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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이야기꽃

돈은 몇 살까지 벌어야 할까!

by 소담* 2021. 3. 20.

소싯적.

햇살 좋은 어느 가을날!

 

할머님이 뒷마당에서 간짓대를 들고 감을 따고 계셨다.

 

감이 소쿠리에 가득차자 할머니는 동산에 올라 싸리나무를

꺾어서 한쪽 끝을 칼로 뾰쪽하게 다듬어 꼬챙이를 만들어 놓고

마루에 앉아 감을 깎기 시작했다.

 

한참 후 마침내 감을 다 깎고 난 할머니는 감을 한 개씩

싸릿대 꼬챙이에 꿰어 넣고 새끼로 줄줄이 엮어서 처마 밑에

걸어놓고 말렸는데.

 

이렇게 잘 말려진 감은 떫은맛이 사라지고 갈색으로 변하면서

말랑말랑해지는 곶감이 되었는데 이때쯤에 내 얄궂은 추억이

하나 숨어 있다. 할머니 몰래 까치발을 해가며 한 개씩 한 개씩  

곶감을 빼 먹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는데 머리가 똑똑했던(?)

나는 곶감을 빼 먹을 때 마다 할머니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빠진 감의 사이사이를 살짝 벌려 놓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우스운 일이다

할머님이 이를 어찌 모르실 리가 있겠는가!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 눈에 딱 걸렸다.

 

, 이놈아!

곶감을 제사 때 쓰려고 만들어 놓은 건데

다 빼 먹어버리면 이제 제사도 못 지낸다.

 

할머니의 고함 소리에 나는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어릴 때 내가 제일 좋아했던 날이 설날, 추석날 다음으로

제삿날 이었는데 좋아하는 제사를 지낼 수 없다니

놀란 나머지 그 뒤로는 더 이상 곶감을 빼먹지 않았다.

 

세월이 흐른 지금!

곶감을 보면 문득 그때 그 시절 할머니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우리 속담에 곶감꼬치에서 곶감 빼 먹는 듯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알뜰히 모아 둔 것을 힘들이지 않고 하나씩 빼어 먹어

없앤다는 즉 ‘실속 없는 소비’를 꼬집는 말이다.

이는 소비의 경각성을 일깨워 주는 말로 특히 나이들어서

소비하는 돈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나이가 들면 떨어지는 게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돈 떨어지는 것과 기운 떨어지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나 역시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 갈수록 이 말이 무척 실감이 난다. 

 

그렇다면 나이 들어 돈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답은 딱 한 가지 늦은 나이 때까지 일을 하는 것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에는 일흔 다섯 살의 노동자 한 분이 있다.

나이가 많은 이 분이 무슨 비결이 있기에 지금까지 회사에서

잘리지도 않고 노동자로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분은 바로 사장님의 맏형이 되는 분으로 형제지간 이다

 

그런데 이 분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눈길이 제 각각이다.

 

동생을 잘 두어서 늦은 나이까지 돈을 벌 수 있어서 부럽다는

사람과  동생이 아니었으면 지금 쯤 손자들 재롱을 즐기며

친구들과 함께 여생을 재밌게 보낼 수 있을 텐데 라며

측은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다른 분들을 위해서 집에서 그만 쉬었으면 좋겠다고

은근히 눈총을 주는 사람도 있다.

 

부럽게 보든, 측은하게 보든, 밉게 보든 보는 사람의 눈높이에

따라서 다를 수 있지만 나는 밉게 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일흔 다섯 살의 아저씨를 그토록 미워하는 직장 동료는 올해

나이가 쉰아홉인데 이 사람은 말끝마다 하는 소리가 있다.

 

자기는 65세가 되면 기름때 묻은 손 탈탈 털고 공장생활을

과감하게 청산하겠다고.......

 

글쎄 자기가 65세가 되면 직장에서 은퇴한다고 하는데

누가 말리랴 마는 왠지 이 사람의 말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요즘 회사에 일감이 많이 줄어들어서 잔업이나 특근이 거의 없다.

그때마다 이 사람은 일이 없다고 늘 짜증을 내며 투덜거리는데

돈을 벌고 싶어 환장하는 이 사람이 과연 자기말대로 손을  

탈탈 털고 은퇴를 할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에는 기름 때 묻은 손을 탈탈 털다가 도로 기름이 착착

달라붙어서 회사에서 자를 때까지 다닐 사람으로 보인다.

 

최근 유엔(UN)이 발표한 세계 인류의 체질과 평균수명을 측정하여

연령 분류의 새로운 표준규정을 5단계로 나누어 발표 했다

 

(사진출처: KBS화면 캡처)

 

위의 그림에서 보면 65세에 은퇴를 한다는 이 분은 청년에 해당한다.

그런데 청년이 은퇴를 한다고 하니 우습지 않는가.

반면에 75세의 사장 형님은 중년에 해당하니 아직도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는 것이다.

 

돌이켜 보건 데 UN이 괜히 이런 규정을 만들었겠는가.

 

인지상정이라고 나이 들면 누구나 쉬고 싶어 한다.

나 역시도 조기 은퇴를 하고 싶지만 들어오는 돈도 없이 곶감 빼먹듯

힘들게 모아둔 돈을 야금야금 소비 해 버리면 늘그막에 내 노후는

누가 보장 해 준다는 말인가.

그러기 전에 현상유지를 위해서라도 늦은 나이 때까지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이제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 들여야 하지 않을까!

 

그 동안 등 따뜻하고 배부르면 좋은 세상인 줄 알았는데 늦은 

나이 때까지 일을 해야 하는 현실의 고물가(高物價) 시대가 과연 좋은

세상이라고 할 수 있는지 가끔은 나도 이 세상에 회의를 느낀다.

 

혹여, 이러다가!

관 뚜껑에 못질 할 때 까지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애고, 답답해서 웃자고 해 본 소리다.

 

그러나 저러나 나는 몇 살까지 돈을 벌어야 할까.

 

참고로 아래 도표는 2019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다

 

 

 

위의 도표를 요약해 보면 우리나라의 2019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7685천명으로 전체인구의 14.9%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고용률을 보면 32.9%로 나타나는데 이를 환산하면

768만 5천명중에 252만 8천여 명의 인구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현직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식적인 통계가 이러할 진데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비공식 통계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 많은 숫자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갑자기 생각이 깊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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