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 문디. 가시내야!
뭐하고 있다가 이제 처 전화 받노?
내가 니 한테 전화 한 번 할라믄
애가타서 내 명대로 못살겠데이!
전화 할 때 마다 듣기 싫은 이 노래
갈아 치우라고 내가 몇 번을 얘기 했노?
이 세상 백년도 못사는 세상을
천년이나 빌려갖고 엇다 써 묵을라고.
청승맞게 고것도 노래라고 들려주는데!
내가 니한테 전화를 자주 할라고 해도 마
이 청승맞은 노래 땜시 전화도 하기도 싫대이
당장 바꾸래이. 알 것제
그건 그렇고 내가 오늘 아침에 김치 담궜다
니것도 조금 했으니까 저녁에 가져가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 전화 끊어!
며칠 전 우연히 시내버스를 탈 기회가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앞좌석에 있는 50대 후반의 아주머니 한분이
누군가에게 열심히(?) 전화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표정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휴대폰을 들고 귀에 대었다가 떼었다가를 수십 번…….
자기 풀에 지쳤는지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씩씩거리는데
마침내 한참 후에 전화가 연결되었다?
화 내용을 가만히 들어보니 아줌마가 김치를 담구면서
동생 줄 것도 따로 더 담군 모양 이었다
문제는 전화를 할 때마다 동생이 컬러링으로 받아놓은 노래가
늘 귀에 거슬린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들려오는 노래가 많이 익숙한 노래였다
가수 박 모 씨가 부르는
“천년을 빌려준다면” 이라는 노래인데 가사를 옮겨보면 이렇다
당신을 사랑하고 정말 정말 사랑하고
그래도 모자라면 당신을 위해
무엇이든 다해주고 싶어
만약에 하늘이
하늘이 내게 천년을 빌려준다면
그 천년을 당신을 위해
사랑을 위해 아낌없이 모두 쓰겠소.
이 노래는 우리 장모님이 좋아 하고
나 또한 좋아하는 노래 중에 하나다
그런데 이 아줌마는 백년도 못사는 세상에 천년이나 빌려가지고
어디다 써 먹을 거냐고 아침부터 화를 내고 있는 것이다.
뚫린 귀라! 들려오는 소리에 나 역시 어쩔 수 없이 들었지만
아침부터 축 처진 노래를 듣다보니 그 순간만큼은
나도 아주머니를 이해 할 수가 있었다.
노래라는 게 불러서 좋고 들어서 좋은 건 데 부르는 거야 자기가
좋아서 부르는 거지만 듣는 것은 사람마다 다른 게 노래다
하물며 분위기에 따라 다른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어떤 노래를 선택하느냐는 본인들의 몫이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니 당신도 들어봐라~
아니면 너 심심한데 이 노래나 듣고 있어라~
이런 마음이라면 차라리 컬러링이 필요없다.
내 개인적으로는 이 컬러링이라는 게 잘 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어찌 보면 통신회사 배만 불려주는 일이 아닌지!
옛 말에 이런 말이 있다. “듣기 좋은 노래도 한두 번이다” 라고
이왕 컬러링으로 선택한 노래라면 밝은 노래나
마음이 차분해 지는 음악이면 어떨까.
낼 모레 면 추석이다
고향에 계신 어머님을 뵙기 위해
형님에게 미리 표를 예매해 달라고 전화를 드렸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전화는 받지 않고 노랫소리만 길게 이어지고 있다
가기 전에 떠나기 전에 하고 싶은 말 한마디를
유리창에 그려 보는 그 마음 안타까워라
(오매! 환장하겠네)
고향에 가시거든 잊지를 말고
한두 자 봄소식을 전해 주소서
(워째야쓰까이~~잉)
몸부림치는 몸을 뿌리치고
떠나가는 이별의 부산정거장 ~~~~~~~~~
(돌아 불것네)
"사돈 남 말 한다"는 말이 있다
추석에 형님을 만나면 당장 이 노래 갈아치우라고 해야겠다.
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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