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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웃음꽃

부전자전(父傳子傳)!

by 소담* 2019. 4. 27.

오늘은 토요일.

 

그동안 미루고 미뤄왔던 대청소를 하기로 했다.

와이프가 세탁기를 돌려놓고 요리를 하는 동안 나 청소기를 돌리는데.

먼저 안방과 딸 방에 있는 이불을 털고 침대를 들어내어

밑바닥을 깨끗이 닦고 나니 금세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한 참의 시간이 흐른 후.......

 

요란하던 세탁기가 잠잠해 졌다.

함께 빨래를 널고 잠시 소파에 앉아 쉬는데 그 사이 와이프가

커피를 들고 나타났다.

땀을 흘리며 집안 일을 도와 준 내가 자기 맘에 들었는지 

커피를 건네 주 살며시 내 볼에 입맞춤을 하면서

 

서방님!   사~~~~~랑~~~~~~~~~~~~~~~~~~~~~해 요.

 

그 순간 피식 웃음이 절로 나왔다

와이프가 사랑한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도 없고 뭐라고

한 마디 하긴 해야겠는데 그때 나도 모르게 불쑥 튀어 나온 말.

 

"나도" 

'나도'라는 말에 와이프가 힐끗 나를 쳐다보는데 뭔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다.

'나도'가 뭐에요.내가 사랑한다고 하면 그냥사랑해하면 될 것을......

느닷없는 와이프의 볼멘소리에 나도 맞장구를 쳤다.

 

이 사람아! 엉뚱한 소리라니.

'나도' 하면 '사랑해" 라는 말과 똑 같은 말인데

뭘 그런 걸 가지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가.

 

. 엉뚱한 소리라니요.내가 뭐 틀린 소리라도 했어요.

애고서방님 한테 '사랑한 번 듣기 참 되게 힘드네.

 

잠시 사랑타령으로 옥신각신 하던 우리의 사랑싸움은 금세 끝이 났다.

 

와이프를 달래기 위해 밖으로 나서는 길.

 

때마침 저 멀리서 복어집이 한 눈에 들어왔다.

 

 

와이프가 좋아하는 복어탕을 주문하고 첫술을 뜨는 그때

와이프의 핸드폰에서 메시지 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대에 있는 아들입니다. 전화 주세요!

 

핸드폰을 열어보던 와이프가 "아들이다" 라를 외치며

군대에 가 있는 아들에게 황급히 전화를 하는데.

와이프는 궁금했던 여러 가지를 아들에게 물었다.

 

휴가는 언제 나오는지.군대 생활은 잘 하고 있는지

살이 쪘다는데 몸 관리는 잘 하고 있는지 등등.

 

여러 가지를 묻고 난 와이프가 전화를 끝낼 쯤 열심히 하라고

파이팅을 외치더니 아들에게 한 마디를 전했다.

 

아들아.사랑해!

 

사랑한다는 말에 아들이 대답을 하는데

 

저도요

 

그 순간 와이프가 버럭 큰소리를 쳤다

 

! 이 놈 자식아.

엄마가 제일 싫어하는 소리가 '저도요라는 말이야!

'엄마 사랑해요' 라고 하면 어디가 덧나니?

 

다시 한 번 와이프가 외쳤다

 

아들아!

~~~~~~~~~~~~~~~~~~~~!

 

그렇다면 이번에 돌아온 대답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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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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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와 똑같은 소리를 하는 아들!

이런 아들이 얄미웠는지 와이프가 또 다시 큰 소리를 치는데.

 

시끄러워 이 놈아.끊어.

 

아들이 껄껄껄 웃자 동료들이 통화 내용을 엿 듣고 있는 듯 

떼 지어 웃는 병사들의 웃음소리가 수화기에서 요란스럽게 흘러나왔다.

 

아들이 전화를 끊으려던 찰나

 

아빠 바꿔 줄게.

 

갑자기 와이프가 내 귀에 핸드폰을 바짝 들이 대었다.

 

짧은 순간 딱히 할 말이 없었던 나는 와이프가 했던 것 처럼 똑같은 한 마디를 전했다.

 

아들아! 사랑한다.

 

사랑한다는 내 말에 와이프가 귀를 쫑긋 세우는데.

 

이번에는 아들이 어떤 대답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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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요'

 

그 순간.와이프가 피식 웃으며 하는 말.

 

. 애비나 아들 놈이나 똑같네.

 

이를 두고 부전자전이라고 했던가.

 

아들 녀석도 나처럼 사랑해요라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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