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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이야기꽃

인생열차(人生列車)

by 소담* 2020. 12. 25.

세상이 어지럽다.

코로나에 쫓기고 한파에 쫓기고

거리를 나서면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려운 요즘.

쉴 새 없이 날아오는 안전 안내문자까지 사람 맘을 쫓기게 한다.

 

3일 연휴가 시작되는 성탄절 오후.

 

코로나로 인해 갈 데도 없고 모처럼 컴퓨터 앞에 앉아 노래를

찾던 중 우연히 인생열차라는 노래를 만났다.

 

노래도 노래지만 무엇보다도 가사가 좋아서 여기에 실어본다.

 

(인생열차)   #작사: 윤태지   #작곡: 박현진    #노래: 나태주

 

 

(1)

 

인생이란 열차는 멈출 수가 없는 열차
앞으로만 달려가는 열차
기쁠 때도 달리고 슬플 때도 달리고
힘들 때도 앞으로만 가는 열차

 

-------후렴-------

 

태어나면 타는 열차 얄미운 열차
쉬지 않고 달리는 열차
중간에 내리고 싶어도 내 마음대로
내 마음대로 못 내리는 열차
한 번뿐인 내 인생
두 번도 세 번도 없는 인생
브레이크 없는 열차를 타고
오늘이란 역에서 내일이란 역으로
쉬지 않고 달려가는 인생 열차

 

(2)

 

인생이란 열차는 앞으로만 가는 열차
거꾸로는 못 가는 열차
너와 나의 종착역은 서로서로 다르지
짧은 역도 있고 긴 역도 있지

 

-------후렴 위와 동문-------

 

 

노래가사를 풀이해 보면.......

 

인생열차는 누구나 태어나면 타야하는데 거꾸로는 가지 못하고

무조건 앞으로만 달려간다.

브레이크가 없어서 중간에 내리고 싶어도 내릴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차가 멈추었다면 그 곳은 곧 종착역이고

그때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종착역은 인생마다 달라서 짧은 역도 있고 긴 역도 있다. 

열차는 오늘도 쉼없이 오늘에서 내일로, 올 해에서 내 년으로

달리고 또 달린다.

 

가사를 다 보고나서 약간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작사가가 놓친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인생열차의 속도였다.

 

인생열차의 속도는 남녀노소, 빈부를 떠나 모두 공평하게 달려간다.

하지만 실제 느끼는 체감 속도는 다르다.

일기예보를 보면 기상캐스터들이 영하의 날씨를 예보 할 때

뒤에 꼭 하는 말중에 '체감온도' 라는 말이 있다.

인생열차도 마찬가지로 '체감속도'라는 것이 있다.

인생열차의 '체감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고 한다.

그래서 인생열차는 갈아타지 않아도 일 년에 한 번씩 1km

자동으로 속도가 빨라진다.

 

우리들의 인생열차는 종착역이 어디쯤일까! (사진출처 : 미국 구글)

 

그렇다면 현재 내 인생열차 속도는 얼마일까.

59km로 달리고 있는 내 인생열차가 일 주 일 후

그러니까 다음 달 2021년에는 60km로 속도가 변경이 된다.

 

글을 쓰다말고 잠시 망설여졌다.

 

내 나이가 벌써 예순이라니, 세월 참 빠르다.

 

나이를 어디로 먹었을까.

 

궁금한 나머지 거울 앞에 섰다.

달포동안 염색을 안했더니 귀 양옆으로 볼품없게 자란

흰머리가 자꾸 눈에 띄는데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아무래도

나이는 흰머리가 먹은 것이 분명했다.

 

누군가가 나에게 나이를 어디로 먹었느냐고 물어온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흰머리가 다 먹었소라고 외치고 싶다.

 

사흘이나 쉬는데 이 참에 염색이나 해야지!

 

안방에서 텔레비전에 푹 빠져 있는 와이프에게 살며시 다가가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염색 좀 해 줄 수 있느냐고. 

그 순간 휘둥그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와이프가

지금이 딱 보기 좋다고 손사래를 치는데.......

 

아마도 좋아하는 드라마 때문에 염색을 해 주기 싫어서 

핑계대는 것이 아닌가 싶은 마음에 잠시 꿍하고 있던 그때

때마침 밖에 나갔던 딸이 집으로 돌아왔다.

 

반가워서 급히 딸을 불러 아빠 염색을 해야 되겠지? 라고

묻는데 이상하게도 와이프와 판에 박은 듯 똑같은 얘기를 했다.

 

아빠 지금이 딱 보기 좋아요

 

지금이 딱 보기 좋다는데 염색을 해 달라고 우길 수도 없고.......

 

살며시 다시 거울 앞에 다가가서

무심코 나를 바라보는데

 

헉! 이게 누구십니까.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내 눈을 의심해보고
보고 또 보아도
딱 봐도 (나야)
오 마이 (나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가사처럼 내 눈을 의심해 보고

또 보아도 분명히 나였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귀 옆으로 살짝 드러난 흰머리와 얼굴이

조화롭게 잘 어우러져  중후하고 세련된 매력을 물씬 풍기는데

내가 나를 봐도 흡사 배우 아랑드롱 보다도 신성일 보다도

훨씬 더 멋져 보였다.

 

뒤늦게 알았지만 아까 보았을 때는 흰머리만 보였는데 

막상 와이프와 딸이 ‘지금이 딱 보기 좋다말에

눈을 크게 뜨고 보니  내 얼굴이 이렇게 멋질 줄이야!

 

이쯤에서 어떤 분들이 이렇게 물어 올지도 모른다.

 

그렇게 멋진 모습이라면 사진을 찍어서 블로그에 한 번 올려 보라고.......

 

그래서 사실은 나도 블로그에 올려 보려고 급히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가 얼굴을 가려버렸다.

이런 모습을 올린다면 현상금이 걸린 수배자처럼 오인 받을까봐

부득이 하게 사진을 올리지 않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래도 짓궂은 누군가가 끈질기게 독촉을 할지도 모른다.

코로나가 지나가고 나면 꼭 다시 올려 달라고.......

 

분명히 얘기 하지만 나 역시 올려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장담은 하지 못하겠다. 인생열차는 지금도 달리고 있는데

그때의 내 모습이 지금처럼 멋지게 보일지는

나 자신도 확신 할 수 없기 때문에.(ㅎㅎㅎ)

 

요즘 코로나로 힘들어 하는 분들을 위해서 잠시 웃자고 해 본 소리다.

 

그러나 저러나 세월 참 빠르다

 

내 나이가 벌써 예순이라니.......

 

애고! “세월이야기만 나오면 늘 빠지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마음은 엊그저께 군대에서 제대 한 것 같은데.........

 

그러나 어이하랴!

 

우리는 지금 어차피 인생열차를 타고 간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인데 아무리 앞만 보고 달리는

인생열차라고만 하지만 때로는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도

차창밖에 스쳐가는 풍경도 충분히 즐기면서 가시라!

 

인생열차가 뭐 별 것 있는가! 이왕 타고 가는 열차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호숩게 타고 가면 그 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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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숩다 : 1.자동차나 놀이기구 등을 탈 때 몸이 쏠리거나 흔들거려 신나고 짜릿하다.

2. 그네등을 탈때 흔들어 재밌는 상태를 일컫는다.        

 

 

마음은 엊그제 군대에서 제대 한 것 같은데.......(7사단신병교육대에서 조교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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