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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이야기꽃

띠앗

by 소담* 2012. 4. 13.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딸 미래에게서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아빠! 우리 반 친구네 집에 어제 우편물이 왔는데요!

장유에 성폭행 범이 두 명이나 있대요.

오늘 수업이 아홉시에 끝나니까 수업 마칠 때 꼭 마중 나오세요!

 

성폭행범이라니? 걱정된 나머지 급하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래! 꼭 마중 나가마."

 

메시지를 보내고 난 후 갑자기 오너에게서 전화가 왔다

 

소담씨! 내일 주문 물품이 갑자기 20박스가 떠 있는데…….

“오늘 기계 풀가동해서 늦더라도 수량 다 마치고 갑시다.”

 

딸과의 약속을 지킬 수 가 없게 된 나는 와이프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일이 바빠서 퇴근이 늦어질 것 같으니 오늘은 당신이

내 대신 마중 좀 나가 줘야겠어! 라고 …….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하필이면 와이프도 오늘 특근을 한다고 했다.

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망설이던 그때 좋은 생각이 있다는 듯

와이프가 전해 오는 말. 

 

그냥 일 하세요!

 

아들이 다니는 영어학원이 딸이 다니는 학교 근처에 있어요.

 

올때 학원 차 타지 말고 기다렸다가 누나하고 같이 오라고 하면 되요!

 

중학교 2학년인 아들에게 딸을 부탁하기로 하고

 

와이프와 나는 예정대로 특근을 했다

 

드디어 일이 끝났다

 

집으로 돌아오니 두 아이는 시험기간이라서 공부를 하고 있고

 

와이프는 내일 아침에 먹을 반찬을 만드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아빠! 오늘 제가 누나 데리고 왔어요. 잘했죠?

 

물어 보지도 않았는데 우쭐거리는 아들녀석의 표정이 재밌다

자기가 마치 아빠 역할을 대신하기라도 한 듯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다.

 

이렇게 멋진 아들을 두고 어찌 그냥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미래야! 희망아! 너희 통닭 시켜줄까?

 

두 아이들 모두 약속이나 한 듯 한소리로 “좋지요”하며 낄낄거렸다.

통닭을 주문 해 놓고 잠시 옷을 갈아 입기 위해 안방에 들어 서는데

못보던 우편물 한 통이 눈에 들어왔다

 

급하게 뜯어보니 오전나절 딸 미래가 보낸  메시지 내용대로

에이포 용지 두 장에 성폭행범의 신상이 낱낱이 공개되어 있었다 

 

20대 초반과 40대 초반의 두 명.

누가 보면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사람 들인데 이렇게  못된 짓을 하다니.

딸자식을 가진 사람으로서 갑자기 마음이 두려웠다

아이들을 불러놓고 이들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특히 딸 미래는 이 사람들의 얼굴을 꼭 기억하겠다고 한참을 보는데

딸도 나도 걱정되기는 매 한가지였다.

 

 

마침내 통닭이 식탁위에 놓였다

 

미래야! 희망아!

 

오늘 너희들의 모습에서 띠앗이 깊어가는 것을 느꼈다

초등학교시절 둘이 엄청 싸우더니 이제는 싸우지도 않고 철이 들었나봐!

오늘처럼 누나는 동생을 보살펴 주고 동생은 누나를 지켜주며

늘 서로위하고 우애 있게 살기를 바란다.

요즘 신문에 나오는 S그룹 형제들을 보라.

아버지 유산상속을 놓고 티격태격 말싸움도 부족해서 법적소송까지 벌이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안타깝니!

남의 집안일로 왈가왈부 하고 싶지 않다마는 속된말로 띠앗머리 없는 집안을

보는 것 같아서 보기가 안 좋더구나!

아무쪼록 보살펴 주고 지켜주며 늘 우애 있게 살아야 돼.

너희들의 띠앗이 깊어질수록 엄마 아빠의 행복은 배가 된단다.

 

내말을 듣기나 하는 건지 딸과 아들은 그저 먹기에 바쁘다

 

오늘 자기가 누나를 데리고 왔다고 자랑하는 아들녀석

동안 철없는 아들인 줄만 알았는데 

오늘따라 아들의 두 어깨가 듬직하게 는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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