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셋
.
다섯
숨이 가쁘게 아들놈이 숫자를 센다.
이 숫자가 팔굽혀펴기 운동 횟수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미안하게도 이것은 단물 다 빨아먹고 난 후
텅 빈 막걸리 병 숫자다
매주 목요일 이면 재활용 수거의 날이다
오늘도 나와 아들은 일주일 동안 모아놓은 종이와
비닐봉지 그리고 플라스틱 등을 잔뜩 들고 나섰다.
그런데 플라스틱을 들춰내는 순간
아들놈이 막걸리 병을 보자마자
다짜고짜 숫자부터 세는 것이 아닌가!
"아빠!
"와! 다섯병이나 되요?"
아! 어쩌자는 말인가.
힘들다고 마시는 술이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서도 술에 빠져있는
나약한 아빠의 모습을 지워야 할 텐데…….
(소담이 즐기는 부산의 생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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