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아침!
오랜만에 두 아이들이 집안에 머물러 있다.
때마침 청소를 마친 와이프가 나를 부르는데.
미래 아빠!
오늘 모처럼 얘들이 집에 있는데 이런 날!
우리 외식 한 번 하면 어때요?
나야 좋지!
좋다는 내 말에 아이들이 물었다.
아빠 뭐 드실 거예요!
글쎄! 나는 아귀찜이 먹고 싶네.
그 순간 두 아이들의 입이 뾰루퉁해졌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있는 그때.
아들이 삼겹살을 외치자
뒤질세라 딸이 큰 소리로 외쳤다
아빠! 삼겹살은 자주 먹었으니까
오늘은 소고기 먹어요.
이때 가만히 듣고 있던 와이프도 한 마디 거들었다
얘들아!
육 고기는 자주 먹으니까 오늘은 횟집으로 가자.
어쩌면!
식구 넷이 이렇게 다 다를 수 있다는 말인가!
내가 생각해도 참 우습다.
무얼 먹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그때 딸이 나를 불렀다
아빠! 우리 뺑뺑이 돌려요
뺑뺑이? 그게 무슨 말이야!
스마트 폰에 뺑뺑이가 있거든요
스마트 폰을 꺼내들고 무언가를 열심히 입력하고 있는
딸 앞으로 다가갔다.
폰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참 신기했다
폰 안에 둥그런 뺑뺑이가 그려져 있고
그 안을 사등분해서 딸이 글을 입력하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아귀찜. 아들이 좋아하는 삼겹살
와이프가 좋아하는 횟집. 딸이 좋아하는 소고기 집
이제 손을 터치해서 화살 침을 돌리면 되는데.
이렇게 준비를 마친 우리는 네 곳 중에 화살이
멈추는 집으로 가자고 모두 흔쾌히 약속을 했다.
예쁜 딸!
오늘은 네가 주인공이다. 네가 돌려보렴.
내 말이 끝나자마자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듯
딸이 뺑뺑이 화살 침을 획 돌리는데........
한참을 돌던 화살 침이 드디어 멈추었다
짠!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화살 침이 그만 횟집에서 머물렀다
아! 어쩌란 말인가!
하필이면 횟집이라니.
그 순간 나는 어안이 벙벙했건만 와이프는 자기가 원했던
횟집으로 결정이 되자 마치 싸움에서 이기고 돌아온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하게 진두지휘를 하는데.......
얘들아!
이왕 가는 횟집 멋지고 근사한데로 가자!
우리는 그렇게 횟집으로 향했다.
횟집에 도착한 그 순간!
자리에 앉자마자 와이프가 네 개의 잔에 스스로 소주를
따르더니 느닷없이 큰 소리로 건배를 외쳤다.
우리 가족을 위하여!
건배를 하고나니 조금 전에 각자가 원했던 음식은
어디로 갔는지 횟집에 웃음이 가득 넘쳐났다.
"삶"은 하늘이 주신 것이고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행복이 뭐 별게 있는가!
오늘 같은 날이 행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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