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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들의 밀어/일터의 휴식

내 것이 아까우면!

by 소담* 2015. 1. 10.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회사 휴게실에 들렀다

물을 마시기 위해 내가 쓰고 있는 일회용 종이컵을 찾는데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내 컵이 갑자기 사라지고 없었다.

어찌된 일일까!

궁금한 나머지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혼자서 중얼거렸다

 

이상하다! 내 컵이 어디 갔지!

 

그 순간! 중얼거리고 있는 내 소리를 들었는지 곁에 있던 조장이

 

소담씨! 그 종이컵 내가 버렸어요.

 

아니! 잘 쓰고 있는 컵을 허락도 없이 왜 버렸죠!

 

의아해 하는 내 물음에 조장이 말하기를.

 

여기저기 컵들이 굴러다녀서 보기  싫어서 그랬습니다

다음 부터는 쓰고 그냥 버리세요

 

그냥 쓰고 버리라는 말에 은근히 짜증이 났다.

 

조장님!  남이야.

 

 

갈퀴로 머리를 빗든, 작두날로 면도를 하든 ,숟가락으로 귀를 후비든

왜 내 일에 참견 하십니까?

 

(갑자기 곁에 있는 동료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때 가만히 듣고 있던 조장이

 

소담씨! 그렇게 컵 아껴 쓴다고 해서 우리 사장이

월급 10원 한 장이라도 올려 줄줄 알아요! 어림도 없지요.

 

조장의 말이 갈수록 더 가관이다

내가 사장에게 돈을 더 받겠다고 종이컵을 아껴 쓰는 것도 아닌데

괜히 할 말이 없으니까 엉뚱한 말을 늘여놓고 있다

생각 같아서는 누가 옳은지 큰소리로 따져 묻고 싶었지만

나이로 보나 직급으로 보나 내 상관인데 굳이 서로 얼굴 붉히며

싸울 일도 아니어서 조용히 휴게실을 나와 버렸다

 

 

나는 거창한 환경보호 운동가가 아니다

종이컵을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나무가 필요한지그로인한 자연파괴는

또 얼마나 심각한지 사실 나는 잘 모른다.

내가 정말 자연과 환경을 생각한다면 일회용 컵보다는 머그컵을 사용해야 옳다

 

하지만 나 역시도 씻는 불편이 싫어서 남들처럼 편하게 일회용 컵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 컵을 쓸 때마다 조그만 양심은 있다. 커피를 마신 컵도 아니고 고작

물 한 잔 마시겠다고 그 때마다 새 컵을 쓴다면 일회용이라지만 아깝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컵 뒷면에 싸인 펜으로 내 이름을 적어놓고 두세 번을 더 재활용한

다음에 버린다. 이런 내 모습을 보며 몇몇 직원들도 나처럼 컵에 이름을 새겨놓고

재사용을 하는 분들도 있지만 일부는 아직도 한 번사용하고 바로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내 것이 아까우면 남의 것도 아까운 것.

내 돈이 아깝다 생각하면 남의 돈도 아까운줄 알고 살아야한다.

 

밖으로 나와 서성거리기를 한 참. 겨울 찬바람에 어쩔 수 없이 다시 휴게실로 들어섰다

 

다시 조장과 마주쳤다

 

잠시 어색함이 흘렀지만 평정심을 찾은 내가 먼저 조장에게 말을 건넸다

 

조장님! 컵 때문에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냥 아까워서 그런 것이니 오해하지 마시고 다음부터는 제가 알아서 버릴게요.

 

멋쩍어 하던 조장이

 

소담씨 말이 맞네요. 짧은 시간 생각해 본건데

내가 생각해 봐도 남이 쓰던 물건을 주인 허락 없이 버리는 건

경우가 아니지요. 주제 없이 내 오지랖이 너무 넓었지요?

 

미안합니다.

 

껄껄껄 웃던 그가 자기의 오지랖을 탓하면서 담배를 꺼내들더니

내 뱉는 말이 참 재밌다

내가 담배를 피울 때 신문지로 말아 피우든 멍석으로 말아 피우든

남들이 내 일에 참견하게 되면 저 역시도 기분이 나쁠 것 같네요 

 

나는 재치있는 그의 위트에 맞장구를 쳤다

 

그럼 요. 조장님 말이 맞습니다.

 

조장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순간.

잠시 긴장되었던 휴게실의 분위기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동료들의 입가에 밝은 미소가 절로 피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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