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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웃음꽃

아들의 진로 (進路)

by 소담* 2015. 6. 20.

요즘 들어 실감나는 말이 하나 있다

 

자식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

 

예전에 미처 알지 못했던 이 말이 지금 내게 현실로 다가와 있다

 

2학년인 아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다니고 있는 학원도

내 팽개치더니 돈 맛을 알았는지 알바에 열심이다

그 나마 공부도 안하고 집에서 놀기만 하면 그 꼴도 보기 싫을 텐데

다행히 제 스스로 알바를 하고 있으니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내 자신도 모르겠다.

 

퇴근을 하고 저녁 식사를 하는데 와이프가 아들 얘기를 꺼냈다

 

어제 아들이 학교에서 대학 진로와 함께 직업에 대한 상담을 했다고.

어느 대학을 가고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는 아들모습이 무척 대견스러웠는데.

 

어느새 훌쩍 자라 고3을 앞에두고 있는 내 아들.

이런 내 아들이 어찌된 일인지 내 앞에서는 좀처럼 속내를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와이프 앞에서 만큼은 속내를 내비추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고.

 

어제 와이프가 아들과 함께 많은 얘기를 나누었단다.

그런데 와이프의 말을 듣고 있노라니 한 숨이 절로 나왔다

 

아들은 기술직을 원한다고 했다.

 

내가 지켜본 아들은 기계하고는 거리가 멀기만 한데.

 

토요일 오후 늦게 잠에서 깨어난 아들이 일어나자마자 고기타령이다

 

불감청고소원이라고 했던가

 

대화도 나눌 겸 아들을 데리고 와이프와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고기를 구우면서 아들에게 넌지시 물었다

 

어떤 대학을 가고 어떤 직업을 가질지!

 

그 순간 갑자기 아들 녀석이 와이프를 힐끗 쳐다보면서 내 눈을 애써 피했다

 

아들이 눈치가 빠르다. 어제 엄마하고 나눈 얘기가 벌써 나에게

다 전해 졌을 거라는 것을 알고도 남기에.......

 

나는 에두를 필요 없이 아들에게 직접 물었다

 

기술직이 네 적성에 맞다고 생각하니?

 

그때 갑자기 아들 녀석이 짜증을 내면서

 

초등학교 때 내가 했던 말을 꺼내 들었다.

 

경찰관은 강도를 잡아야 하니까 무서워서 안 되고

소방관은 불을 꺼야 하니까 위험해서 안 되고

지금 해보고 싶은 기술 계통은 적성이 안맞아서 안되고

그렇다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다짜고짜 짜증을 내는 아이를 위해 와이프가 화제를 다른데로 돌렸다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일을 두고 벌써부터 웬 걱정이냐고.

 

한참을 말없이 고기를 굽는데 그 순간 며 칠 전 회사에서 있었던

김규환 명장의 강의 내용이 떠올랐다

 

대우 중공업에 사환으로 입사해서 대한민국의 품질 명장이 되기까지

본인의 일대기와 성공담을 들을 수 있는 귀중한 만남이 주어졌는데

유명한 분답게 말씀 하나하나가 귀에 쏙쏙 파고들었다

 

자기의 직업에 있어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그 누구도 다가올 수 없게 최선을 다하라

목숨 걸고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

부정적인 사람과는 사귀지 말라.

안 된다는 사람치고 잘 된 사람 없다고.......

 

그런데 나는 지금 아들 앞에서 무조건  힘이 들어서 안 된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힘이 들고 안 들고는 아들이 판단해야 할 인데 부정적인 내 선입관만 가지고

아들을 조종하려 들다니갑자기 내 자신이 부끄러워 졌다

 

셋이서 고기 5인분이 금세 바닥을 보였다. 3인분을 더 추가로 시키고 나니

조금 전까지 짜증을 낸 아들 녀석에 얼굴이 금세 환해졌다

 

우리말에 좋은 게 좋다.’ 라는 말이 있다.

 

아들이 원하는 직업을 밀어 주자.

 

생각이 여기에 이르러 아들을 크게 불렀다 

 

아들아! 네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무조건 해라!

내 선입관이 네 진로에 방해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내가 부끄럽구나.

 

목표가 정해지면 열심히 해라. 아빠가 뒤에서 힘껏 밀어주마.

 

힘껏 밀어준다는 내말에 씨익 웃던 아들이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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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고기 2인분만 더 시켜 주세요!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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