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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웃음꽃

나이도 가꾸기 나름이다!

by 소담* 2023. 11. 17.

 

거울 앞에 섰다.

 

두 달이 넘게 염색도 파마도 멈춰 버린 지금.

 

물끄러미 거울을 보니 거울 속에 예순 둘의 내 모습이

적나라하게 펼쳐졌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긴 한 숨이 절로 나오는데.......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밖을 나서기로 했다.

옷가지를 챙겨입고 현관문으로 다가가는 그때

주방에서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쪽 쪽 쪽 

 

요란한 소리에 주방을 쳐다보니 와이프가 빨간색의

작은 비닐 한 포를 입에 물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무얼 저리 맛있게 먹을까!

 

궁금한 나머지 가까이 다가가는 그 순간 

  

흠칫 놀란 표정을 짓던 와이프가 불쑥 말을 건네왔다.  

 

뭘 봐요!  자기는 이런 것 싫어하잖아.

 

손에 든 물건을 보니 요즘 홈쇼핑 광고에 나오는

홍삼 진액이 아닌가.

 

이 사람! 또 건강보조식품 샀구먼.

애고. 돈 쌨다 돈 쌨어!

쓸데없는 것이나 사고.

 

 

왜 그래요!  내가 이런 거라도 먹으니까 건강해서

회사에 돈도 벌로 다니고 하는데 쓸 때 없다고요!

 

내가 보든 말든 와이프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쪽쪽 빨고 있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순진하던지....... 

 

그 순간.

나는 그만 갑자기 말문이 막혀버렸다.

 

아무 말 없이 와이프를 바라보고 있는 그때

나의 이런 모습이 의아했는지 와이프가 씩 웃으며

하는 말이 재밌다.

 

‘그 봐 아무 말도 못하는 것을 보니 내가 옳은 소리 했나보네

 

이 사람아! 그게 아니고

갑자기 자네가 귀여워서 할 말을 잃었을 뿐이야.

 

애고! 할 소리가 없으니까 엉뚱한 소릴 하네!

 

제발 쓸데없는 거나 샀다고 하지 말고

쓸데없는 소리나 하지 마세요!

 

그때 딸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티격태격하는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다 들었는지

뒤늦게 딸이 자기 방에서 나왔다.

 

아빠!

아빠도 같이 드시면 되잖아요.

 

딸이 방안에서 나오자 마치 원군을 만난 듯

와이프가 급히 주방으로 가더니 숨겨 놓았던 홍삼진액을

버젓이 박스채로 들고 나타났다.

 

미래야! 우리 같이 먹자

 

박스를 받아든 딸이 좋다고 입이 귀에 걸렸다.

 

이 사람아!

두 사람만 먹을 거야. 나도 하나 줘보게.

 

그 순간 와이프가 흥 코웃음을 쳤다.

 

이것 쓸데없는 건데 뭐 하러 먹어요.’

 

절대 안 줄 것처럼 손사래를 치던 와이프가

잠시 후 못이기는 척 살며시 한 포를 건네주는데.

마셔보니 홍삼 양이 적어도 너무 적었다 

 

*에계! 양이 이렇게 적은데 효과가 있겠나!

 

투덜거리는 내 말이 우스운 듯 와이프가 씩 웃더니 하는 말.

  

환자가 약을 먹을 때 이 약을 먹으면 낫겠지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약발이 받듯이 건강 보조식품도 먹을 때

효과가 있겠지해야 몸에서 좋은 반응을 보인다고.......

 

제법 그럴 듯한 얘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내일 부터는 나도 같이 마셔야겠네!

 

그때 와이프가 눈을 살짝 흘기더니 한 마디를 툭 던지는데.

 

흥! 몸에 좋은 것은 알아가지고........(ㅎㅎㅎ)

 

와이프는 나보다 네 살이 작다. 그렇지만

걷고 뛰고 운동을 하고 찍고 바르고 분단장을 하고

여기에 건강 보조식품까지 챙겨 먹어서 인지

나보다 열 살이나 적게 보일 만큼 꾀 젊어 보인다.

 

이 말을 거꾸로 하면

내가 그만큼 더 나이 들었다는 반증이기도 한데.......

 

와이프의 말에 따르면 나이도 가꾸기 나름이라고 한다.

 

염색도 파마도 규칙적으로 해야 하고 건강도 건강할 때 챙겨야 한다고.

 

그래서 하는 얘긴데 와이프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운동도 시작하고 내일 당장 미용실에 들러서

염색도 하고 파마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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