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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들의 밀어/일터의 휴식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못한다.

by 소담* 2013. 11. 29.

중학교 시절. 좋아하는 영화가 있었다.

남자라면 누구나 호기심을 갖고 바라보았던 무술영화.

무술영화를 보면 한 가지 공통적인 현상을 볼 수 있다

 

극중 초반, 악의 무리들 속에서 주인공이 수많은 고통을 겪게 되는데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한 스승을 만나게 되고.

스승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온갖 무법을  제자에게 전수 해 준다.

이렇게 모든 것을 다 가르치고 나면 마지막에 제자를 앞에두고 

꼭 전하는 말이 한 가지가 있다

 

내가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구나! 이제 하산을 하거라.

 

드디어 주인공이 하산을 해서 악의 무리들을 향해 통쾌한 액션이 펼쳐지고.......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의문점이 하나있다

 

전수를 끝내고 나면 스승들이 하나 같이 하는 말.

왜! 제자를 하산하라고 종용을 하는지?

 

중학교 시절 어린 그때만 해도 나는 이 말이 자기를 괴롭혔던

무리들을 통쾌하게 복수를 하라는 뜻으로 단순하게 해석을 했다

 

그렇다면 성인된 지금의 나는 이 말뜻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다소 우스운 표현인지는 몰라도 지금의 내 생각은 이렇다.

 

더 배울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난 제자가 스승과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유일하게 맞장 뜨고 대드는 일만 남았다고 ㅎㅎㅎ.

 

어느 스승인들 제자가 대들고 맞장 뜨면 기분이 좋을리가 있겠는가?

그 꼴이 보기 싫어서라도 하산을 시키는 것은 아닐련지!

내 나름대로 추측을 해 본다.

 

만남이라는 것.

세상을 살다 보면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좋은 만남이야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좋겠지만

살다보면 그렇지 못한 황당한 만남도 있게 마련인데.

 

석 달 전. 사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신입사원 한 명이 입사를 했다

 

선배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소곳하게 생긴 첫 인상이 그런대로 마음에 들었다

반가운 마음에 우선 내가 아는 대로 회사에 있는

모든 기계의 사용법을 열심히 가르쳐 주었다

그럴 때 마다 고맙다는 듯 어찌나 순종적이고 얌전했던지.......

 

그랬던 이 친구가.

요즘 들어 나와 동료들을 대하는 태도가 사뭇 많이 달라졌다.

모든 기계를 다 다룰 줄 알게 되면서 부터 벌어진 현상인데

나와 동료들을 서서히 무시하더니 급기야 업신여기기 까지에 이르렀다.

 

오늘 아침!

내 기계가 고장이 났는지 갑자기 측정 수치가 멈추었다

원인을 찾기 위해 이리 저리 살펴보며 손을 보고 있는 사이

문제의 이 친구가 갑자기 내 곁으로 다가왔다.

마치 이 기계의 원인을 다 알고 있다는 듯 호들갑을 떠는 이 친구.

급기야 자기가 기계를 고쳐보겠다고 앞장을 서는데

쥐뿔도 없는 것이 손댈 곳과 손대지 말아야 할 곳도 구분을 못하면서

기계의 여기저기를 함부로 뜯었다 풀었다 난리법석을 쳤다

그리고 한 참후 다시 가동을 해 보지만 역시 헛수고였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는지 이내 손을 털고 돌아 서는데.

 

그가 돌아서고 난 잠시 후

문득 작년 이맘 때 쯤 일이 떠올랐다

그때도 오늘처럼 기계가 갑자기 멈추었는데 생각해 보니 회로의 선이 궁금했다.

급히 사다리를 타고 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박스를 열어 보니 진동으로 인해 회선이 끊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선을 잇고 다시 재가동을 하니 드디어 화면의 측정 수치가 나타났다

 

 

 

기계를 고치고 난 후. 그 동안의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그 때 저쪽에서 나를 지켜보던 이 친구와 눈이 마주쳤다

 

살며시 다가온 그가 내게 말을 물어오는데.

 

기계 어떻게 고쳤어요?

 

나는 그의 물음에

 

! 별것 아닐세. 자네 하던 일이나 열심히 하게.

 

가르쳐 주지 않고 애써 무시 해 버린 내말에 그는 입을 삐죽거리며

멋쩍은 듯 되돌아서 가는데 그런 그를 바라보노라니 참 가소롭기 그지없었다.

 

살다보면 이렇게 황당한 만남도 있다.

모든 것을 아낌없이 다 가르쳐 주었더니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못한다고

이제 와서 별 것 아니라는 듯 그 동안의 은혜를 까맣게 잊고

저 혼자 잘났다고 우쭐대며 뽐내는 시건방진 이 친구.

이런 사람과의 만남은 왠지 그 뒷맛이 참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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