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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들의 밀어/일터의 휴식

노동과 운동

by 소담* 2012. 5. 22.

나는 노동자다.

 

하루 종일 노동에 시달리다 보니 퇴근을 하고 나면 곧장 병원에 가는 것이

어느 새 나의 하루 일과가 되어버렸다.

이럴때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힘들게 일을 해야 하는지…….

그때마다 내 자신을 원망해 보지만 그렇다고 뾰족한 대책도 없다. 

 

요즘 늘어난 물량으로 일이 엄청 바빠졌다

 

일손이 부족하다보니 사무직 직원들이 노동현장에 투입되는 일이 부쩍 잦아졌는데

그때마다 이들이 내 뱉는 어떤 말 하나가 나를 은근히 짜증나게 만들었다.

“일을 운동처럼 하면 신이난다”는 그들의 말을 어떻게 이해를 해야할지.

기껏 한두 시간 일을 도와주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 가는 그들에게

꼭 한 가지 묻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

 

10시간을 꼬박 일을 하고도 노동을 운동이라 할 수 있는지…….

 

어제 있었던 일이다. 일이 어찌나 바쁘던지  2층에서 회계를 담당하고 있는

젊은 친구가 모처럼 나를 도와주기 위해 내려 왔다

 

내가 하는 일은 하루 종일 기계 앞에서 5킬로그램의 판넬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반복적인 노동인데 이 친구가 겁도없이 팔을 걷어 붙이며 기계 앞에 달려 들었다.

 

운동 한 번 시작 해 볼까!

 

어라! 이 친구도 노동을 운동이라고 하네.

나는 이런 친구가 얄미웠지만 그렇다고 처음으로 도와주러 온 친구에게 싫은 말을 하기 싫었다

노동을 운동이라고 하는 젊은 친구!

이 친구도 역시 두 시간 일을 돕다가 다시 이층 사무실로 올라갔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서 이 친구를 다시 만났다. 

그의 몸에서 파스냄새가 진동을 했는데 모르는 척 그에게 말을 건넸다.

 

어이! 친구야 어제 운동을 너무 열심히 했나봐

 

겸연쩍은 얼굴로 씩 미소를 짓던 친구가 하는 말이 재밌다.

 

와! 어제 일 장난이 아니던데요. “ 손목하고 어깨가 아파서 파스를 붙였어요”

 

그 순간 내 입에서 피식 웃음이 절로 나왔다

내 웃음에 잠시 어색해 하던 그가 다시 말을 물어 왔다.

 

“아저씨는 숙달이 돼서 괜찮지요.”

 

어처구니 없는 질문에 황당했지만 곧 말이 이어졌다

 

친구야! 기계도 오래 쓰면 닳아지고 망가지듯이 사람도 마찬가지야.

자네 혹시 '골병' 들었다라는 말 들어봤어.

팔 다리에 오래도록 무리가 가면 그것이 바로 골병이 되는거야

매일 무거운 판넬을 드는데 내 근육인들 오죽하겠어.

나는 그에게 내 어깨를 보여 주었다

그동안 한의원에서 다니면서 침 맞고 부항뜨고 벌겋게 변해버린 흉칙한 

내 모습을 보여주자 그가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때 놀란 그에게 이렇게 일러 주었다

친구야! 이제는 내 앞에서 노동을 운동이라고 이야기 하지마!

노동은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이고 운동은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 처럼

노동과 운동은 분명히 달라! 앞으로 노동을 운동이라고 하지마.

 

얘기를 주고 받는 사이 드디어 회사에 도착했다

이층 사무실로 올라가던 친구가 갑자기 뒤돌아서더니 힘차게 나를 불렀다. 

 

아저씨! 힘내세요 파이팅!

 

노동과 운동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뉘늦게 알게된 것이라도 한 걸까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것도 모자라 어깨까지 돌려가며 계단을 오르는 

젊은 친구의 뒷모습이 괜스레 짠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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