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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밭에 앉아/그리운 고향9

남원농악의 뿌리 독우물 굿 내 고향 남원에는 유명한 남원농악이 있다. 농악깨나 공부 했다고 하면서 남원농악을 모르면 ABC도 모르고 영어 공부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전국적으로 유명한 굿인데 이 굿의 뿌리가 바로 내가 살던 옹정리의 독우물이다 그래서 남원농악은 곧 "독우물 농악"이라 부른다. 우리 마을은 앞으로 요천수가 흐르고 뒤로는 야트막한 산이 있어서 풍수적으로 얘기하면 배산임수의 전형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요천의 하류에 해당하는 금지면 일대는 남원에서 가장 넓은 평야를 형성하고 있는 곳인데 이런 지리적 환경 덕분에 쌀이 아주 풍부했다. 쌀이 풍부했다는 것은 곧 배가 부르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배가 부르면 노래가 절로 나온다. 이때 나오는 소리가 바로 그 유명한 "판소리"다. 판소리는 서편제 동편제 중고제 등으로 나누어진.. 2023. 8. 20.
옹정역 엘레지 책가방 옆에 끼고 모자를 벗어 손에 쥔 채 친구와 나는 뒤를 쫒아오는 아저씨를 피해 논을 가로질러 뛰고 또 뛰었다 얼마를 달렸을까? 한참을 달리다 뒤를 돌아보니 친구 한 놈이 보이지 않았다. 아뿔싸, 친구가 그만 아저씨에게 잡히고 말았다. 호되게 따귀를 맞고 있는 친구를 바라보며 잡히지 않은 우리들은 서로를 바라 본 채 가쁜 숨을 고르며 희희낙락 웃어댔다 위 그림은 고등학교 시절 역무원 아저씨를 피해 도둑기차를 탔던 풍경이다. 그 시절. 학교를 마치면 남원역으로 향했다. 남원역 광장에는 철마다 아름다운 꽃들로 단장이 되어 있었지만 우리는 이 광장을 피해 다녔다 도둑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반대쪽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플랫폼으로부터 멀지않은 주변은 경계 목으로 측백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데 군데군데 철.. 2016. 9. 20.
오정포 소싯적 어느 날! 형님이 곗돈을 타서 괘종시계를 사왔다 괘종시계를 사온 그 날을 나는 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시계를 벽에 걸어놓고 형님이 밥 주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는데. 손잡이를 잡고 빙빙 돌리던 형님이 잠시 멈추었다. 밥을 많이 먹으면 개가 *자귀가 나듯이 시계도 밥을 너무 많이 주면 고장이 난다고 형님은 여러차례 강조를 했다 재깍거리며 시간마다 울리는 괘종소리가 어찌나 신기하던지. 한참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세월 탓인지 태엽이 그만 망가지고 말았다 괘종시계가 사라지고 난 후. 밥을 먹던 시계가 이제는 약(건전지)을 먹는 시계로 변했다. 밥보다 약이 더 좋아서였을까! 요즘은 밥을 주는 시계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지금이야 시계가 흔해빠진 세상이지만 내가 소싯적에는 시간을 알려주는 것은 유일하게 *오.. 2014. 8. 15.
옹정 팔경(甕井 八景) 옹정 팔경(甕井 八景) ● (제1경) 독우울의 달밤 독우물은 옹정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전라도 말로 돌을 독이라 부르기도 하고 도가지를 독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우리 독우물은 이처럼 독에서 물이나온다고 해서 독우물이라고 부른다 지금의 옹정이라는 이름은 독우물을 한문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옹기옹(甕)에 우물정(井)을 써넣어 甕井(옹정)이라 부르고 있다 독우물은 물이 맑고 시원하며 제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끊이지 않는다 이 샘물은 옹정의 서당고샅에 자리 잡고 있는데 삼면(三面)이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아래가 둥그렇게 오목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런 지형 때문에 여기에 뜬 달은 신기하고 오묘하기가 이루 말 할 수 없다 삼면에 에워싸인 달은 금방이라도 떨어져 내릴 듯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두 손을 펼쳐.. 2012. 2. 17.
아 ! 성건네 내 고향에는 *요천수라고 부르는 강이 있다. 지리산에서 내려오는 물과 장수군 번암면에서 내려오는 물이 합쳐지며 강을 이루는데 이 강을 우리 마을에서는 "성건네"라고 불렀다. 한강의 상류인 춘천에 남이섬이 있고 서울에 밤섬이 있다면 우리 마을 앞 요천수에는 "성건네" 라는 섬이 있었다. 다리가 없던 그 시절. 이 섬을 건너가야 뚝 건너쪽 송동에 있는 논밭을 갈 수 있었기에 마을사람들은 이 섬을 건넌다고 해서 "섬건너" 라고 불렀다. "섬건너"는 세월이 흐르면서 "성건네"로 변했는데....... "성건네"에는 군데군데 밭이 있었고 뽐뿌라 나무 라 불리었던 포플러 나무가 여기저기 아름다운 경치를 더해주었다 초등학교 입학 전 까지만 해도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서 천막을 치고 천렵을 즐겼던 기억이 새롭다. 이 섬 .. 2011. 8. 15.
추억의 금지극장 1970년대 초반. 면 소재지이자 내 고향인 우리 마을 옹정에는 한 때 극장이 있었다. 혹여! 의심이 많은 분들은 이렇게 물어올 지도 모른다. 촌에 어떻게 극장이 있을 수 있느냐고? 산업화 물결이 일어나기 전 197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 마을은 313가구에 인구수가 1,766명 이나 되었다. 요즘 4인 가구를 기준으로 계산해도 무려 440가구가 될 만큼 마을이 엄청나게 큰 규모였다. 덕분에 나는 그 시절 영화배우 이름들을 많이 기억하고 있다. 장동휘. 독고성. 이대엽. 박노식.허장강 박암. 김승호 그리고 윤정희. 김지미, 꼬마신랑 김정훈 등등……. 부잣집 아들도 아니고 맨날 영화만 보았을리 없지만 그 시절 배우를 이렇게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극장의 존재가 나에게는 컷다는 뜻이다 가진 돈은 없고.. 2011. 7. 24.
고향집 부엌의 풍경 맞벌이 부부에게 아침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와이프가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아이들을 깨우고 청소기를 돌린다. 식사를 끝내고 나면 설거지는 늘 내 몫이다 맞벌이를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설거지……. 설거지를 하는 사이 와이프는 화장대 앞에서찍고 바르고 오만가지 단장을 한다. 오늘 아침! 갑자기 여러 군데 송금할 일이 있어서 모처럼 딸아이에게 설거지를 부탁했다 미래야! 아빠가 바빠서 그러는데 설거지 좀 해줘 "설거지 끝나면 살강에 올려놓고......." 그때 딸내미가 "살강"이 뭐냐고 물어왔다 "살강"이라는 말이 딸내미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들렸던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아이들은 시골집 부엌에 있는 살림도구들을 모르고 지내는 것이 참 많다 우리 마을에서는 부엌을 정게라고 불렀다... 2010. 11. 2.
추억의 콩쿨대회 추석 전 날. 마을앞 공터에 간이무대가 설치 되었다 악단들이 서로의 악기를 연습하며 요란한 소리가 시작되면 많을 사람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행사를 기다렸다. 그 사이 아~ 아~ 마이크 실험 중~ 잘 들립니까? 무대를 이끌어갈 사회자가 마이크 음성을 테스트했다 키는 작았지만 이 형님의 구수한 입담이 콩쿨대회를 더 빛나게 했다 세월이 지났으니 아마 이 형님도 꽤나 연세가 드셨으리라 키는 작았지만 입담이 좋았고 무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파워가 있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른 지금 이 형님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성조차 떠오르지 않는데 이름이야 기억이 나겠냐마는……. 여하튼 그 시절 오늘날의 뽀빠이 이상용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무대 옆에는 시상품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흑백텔레비젼.. 2010. 11. 2.
그리운 내 고향 옹정리 남원시 금지면 옹정리는 내가 태어난 고향이다 마을이 얼마나 좋은지 국어사전에도 나오는 마을이다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옹정"을 찾아보면 "독우물"이라고 나온다 내가 태어난 고향 옹정리에는 "독우물"이 있다 마을유래가 된 이 "독우물"을 일제강점기에 행정편의를 위한답시고 한문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도가지 옹" 또는 "항아리 옹"이라고 부르는 "옹" 자에 "우물정자"를 넣어 옹정(甕井)이라고 부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에 옹정리라는 명칭을 쓰는 마을이 여럿 있다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 옹정리 가 그렇고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옹정리 가 그렇다 '옹정리'라는 마을 이름도 각기 사연이 있고 우물의 생김새도 다 다르겠지만 특히 내 고향 옹정리의 독우물은 생김새가 남다르다 독이라는 말은 원래 여러가지 뜻을 갖고 .. 2010.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