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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들의 밀어/일터의 휴식

아이고 좋다!

by 소담* 2014. 4. 4.

오전 10.기다리고 기다리던 십분 간의 휴식이 돌아왔다.

아침 일찍 출근을 해서 두 시간 동안 열심히 일한 대가로

잠시 주어지는 십 분간의 휴식!

 

커피 한 잔을 뽑아들고 밖으로 나가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나타나는 세분의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근무하는 회사 앞에는 스크린골프장이 있다.

이들은 이름만 대면 다 알 수 있는 고급승용차를 타고 와서

커다란 골프가방을 둘러메고 2층 골프장 안으로 올라가는데

이런 그들의 뒷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늘 생각하는 것이 있다

 

휴일도 아니고 평일 날 한가하게 골프를 치러 다니는 이 아주머니들은

도대체 어떤 복을 받고 태어났기에 저렇게 여유롭게 사는 것일까.

팔자를 잘 타고나서 인지 아니면 서방님을 잘 만난 탓인지.

그들을 볼 때마다 별의 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남자인 내가 같은 남자도 아닌 아주머니들을 보면서

이렇게 부러워 하는 이유는 뭘까!

 

여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와이프와 나는 노동자다. 현장에서 육체적인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우리는

아프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온 몸이 천근만근 피곤에 지쳐있다

 

요즘 들어 와이프가 아이고 되다’ ‘아이고 되다를 입에 달고 산다.

와이프가 되다 고 하면 어느 남편인 들 마음이 편할 수 있겠는가.

안쓰러운 마음에 집에서 쉬면서 살림만 하라고 하면 좋으련만

녹록치 못한 현실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맞벌이를 할 수 밖에 없다.

 

고등학교 3학년인 딸 미래와 1학년인 아들 희망이........

한참 가르쳐야 될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

 

어느 날인가! 그날도 와이프는 아이고 되다” “아이고 되다를 연발했다

옛날 어른들 말에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다

나 역시 와이프의 아이고 되다라는 말에 이골이 난지라

약간의 신경질적인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작심을 하고 와이프에게 말을 건넸다

 

싸모야! 좋은 게 좋다는 말 알지?

 

그때 와이프가 의심스럽다는 듯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았다.

 

알죠. 그런데 그 말을 왜 물어요?

 

이 사람아! 좋다고 하면 없던 복도 들어온다는데 좋은 게 좋다고

아이고 되라대신 아이고 좋다” “아이고 좋다라고 하면 어때?

 

갑자기 와이프의 눈초리가 사나워 졌다

 

서방님이 돈만 많이 벌어와 봐요! 내가 이렇게 아이고 되다소리가 나오는지.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오늘도 말문이 막혔다

 

뚫어진 입이라고 말이야 왜 할 말이 없겠느냐마는 와이프의 본 마음을

읽고도 남기에 나는 그저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오늘은 불타는 금요일!

 

와이프는 오늘도 여느 날처럼 나보다 먼저 퇴근해 있었다.

저녁밥을 먹고 안방으로 들어와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설거지를 마친 와이프가

내 곁으로 다가오면서 아이고 좋다” “아이고 좋다를 연발했다

뜬금없이 아이고 좋다는 말에 와이프에게 물었다

 

오늘 좋은 일이 있었나봐?

 

그런데 돌아온 대답이 재미있다.

 

서방님이 좋은 게 좋다고

아이고 되다대신 아이고 좋다’ ‘아이고 좋다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 순간! 애교라고는 전혀없는 무뚝뚝한 와이프가 왜 이렇게 예쁘게 보이는지.

나도 모르게 와이프에게 다가가 어깨를 주무르며 안마를 해주기 시작했다

 

그때 와이프의 입에서 아이고 좋다 아이고 좋다말이 연신 흘러나왔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진즉 안마를 해 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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