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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이야기꽃

여자는 남자 하기 나름이다.

by 소담* 2023. 5. 13.

퇴근 무렵 와이프로부터 카톡이 날아 왔다.

내가 좋아하는 동태탕을 끓여 놓았으니 빨리 들어오라고.

 

그렇잖아도 술 생각이 간절했던 내 발걸음이 바빠졌다.

 

점방에 들러 막걸리 한 병을 사들고 부리나케 돌아오던 그때

문득 80년대 모 회사의 광고 한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광고속에 내용을 요약해 보면.

 

축구팬인 남편이 출근을 하면 업무시간에 볼 수 없었던

TV 중계를 부인이  VTR에 미리 녹화를 해놓는데 이렇게 하면 

남편이 축구를 보기위해서 일찍 퇴근을 한다는 것이

이 광고의 핵심인데 인상적인 것은 광고 마지막 장면에서

배우 '최진실'이 속삭이듯 외치는 대사 한 마디다.

 

남편의 퇴근 시간은 여자하기 나름이에요

 

마치 동태탕을 끓여 놓고 나를 기다리는 와이프의 마음이

그때 최진실이 외치던 대사 내용과 너무 흡사하지 않은가!

 

생각이 여기에 이르러 나도 모르게 웃음이 씩 절로 나왔다.

 

 

여하튼 그 시절최진실의 이 한마디에

여자들은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다.”라는 말로

남자들은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이다.”라는 말로

자기들만의 나름이다라는 말을 유행 시켰다.

 

그렇다면 '나름도 나름이라'고 여기 맞벌이 부부인 

두 가정의 삶을 통해 '나름'의 의미를 살짝 엿보기로 하자

 

첫번 째 얘기는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다.’라고 늘 목에 힘을 주고 사는

해병대 출신의 아저씨와 그의 부인의 대한 얘기다.

 

어느 주말 아침.

 

맞벌이 부부인  두 사람이 오늘은 하루 일과가 서로 달랐다.

남편은 일이 없어서 친구들과 산행길에 나서고

부인은 특근을 하기위해서  출근을 서둘렀는데.

 

마침내 하루해가 저물었다.

부인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반찬을 만들기 위해 부엌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뒤늦게 아저씨가 산행 길에서 돌아왔다.

 

아저씨가 돌아오자 부랴부랴 밥상을 차려주고 남은 반찬을

마무리 하기 위해 부인이 다시 부엌으로 들어가는 순간

 

아저씨가 신경질적으로 부인을 불렀다.

 

여보!

 

아저씨의 짜증난 부름에 부인이 외마디로 답했다.

 

왜요!

 

부인이 부엌에서 급히 나오자 아저씨가 밥을 가리키며

마치 군대식으로 따져 묻는데.

 

이봐!

내가 된밥을 싫어 한다는 걸 알면서 왜 이렇게 되게 해 놨어?

 

그 순간 부인은 평소에 아저씨한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그 말 그대로 되받아 쳤다.

 

안되면 되게 하라!” 그럴 때는 언제고!

 

부인의 황당한 반응에 어이가 없다는 듯 아저씨가 고함을 질렀다

 

이 사람아!

그걸 말이라고 하고 있어!

지금 나하고 말장난 하자는 거야!

 

열을 받기는 부인도 매한가지.

해병대 출신 아저씨의 부인답게 씩씩하게 큰소리로 맞고함을 질렀다

 

장난은 당신이 치고 있지!

밥이라는 것이 때에 따라서 될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지.........

내가 집에서 놀았어!

뼈 빠지게 일 하고 와서 밥상 차려주었으면 됐지.

놀고 온 주제에 어디다 대고 밥 타령이야!

 

뭣이 어쩌고 어째!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그날 저녁에

대판 싸우고 침실에서 서로 등을지고 잤다고 한다.(ㅎㅎㅎ)

 

두번째 얘기는 우리 부부의 얘기다.

 

된밥 하면 나 역시도 해병대 아저씨 못지않게 싫어한다.

 

그런데 어제 저녁 뜻밖에 된밥을 만났다. 아무래도 어제 아침.

출근 시간에 쫓기던 와이프가 쌀을 불리지 않고 급하게 안친 것이

그만 된밥이 된 것 같은데 그렇다고 저녁을 안 먹을 수도 없고.......

 

싸모야!

밥이 된밥이라서 볶음밥 해 먹으면 딱 좋겠네.

내가 볶음밥 해 줄까!

 

그 순간 잠시 망설이던 와이프가 갑자기 전기팬을 챙기더니

본인이 직접 볶음밥을 하겠다고 손수 팔을 걷어붙였다.

 

잠시 후 와이프의 손놀림에 윤기가 잘잘 흐르는 볶음밥이 완성되었다.

 

 

와이프와 나는 볶음밥이 어찌나 맛이 좋던지 은근히 과식을 했다

 

소화도 시킬 겸 식사를 마친  우리는 산책길에 나섰는데.

 

때마침 대청천에 피어있는 노란 장미가 어찌나 예쁘던지.......

우리는 가던 길을 멈추고 장미의 황홀경에 흠뻑 뺘져 들었다.

 

 

싸모야!

실수를 하더라도 한 번쯤 된 밥도 해 보면 좋겠네.

자네 덕분에 맛있는 볶음밥도 먹고 저녁 산책도 하고

덤으로 멋진 풍경까지 보니 기분이 좋구먼!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집으로 돌아온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샤워를 마치고(?)

도란도란 속삭이며 얼굴을 마주보고 잤다.

 

위에서 보았듯이 똑같은 된 밥 하나를 놓고도 남자가 어떻게 처신을

했느냐에 따라 두 가정의 침실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부부가 등을지고 자는 것도 얼굴을 마주보며 자는 것도 어디까지나

남자가 하기 나름이라는 것이 증명이 된 것이다.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어찌 침실 분위기만 그러 하겠는가.

사랑도 행복도 다 마찬가지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남자들이여!

이제 우리들도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 시대가 어느때 인데!

아직도 된밥, 진, 더운밥, 찬밥밥 타령을 하고 있는가.

어떻게 감히 반찬이 싱겁네, 짜네, 맵네, 투정을 하는가.

 

혹여 이런 분들이 있다면 부디 다음 내 말에 꼭 주목하시라.

 

"아내가 밥상을 차려 주면 끽소리 말고 드시라."

 

그것이 늘그막에 아내에게 대접받고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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