 와이프도 질세라 덩달아 소리가 커졌다

 

내가 정말 돌아버리겠네

 

배 즙은 목이 안좋다는 아들 때문에 샀고

양파 즙은 당신 때문에 샀고

울금즙은 내가 먹으려고 샀어요.

 

왜요! 누가 혼자 먹기 위해서 산 줄 아세요?

 

애고. 돌아버릴 사람은 정말 나네.

 

이렇게 우리들의 싸움은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옥신각신 점점 소리가 커져만 갔다

 

얼마를 싸웠을까. 한참을 싸우고 있는데

 

때마침 회사에 갔던 딸이 돌아왔다

딸 앞에서 더 싸울 수도 없고 싸움은 승자도 패자도 없이

그렇게 미완성으로 끝이 났다.

 

도대체 알 수 없는 일이다.

하라는 운동은 안하고 왜 먹는 것으로 건강을 챙기려하는지

와이프의 마음을 암만 생각해도 이해 할 수 없었다.

 

요즘 와이프는 학원에서 테보를 배우고 있다

와이프의 말에 따르면 뱃살이 나와서 어쩔 수 없이

한다고 하지만 말이야 바른 말이지 내가 싸울 때 마다

늘 충고했던 말이 하나 있다

하라는 운동은 안하고 먹을 것으로만 건강을 챙긴다고

내 구박이 통했던 것일까!

여하튼 학원에 다니는 와이프가 대견스럽다.

 

오늘은 금요일! 와이프가 학원에 가는 날이다.

퇴근이 늦었던 와이프가 부랴부랴 운동복을 갈아입고 있는데

그 사이 나는 보란 듯이 와이프의 면전에서 대놓고 건강 즙을 마셨다

 

배즙도 쪽, 양파즙도 쪼옥, 울금즙도 쪼오옥

 

이런 내 모습이 우습다는 듯

와이프가 밖을 나서면서 내 어깨를 툭 치며 하는 말.

 

으이구! 몸에 좋은 것은 알아가지고 혼자 다 마시네!

 

이 사람아

나도 먹아야 같이 오래 살거야냐!

 

내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문을 닫고 밖을 나서던 와이프가

웬일인지 다시 문을 열고 빼꼼이 고개를 내 밀더니

 

한꺼번에 몽땅 다 마시면 오래 산 줄 아세요?

애고! 내가 못살아!

 

이내 문이 닫히고.......

 

잠시 후.

 

급히 뛰어가는 와이프의 발자국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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