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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웃음꽃

딱따구리와 멍텅구리

by 소담* 2022. 12. 27.

오늘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오전 10시 휴식시간.

 

소담씨!

소담씨는 매일 이 시간에

도대체 누구에게 그렇게 카톡을 보냅니까?

 

한참 메시지를 누르고 있는데 직장 동료가 뜬금없이 말을 건네 왔다

 

'제 애인에게 보냅니다.'

 

애인에게 보낸다는 내말에 아저씨가 은근히 비아냥거리는데

 

'그 애인되는 사람은 참 좋기도 하겠네요?'

 

뭔가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는 그를 향해 오늘은 이쯤에서 진실을 털어 놓기로 했다

 

아저씨!

'아까 말한 그 애인은 제 와이프를 두고 한 말입니다' 라고 하자

그제야 동료가 멋 적은 듯 씩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이렇듯 나는 시간이 나면 매일같이 카톡을 보낸다.

이 글을 보면서 사람들은 매우 궁금해 할 것이다

날마다 와이프에게 어떤  내용을 보낼까?

내용은 늘 한결같다

 

점심 맛있게 들게나.

밥이 보약이니 많이 들게나.

 

뭐 대충 이런 글이다

어마어마한 내용도 아니고 평범한 말이지만 나는 이것이 습관화 되어있다

물론 위 글처럼 똑같은 내용만 보내면 받는 와이프도 식상할 터.

그래서 날씨에 따라 계절에 따라 앞에 다른 말을 붙여서 보내기도 한다

그렇지만 와이프는 나에게 메시지 한번 먼저 보내온 적이 없다

돌아오는 답도 열 번을 보내면 어쩌다 한두 번 온다.

답 내용도 아주 기가 막히다

 

힘들지! 점심 많이 들고 힘내게나. 파이팅

 

이렇게 글을 보내면 기껏해야 자기도하면서 딸랑 세자만 보내온다.

 

사실 나는 와이프의 이런 단답형 댓글이 달갑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늘 줄기차게 메시지를 보낸다.

내가 생각해도 참 대단하다

그런데 오늘 점심시간이 다 끝나갈 무렵!

와이프한테서 모처럼 아주 긴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

 

카톡의 메시지 내용은 이렇다.

 

 

! 이게 무슨 말이람?

긴 글이 온 것까지는 좋았는데 해괴망측한 글 앞에서 어리둥절했다.

 

나는 분명히 딱따구리인데 .......

 

얼토당토않은 시 한 수를 받고 

부랴부랴 반박의 답 시를 써내려갔다.

 

"앞산의 저 딱따구리는 좋겠네.

생 구멍을 뚫어도 가만히 대주는 참나무가 있으니!

"우리 집 저 멍텅구리는 안타깝네.

있는 구멍도 애를 태우니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생 구멍도 잘 뚫는 까막딱따구리 ㅎㅎㅎ(사진출처: 유튜브 캡처)

 

하루 일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식탁에 앉아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던 중

카톡의 메시지에 대한 사연을 물었다

 

싸모야! 오늘 보낸 메시지 무슨 뜻으로 보낸 거야?

 

씩 웃던 와이프가 사연을 말해주는데 자초지종은 이랬다.

 

동료 여직원들과 일요일 날 산행을 하는데 일행 중 한명이

친구로 부터 '딱따구리와 멍텅구리'란 카톡을  받았단다.

내용을 보니 재미도 있고 자기 서방님 하고 상황이 똑같아서

이 글을 그대로 복사해서 남편에게 보내 주었다고.......

그런데 남편이 아무런 반응도 없이  그냥 모른 척 하고 넘어가더란다.(ㅎㅎㅎ)

 

그래서 회사여직원들이 오늘 점심시간에 작당을 했단다.

 

자기 남편들에게 딱따구리와 멍텅구리란 내용을 똑같이 보내 보자고…….

어떤 반응이 올지 기다리고 있는 그때

유일하게 우리 와이프만 답장을 받았다고 한다.

 

여자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내 답장을 지켜보던 여직원들이 하는 말!

 

"언니 왜 그래!"

"아저씨가 적극적인가 본데 언니가 너무 비싸게 구는 거 아니야?"

 

이런 직원들을 향해 와이프가 이렇게 전해 주었다고.......!

 

"보채는 맛도 있어야 뜨겁지!"

"아무 때나 쉽게 할 수 있으면 그게 무슨 재미야?"

 

와이프가 해명을 하자 직원들끼리 한바탕 웃으며 난리가 났단다.

 

카톡 메시지 때문에 오늘 즐거운 정보 하나를 얻었다

 

그 동안 와이프가 나를 애태우며 비싸게 굴었던 것이 

보채는 맛을 즐기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오늘 고급 정보를 알았으니 내일부터는 와이프와의

잠자리(?)를 잠시 멀리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거꾸로 와이프가 나를 보채지 않을까!

 

그 날을 기다리며 와이프가 그랬던 것 처럼

나도 보채는 맛을 즐겨 봐야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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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따구리와 멍텅구리는 강원도 정선아리랑의 가사 중 일부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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