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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웃음꽃

작명(作名)과 개명(改名)

by 소담* 2017. 3. 18.

점심나절.

 

휴게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있는데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건장한 아저씨 한 분이 나를 불렀다

 

“안녕하세요!”

“혹시 홍영조씨 계신가요?”

 

“어떻게 오셨나요?”

“우리 회사에 홍 씨 성을 가진 분이 있기는 한데 이름이 다르네요!”

 

그러자 이 아저씨 하는 말

 

아!  그 친구가 이름을 “재희”로 바꾸어서…….

 

재희 라는 말에 의자를 권하고 급히 커피 한 잔을 뽑아왔다

 

재희씨와는 어떤 사이냐고 물었더니 동네 친구라는 그의 말에

 

아이고. 동네 친구라면 엄청 반갑겠네요!” 하고 말을 건너는데

생각과는 달리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때마침  점심 식사를 마친 재희씨가 돌아왔다

 

그런데 둘이 만나는 모양새가 아무리 봐도 뭔가 이상했다(?)

도저히 내가 곁에 있을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한 나는

살며시 자리를 피해 주었다

 

잠시 후!

 

두 사람의 고성이 한참동안 이어졌다

 

이윽고 일을 시작해야 할 한 시가 다가오자 비로소 그 친구는 떠났다.

 

좋은 이름 따로 있다.(사진출처: mbc "오늘의 아침" 화면 캡처)

 

이름 이야기가 나왔으니 잠시 쉬어가는 의미에서

여기 두 집안의 이름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자

 

어느 산골에 조 씨 성을 가진 분이 살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결혼을 한지 수 해가 지났건만 아기가 들어서지 않았다.

두 부부는 아이를 갖기 위해 산에 올라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했다

 

비나이다.비나이다.

 

지극정성이 하늘에 닿았는지 그러던 어느 날 산신령이 떡하니 나타났다.

 

“정성이 기특하도다.” “걱정을 말고 집에 돌아가거라!”

“모날 모시에 떡두꺼비 같은 아이를 낳을 것이니........”

 

아니나 다를까 산신령의 말대로 두 부부는 그 토록 원하던 아들을 갖게 되었다

 

문제는 이름을 지어야 하겠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귀하게 얻은 아이의 이름을

함부로 지을 수가 없었다. 부부는 다시 산에 올라 기도를 했다

 

드디어 산신령이 나타났다.

부부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아이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한참을 머물던 산신령님이 하는 말

 

"집에 돌아가거든 감나무 위에서 새가 한 마리가 울고 있을 것이니

그 새의 이름을 따서 짓거라"

 

부부가 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감나무 위에서 까치 한 마리가 울고 있었다.

 

왜 하필이면 “까치”가 울고 있었을까?

 

조 씨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이름을 “조까치” 라고 지을 수밖에 없었다.

 

또 한 사람의 이름을 들어보자

 

경북 성주군에 왕씨 성을 가진 부부가 결혼을 한지 수년이 흘렀건만

역시 아이를 가질 수가 없었다.

이들 부부는 검은 빛깔이 감도는 범상치 않는 연못이 있다는 말을 듣고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이 곳까지 매일 기도를 하러 다녔다.

 

비나이다.비나이다.

 

이들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 드디어

물속에서 하얀 수염을 흩날리며 물 신령이 나타났다

 

“걱정을 말고 집에 돌아가거라!”

“모날 모시에 떡두꺼비 같은 아이를 낳을 것이니........”

 

집으로 돌아 온 몇 달 후. 마침내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았다

 

이들 부부 역시 이름을 함부로 지을 수가 없어서 연못가에서

매일같이 기도를 했는데 덕분에 또 다시 물 신령이 떡하니 나타났다.

 

“이름을 짓겠다고! 허허허”

 

“그렇다면 내가 살고 있는 이 연못의 이름대로 짓거라”

 

연못의 이름을 알 수 없는 왕 씨 부부는

멀리 떨어져 있는 외딴집에 찾아가서 이름을 수소문 했다

 

이름을 물으니

 

이 연못의 이름이 검을 자() 에 못 지(池) 라고 했다

“자지”라는 이름에 왕 씨 성을 붙이니 그 이름이 “왕자지”가 되고 말았다고. 

 

경북 성주군 대가면에는 "왕자지"라는 곳이 있다.

 

왕자지의 지형 형태가 공교롭게도 남자의 "거시기"를 닮았다.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이름을 이렇게 지는 분들은 없을 것이다

이런 이름이야 말로 정말 개명을 해야 되지 않을까!

 

퇴근길 이다. 오늘은 월급날.

홍재희씨의 발걸음이 바쁘게 움직였다

모든 직원들의 급여는 통장으로 입금이 되건만 이 친구는 급여를 받기위해

이 곳 김해에서 부산 본사로 직접 월급을 받으러 간다!

 

이 친구의 나이는 41살에 노총각이다

훤칠한 키에 얼굴의 생김새는 알랑들롱 뺨칠 정도로 잘 생긴 얼굴이다

 

그런데 이 친구에게 이해 할 수 없는 버릇이 하나 있었다.

이 친구의 돈 씀씀이를 보면 옷, 승용차, 먹는 것 그 어느 것 하나도

상류층에 뒤지지 않을 만큼 풍부한 삶을 누리며 살고 있다

 

며칠 전 우연히 그의 차를 탈 기회가 있었다.

의자 뒤에 꽂혀 있는 몇 개의 편지봉투들을 보노라니 독촉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신용불량자가 분명했다

 

알고보면 점심나절 친구가 찾아온 것도 빌려준 돈 때문이었다.

 

친구를 통해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름을 개명한 것도 다 뜻이 있었다고 했다

 

이 친구의 어머니가 아들의 삶이 하도 이상한 나머지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보니

이름이 잘못 지어져서 그런 거라고 했단다.

그래서 바뀐 이름이 지금의 이름이라고.

 

오죽하면 어머니가 아들의 이름을 바꿀 생각을 했을까!

한편으로는 이상하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어찌 이름을 바꾼다고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을까!

이 친구 어머니의 답답한 마음을 이해를 할 수 있었지만

그를 생각하는 내내 내 마음이 안타까웠다

 

호사유피 (虎死留皮) 인사유명 (人死留名) 이라고 했던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남기는 이름도 자기가 어떻게 살았는지가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이름도 그가 산 삶이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좋게 남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름을 바꾼다고 인생이 바뀔수는 없는 법.

따라서 이름이라는 것은 함부로 지을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더 더욱 함부로덤부로 고칠 일도 아니다.

 

 

내가 처음 이 상호를 보았을 때 종이를 파는 "지물포" 인 줄 알았다.

그래서  "왕자 지물포"를 간판쟁이가 띄어쓰기를 잘 못했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간판 밑을 보니 인테리어 전문업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왕자지물포"는 실제 존재하고 있는 인테리어 업체인데 현재는 상호를 고쳐서

"왕자 인테리어"로 변했다고.......

< 사진출처 : 다음 카페 "도탁스"(파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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