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하고도 30일.
가을의 끝자락에 서있다.
피부에 닿는 아침 공기가 부쩍 차가워진 요즘
그래도 한낮엔 기온이 제법 오르는 것을 보면
아직도 가을이 우리 곁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한 장 남은 달력에도 조금은 여유가 느껴진다.
늦은 오후! 가을의 마지막 정취를 느끼기 위해
아내와 함께 조용히 공원으로 산책을 나섰다.
산책도 잠시 시간이 네 시를 넘어서자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그때
거리에서 노점을 하는 할머니들이 손님들과
흥정을 하고 있었다.
호박대와 고춧잎이 올 해 마지막 끝물인데
있을 때 사라고.......
가까이 다가가 보니 호박잎은 호박잎대로
고춧잎은 고춧잎대로 각각 새끼 열매들이
나란히 함께 섞여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호박대가 눈에 띄었다
호박잎과 호박대는 다르다.
호박이 한창일때에는 줄기의 여린 순을 딸 수
없지만 늦가을 찬바람이 불고 서리가 내리면
다 시들어 죽기때문에 끝물때에는 잎은 물론
덜자란 호박 그리고 특히 줄기의 여린순을
함께 따게 되는데 이것을 호박대라고 한다.ㅣ
호박대를 본 순간 불현 듯 어머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고인이 되신 어머니께서도 끝물에는 덜 자란
어린 호박과 고추를 버리지 않고 함께 거두어서
고춧잎 무침과 호박대 된장국을 끓여 주셨다
그렇다면 열매들이 들어간 호박대 된장국과
고춧잎 무침은 과연 어떤 맛일까!
호박대 된장국은 여린 호박잎의 부드러움과
줄기의 씹히는 식감, 그리고 물컹거리는 어린
호박의 달달한 맛이 들깨가루와 어우러져
된장국이 진하고 깊은 구수한 맛을 낸다.
고춧잎 역시 여린 잎에서 풍기는 상큼한 맛과
중간크기의 고추에서 나오는 매콤함 그리고
새끼 고추에서 나오는 쌉싸름한 맛이 한데
어우러져 알싸하면서 맛이 깊고 고소하다.
이와 같은 맛은 끝물이 아니면 절대 맛볼 수 없는
그야말로 소중한 제철음식이다.
오늘 할머니들이 펼쳐놓은 채소들을 보니 문득
그때 그 시절 어머니께서 손수 해주시던 손맛이
무척 그리웠다.
어머니 생각에 서둘러 호박대과 고춧잎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발걸음이 급해졌다.
가을의 끝자락. 찬바람 부는 이런 날에는 구수한
호박대 된장국과 고소한 고춧잎 무침이 이 계절과
딱 어울리는 음식이다.
호박대 된장국은 효능이 많다고 한다.
호박잎이 흡수되는 과정에서 비타민A로 전환되는
베타카로틴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시력을 보호하는데
이로운 작용을 하고, 다이어트에도 좋다고 한다.
또한 혈관 건강,염증 배출, 면역력 강화, 치매 예방 등
많은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호박잎이라고.
고춧잎 역시 효능이 많다.
플라보노이드라는 성분이 뛰어나 체내 활성
산소를 제거해 주고 체내 염증을 억제해 줄 뿐만
아니라 항암 효과도 있고, 특히 녹차보다 카데킨이
12배 많아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주며 관절에도
매우 좋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당뇨에도 효능이 있다고 하니 관심을 가지고 즐겨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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