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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들의 향연 /둘레길 풍경

대청천에서 만난 여름

by 소담* 2017. 7. 1.

일요일 아침!

 

더위를 피하기 위해 와이프와 함께

일찌감치 대청천 산책길에 나섰다.

 

여름은 지금  어디쯤 지나가고 있을까!

 

집을 나서면 머지않은 곳에 대청천이 나타난다.

 

실개천의 징검다리를 건너서 대청천 도청골까지는

왕복 약 한 시간 삼십분이 소요되는데 역시 천변의 풍경답게

가는 길마다 여름을 알려주는 꽃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실개천의 징검다리가 멋스럽다. 바닥에는 일급수답게 다슬기가 살고 있다

 

 

징검다리를 건너니 활짝 핀 원추리꽃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얼마를 걸었을까!

한참을 걷다보니 이번에는 나리꽃이 나타났다.

내 고향집 장독대 뒤에는 조그만 화단이 하나 있는데

해마다 이 맘때 쯤 나리꽃이 활짝 피었다.

욕심 같아서는 나리꽃 위에 호랑나비 한 마리가

살짝 앉아주었으면 사진 속 풍경이 훨씬 좋았으련만.......

 

 

달맞이꽃이 수줍은 듯 미소를 안겨주고 있다

언제부터 인지 달맞이꽃을 보면 군대 시절이 먼저 떠오른다.

새벽녘에 작전이 떨어져 진지에 투입 되었던 그 날. 

새벽 안개속에 이슬을 머금은 노란 달맞이 꽃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북한의 대남방송이 쩌렁쩌렁 울려오는 긴장된 속에서도

달맞이 꽃은 아무것도 모르는 듯 그저 평화스럽기 그지 없었다.

 

 

여귀 꽃을 보니 고향의 요천수가 떠올랐다

요천수에 요천(蓼川)이라는 지명은 여뀌 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인데 여기에 쓰인 "요"자가 바로 한문으로 "여뀌요(蓼)"다.

요천수는 남원의 젖줄로 광한루 앞에 흐르는 강의 이름이다.

여뀌는 역시 가까이 다가가서 보아야 제멋이다.

 

 

붉은 크로바꽃이다.

원래는 외래종인데 원목을 수입 할 때 나무에 씨앗이 붙어 들어와서 전국으로 퍼졌다고 한다.

 

 

대청천 텃밭에서 만난 참깨꽃!

대롱처럼 생긴 하얀꽃이 토실토실 살이 찐 듯 풍성하다.

 

참깨를 보니 갑자기 어머님 생각이 떠올랐다.

 

참깨는 열매가 벌어지기 전 노랄 때 수확을 한다.

낫으로 베어온 참깨는 단을 만들어 짚으로 묶어서 말리는데

마당이 좁을 때는 담벼락 위에서도 말렸다

담벼락에 말릴 때는 묶었던 부분을 엇갈리게 해서 담 위에 걸쳤다.

 

해가 질 무렵이면 깨를 털기 위해 담에서 내려야 했다. 

키가 작았던 나는 어머님을 돕겠다고 폴짝 뛰어서 단을 내렸는데 

그때 충격으로 인해 그만 깨가 우수수 땅바닥으로 쏟아져 내리고 말았다.

때마침 저 멀리 마당에서 나를  지켜보시던 어머님이 부리나케 쫒아 오셨는데.

 

아가!

아까운 깨가 땅에 다 떨어지겠다.

내가 할 테니까 가서 친구들 하고 놀아라.

 

그 시절 어머님 생각에 멍하니 참깨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어디선가 어머님이 나를 향해 금세라도 뛰어 올 것만 같았다.

 

 

개망초 꽃이 흐드러 지게 피었다

개망초가 별 볼일 없는 꽃인 줄 알았는데 무리지어 핀 꽃을 보니 제법 아름답게 느껴졌다.

 

 

"계요등"이라는 특이한 꽃을 만났다

꽃이 예쁘긴 한데 무척 작다는 게 흠이다.

계요등 잎을 따서 손으로 비벼 보면 닭 오줌 같은 구린 냄새가 난다고 해서

"계요등"이라고 이름 지어졌다고.

꽃이 하도 예뻐서 결혼식때 신부의 부케로 잘 어울릴 것은 생각이 들었다.

 

 

도도한 모습으로 홀로 한껏 멋을 부리고 있는 익모초.

줄기 마디마디 사이에서 층층이 피어난 홍자색 꽃이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한방에서는 약재로 사용하고 있다고.

익모초는 여성 질환에 좋고 눈을 밝게 한다고 하여

익모(益母) 또는 익명(益明)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장유시내를 흐르는 대청천이다.

가뭄이라서 비록 수량은 적지만 흐르는 물줄기만큼은 시원하게 다가온다.

 

 

 

강아지 풀을 보니 어릴 적 누이와 장난을 치던 생각이 떠올랐다

여름방학이 되면 원두막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잠든 누이의 목덜미에 몰래 강아지 열매를 넣었는데

깜짝 놀란 누이가 벌레라도 넣은 듯 기겁을 하며 쫒아와서

내 등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원두막이 있는 밭머리에는 바래기풀이 무리지어 자랐다

누이는 씨앗이 달린 가지를 하나씩 구부려서 줄기에 모았는데

이것을 엮고 나면 마치 우산처럼 멋진 작품이 만들어 졌다.

그 시절 누이를 생각하며 우산을 만들어 보았는데

생김새가 누이가 만들어 준 것보다 형편없다.

그래도 얼추 그 모습을 닮아서 사진으로 실어 보았다.

 

 

달개비 꽃을 만났다

정식명칭은 "닭의장풀"이라고 하는데 닭장 주변에서 아주 잘 자랐다

어린잎은 살짝 데쳐서 무쳐 먹기도 한다고.

 

 

새파랗게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열매가 "까마중"이다.

가을 찬바람이 불면 열매가 까맣게 익는데.

열매를 따서 한 입에 가득 넣어주던 어머님의 손길이 무척 그리웠다.

 

 

"미국자리공"이라고 불리는 외래종의 식물이다.

전국 어디서나 쉽게 볼수 있는데 우리 마을에서는 "장록"이라 하여 뿌리를 약으로 사용했다

그 동안 독이 있어서 못 먹는 줄로 알고 있었는데 장모님을 통해서

식용이 가능한 식물이라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연한 잎을 채취해서 삶은 다음 물을 꼭 짜내고 갖은 양념을 해서 무치는데

그 맛이 제법 쏠쏠하다. 뿐만 아니라 잎이 커서 부침개로 부쳐 먹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전을 부쳐 먹었던 토종 맨드라미!

고향 집 뒤 텃밭에서 흔하게 자랐는데 요즘은 보기 힘들다

맛은 깻잎 전 보다 훨씬 부드럽고 향이 깊어서 더 맛이 있다.

 

 

우리마을에서 "피마자"라고 불렀던 아주까리!

잎을 따서 빨랫줄 위나 가로로 걸쳐놓은 긴 간짓대위에서 말렸다.

잘 말려진 아주까리 잎은 보름날 묵나물로는 최고의 음식이었다.

 

 

세 송이의 메꽃이 화려하게 피었다.

일명 나팔꽃이라고 부르는데 뿌리는 식용이 가능한 꽃이다

뿌리를 캐어서 보면 마치 쇠젓가락 굵기의 길다란 뿌리를 얻을 수 있는데

맛은 고구마와 비슷한 맛을 풍긴다.  참고로 고구마는 메꽃과에 속한다 

다만 파란 메꽃과 빨간 메꽃은 설사와 함께 복통을 일으킬 수 있어 식용이 불가하다.

 

 

동부콩이 자줏빛의 예쁜 꽃을 피웠다.

동부꽃을 보니 문득 소싯적 풍경이 떠올랐다.

삶은 콩을 소쿠리에 담아 마루에 놓고 누이들과 함께 빙 둘러 앉아  

알콩달콩 콩을 까먹던 그 시절 생각에 나도 모르게 씩 웃음이 절로 나왔다.

 

 

우리 마을에서는 "빠뿌쟁이"라고 불렀던 "질경이" 꽃이다.

전국 각지에서 자라는데 발에 밟혀도 잘 죽지 않을 만큼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다.

한방에서는 "차전자"라고 하는데 소변을 잘 통하게 하고 습을 밖으로 배출시킨다고 하여 약재로 이용하고 있다

질경이 풀잎은 날것으로 식용이 가능하다

어쩌다 친구들 하고 야외로 놀러 갈 때면 질경이 잎을 채취해서 삼겹살을 싸 먹기도 한다

잎이 작아서 직접 고기를 쌀 수 없지만 상추위에 곁들여서 먹으면 그 맛이 제법 구뜰하다.

무취해서 풀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데 흠이라면 잎 안에 있는 실줄기가 다소 질긴 것이 아쉽다.

 

 

 

모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전국이 가뭄이라고는 하나 이 곳 만큼은 물이 차고 넘쳤다

덕분에 모가 한창 새끼를 치고 있었는데.

장유 시내에 이런 논이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하다

밤에 이곳을 지날때면 개구리 울음소리가 꽤 요란해서

마치 시골에 있는 듯 마음이 평안해져 온다.

 

 

대청천의 마지막 지점 "도청골"이다.

처음 시작된 실개천의 징검다리에서 이 곳 도청골 까지는 왕복 한 시간 삼십분이 걸린다

 

 

도청골에서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난 인도교이다

다리위에는 쉬어 갈 수 있도록 군데군데 긴 의자가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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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서산으로 기우는 초저녁.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마침 두 아이들이 같이 가겠다고 앞장을 섰다.

어둠이 내리는 대청천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멀리 불모산에 땅거미가 지더니 대청천에 어둠이 내리고 있다.

 

 

물가에 가라앉은 불빛이 대청천의 야경을 한껏 치겨세워주는데.

 

 

우리 부부는 매일 밤 이 곳을 거닌다.

 

 

대청천이 아파트 숲 사이에 있다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도청골 가는 길에 만난 가로등이 정겹다.

 

다리에 놓인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두 쌍의 부부!

서로를 바라보며 정답게 담소를 나누고 있는 이들의 얘기를 살짝 엿듣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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