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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밭에 앉아/술잔을 들고

조껍데기와 씨껍데기!

by 소담* 2023. 6. 6.

나는 막걸리를 좋아 한다.

그러다 보니 장소에 따라 다양한 술맛을 찾게 되는데.

 

막걸리는 지방마다 지역 특성에 맞는 고유한 명칭이 있다.

 

그런데 오늘!

  

이름도 생소한 막걸리 하나를 알게 되었다.

 

씨껍데기

 

제주도에 조껍데기’ 막걸리가 있다면

울릉도에는 씨껍데기 가 있다.

 

그렇다면 어찌해서 섬에서 껍데기라는 술이 나오게 되었을까!

 

턱을 괴고 잠시 생각에 빠져 들었다.

 

섬이라는 곳이 원래 알곡이 드문 곳이 아닌가!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귀한 알곡 만큼이나  껍질도

함부로 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바로 껍데기 술이 아니었을까

 

새삼 조상님들의 슬기를 보는 듯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오늘은 장날!

 

해가 질 무렵 혼자서 뒤늦게 시장 구경을 나섰다.

어슬렁어슬렁 시장의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는 그때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담씨!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식당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밀며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데.

 

자세히 보니 예전에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기사 분이 아닌가.

 

어찌나 반가웠던지 악수를 나누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마침내 쇠고기 국밥을 앞에 두고 기울여 지는 술 잔.

 

평소 말이 많던 그답게 오늘도 그의 입담이 길게 이어졌다.

 

그의 말에 따르면

지난 달 55일 어린이날을 맞아 3일의 연휴를

즐기기 위해 하루 연차까지 내서 34일로 친구들과 함께

울릉도를 찾았다고 한다.

 

불행하게도 나흘 동안 비바람이 몰아쳐서 관광도 못하고

지인의 집에서 꼼짝없이 묶여 지냈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지인의 집에서 매끼를 해결 할 수도 없고

그때마다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했다고.......

 

사흘째 되던 날!

 

비바람은 여전히 그칠 줄 모르고 그날도 갈 곳이 없어서

여느 날처럼 식당에 들렀는데

 

그 순간!

대 여섯 명의 손님들이 우르르 식당에 몰려 들었다고 한다.

 

애고! 이런 젠장.

울릉도 오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비바람이 벌써 사흘째니 날씨 한 번 참 고약하구먼!

 

일행 중 한 명이 잔뜩 푸념을 쏟아내더니

대뜸 주방에 있는 식당 주인을 부르는데.

 

이모! 여기요.

 

좆껍데기 한 병

씹껍데기 한 병

산나물전 하나 주세요!

 

그 순간 같이 온 일행들이 은근슬쩍 키득키득 웃더란다.

 

그도 그러 할 것이 주문한 술이 공교롭게도  남녀의 성기가 아닌가!

그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데 주인의 대답이 걸작이었다고 한다.

 

저기요! 손님.

 

울릉도에는 좆껍데기는 없고 씹껍데기만 있거든요

씹껍데기로 두 병 드릴까요?

 

좌중은 킥킥거리며 웃음을 참았지만 결국

훅! 하고 웃음보가 터져버렸단다.

 

손님의 상스러운 주문에 주인의 익살스런 맞대응이

식당안의 분위기를 한껏 화기애애 하게 했는데.

 

그 덕분인지 갑자기 식당 여기저기서 "씨껍데기"

주문하는 소리가 요란했다고 한다.

 

 

우리말에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 뜻은 서로 격이 어울리는 것끼리 짝이되어

특별할 것이 없는 경우를 두고 이르는 말인데.

 

만에 하나 손님의 상스러운 주문에

주인과 손님이 다툴 수도 있을 법 한데

다행히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으니

이것이야 말로 그 손님에 그 주인이 아닌가.

 

그러나 저러나!

에 받침 하나 넣었을 뿐인데

남녀의 성기가 되다니 우연 치고는 참 공교롭다.

 

이런 호기심 때문인지 요즘 제주도와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들 중에 조껍데기씨껍데기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한편 지인의 말에 따르면

부부 관계가 시원치 않을 때 '조껍데기'와 '씨껍데기'를

1:1로 섞어 마시고 관계를 맺으면 부부 금슬이 두 배로

좋아 진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지만 혹시 궁금하신 분들이 계신다면

이번 기회에 한 번 잡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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