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들의 밀어/일터의 휴식

인간이 사람 되던 날.

by 소담* 2017. 6. 26.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사람들과의 만남은 매우 소중한 일이다.

소중한 일인 만큼 우리네 살아가는 세상살이가

늘 좋은 만남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행하게도 조물주는 인간에게 이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잘 된 만남이 있는가 하면 잘 못된 만남이 있고 만날 때 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거꾸로 보기 싫은 인간도 있게 마련인데.

 

이렇듯이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좋든 싫든 간에 어쩔 수 없이 만나야 될

필연적인 만남이 우리 주위에는 많다

 

좋은 만남이야 두말 할 필요도 없지만 보기 싫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것은

서로를 곤혹스럽게 하는데 하물며 이것이 같은 직장에서 몸담고 있는 동료라면

이들을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그야말로 팔자소관이려니 하고

살아야 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주위에서 흔히 하는 말로 피 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고 하는데.

누가 지어낸 말인지는 몰라도 내 경험으로는 순전히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보기 싫은 인간을 앞에 두고 피할 수 없으면 같이 즐겨 라니!

내가 무슨 신도 아니고 어떻게 싫은 인간과 즐겁게 지낼 수 있겠는가.

 

사람과 인간!

 

언뜻 같은 말인 것 같지만 그 쓰임새는 전혀 다르다.

그렇다면 국어사전에서는 사람과 인간을 어떻게 구별 해 놓았을까.

 

사람과 인간의 공통적인 점은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이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이런 공통적인 뜻과는 달리 우리 주변에는 서로 상반되게 쓰는 경우가 많다

 

사람 : 일정한 자격이나 품격 등을 갖춘 이.

인간 : 사람의 모습은 하고 있되 사람답지 못하다는 뜻으로특정한 사람을 멸시하여 이르는 말

 

이와 같이 사람과 인간은 같은 뜻을 갖고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그 쓰임새가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우리 회사에는 인간이 하나 살고 있다.

 

한 달 전. 회사에서 승진 인사가 있었다.

그 동안 평사원으로 있던 직원 한 분이 입사 3년 만에 처음으로 주임이라는 직책을

갖게 되었다. 동시에 그 동안 주임을 달고 있던 직원은 계장으로 승진이 되었는데.

 

요즘 승진을 한 계장의 태도가 많은 직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계장이 주임을 호출 할 때 직책대신

호동아! 호동! 이렇게 늘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데 이를 지켜보는

직원들은 이런 계장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동안 계장이라는 이 인간은 애당초부터 주임이 평사원으로

있을 때부터 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괜히 자기가 강하다는 걸 과시라도 하려는 건지 사소한 일에도 욕을 입에

달고 살고 호출을 할 때는 라는 존칭도 없이 이름으로 부르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주임은 키도 크고 허우대도 크건만 우락부락한 생김새와는 달리 성질도 온순하고 

예의가 바르고 수더분한 사람이다

우리 말에 ‘약한 놈이 더 약한 놈을 때린다.’는 말이 있다

덩치만 컸지 마음이 여린 주임을 이용해서 자기가 강한 척 애를 쓰는 계장의 이런 모습을

지켜 볼 때마다 왠지 그가 측은하기까지 여겨졌는데.......

 

 

 

승진이 있고 난 며칠 후 회식자리가 주어졌다

모처럼의 회식이어서 인지 한 참 동안 잘 어우러지던 술자리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지더니 이내 싸움이 벌어졌다

제 버릇 개 못준다더니 계장이 술자리에서도 주임을 향해 호동아! 호동! 부르는데

이 꼴을 보기 싫었던 옆에 있던 형님이 계장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계장님!

강 호동씨도 이제 주임으로 승진을 했는데 부를 때 제발 ‘강 주임으로 부르시이소!

주임이라는 어엿한 직책이 있는데 호동아! 호동아! 이게 뭡니까!

동네 개 이름도 아니고 원.

그 순간 계장이 눈을 부라리더니

 

! 본인도 아무 말 않는데 네까짓 게 뭔데 나한데 이래라 저래라 하는데.

 

네까짓 게 라니! 계장 달더니 눈에 보이는 게 없나

 

마침내 두 사람의 언성이 높아지더니 결국 멱살까지 잡고 싸움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때 저쪽에서 이를 지켜보던 부장이 황급히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싸움에 사연을 알고 난 부장이마침내 계장을 향해 큰소리를 치는데.

 

이 봐요! 박 계장!

내가 당신을 부를 때 이름으로 부르면 좋겠어요!

역지사지라고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봐요

내가 명수야! 명수! 이렇게 부르면 좋겠어요!

입이 있으면 말 좀 해봐요!

 

계급이 깡패라고 했던가!

나이로 보나 직책으로 보나 자기보다 상사인 부장이

큰소리를 치자 계장은 아무 말도 없이 금세 수그러들었다.

 

잠시 후 부장이 직원들을 향해 부탁을 해 왔다.

오늘 있었던 일은 절대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출근을 해서 보니 게시판에 이상스런 공지 사항이 붙어 있었다.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 까지 회식을 중단한다고.......

 

회식이 끝나고 부장의 간절한 부탁도 있었건만 아무래도 누군가에 의해

식당에서 싸웠던 일들이 오너의 귀에 들어간 모양이다

공지사항을 본 많은 직원들이 계장 한 사람 때문에 직원들만 애꿎게

되었다고 여기저기서 불만이 가득했다

 

그일이 있고 난 며 칠 후.

한 참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그때 누군가가 강 주임을 부르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직원들은 저마다 귀를 의심하며 귀를 쫑긋 세우는데.

 

강 주임! 강 주임!

강 주임을 부르는 사람은 다름이 아닌 계장이었다.

 

그 순간 많은 직원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표정을 짓는데.

그 사이 직원들의 눈이 모두 강 주임에게로 쏠렸다

강 주임은 믿기지 않는 듯 우리들을 바라보며 씩 웃더니

'예' 하고 큰소리로 대답을 하는데

이를 지켜보던 직원들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 번졌다.

마침내 계장이라는 인간이 사람이 된 순간 이었다.

세상에 나쁜 사람 없다더니 요즘 들어 계장이 많이 달라졌다

두 사람은 예전 같지 않게 신경전도 많이 줄어들었고 웃음도 많아졌다

 

금요일 오후 퇴근 시간이 다 될 무렵

사장님이 현장을 둘러 보기위해 우리 부서를 찾았다

때마침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완성된 제품을 박스에 담아내며 사이좋게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는

계장과 주임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사장님의 얼굴에 희색이 완연했다.

 

한 달 후.

오늘은 월요일. 한 주가 시작되는 첫날이다

상큼 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회사에 도착했다

평소처럼 지문을 찍기 위해 인식기 앞으로 다가서는데

게시판에 커다란 공지사항 하나가 떡하니 눈에 들어왔다.

 

다가오는 금요일  6시에 회식이 있다고.......

 

월요일 아침이면 으레 무겁던 휴게실 분위기가 불금 날 회식이 있다는

말 때문인지 오늘은 여기저기서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꽃삽을 들고"의 실린 모든 글은 "이용허락표시(ccl)"가 걸려 있습니다.

 

다음 블로그 "꽃삽을 들고"의 실린 모든 글은 끝머리 오른쪽 하단에

위와 같은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이 표식은 이용허락표시(ccl)가 담겨있으니 주의 하라는 내용입니다.

제 블로그의 CCL은 몇 가지 이용방법 및 조건을 부가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원래의 저작자를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 상업적 이용을 절대 하지마라는 것이며

세 번째 절대 글을 변경하지 마라는 내용입니다

"다음" 블로그 "꽃삽을 들고"의 실린 모든 글은 위와 같이 "이용허락표시(ccl)"가

걸려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일부사진 제외)

이와 같은 일이 지켜지지 않으면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 꽃들의 밀어 > 일터의 휴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뺀질이와 살살이  (0) 2018.10.05
가재는 게 편이라고 (?)  (0) 2016.03.11
껍데기는 가라!  (0) 2015.11.20
홍일점( 紅一點)이 살아 남는 법  (0) 2015.03.21
내 것이 아까우면!  (0) 2015.01.1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