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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웃음꽃

복불복 이라!

by 소담* 2013. 6. 21.

 

점심시간! 점심을 먹고 휴게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데

와이프에게서 한 통의 메시지가 날아왔다.

 

미래 아빠!

점심때 휴대폰 매장에서 메시지가 왔는데 오늘 추첨일이라고 하네요

 

며칠 전 큰맘 먹고 스마트 폰을 구입했다

두 아이들이 모두 스마트 폰인데도 불구하고 액정이 깨져서 게임도

못한다고 불만인 아들과 용량이 작고 오래된 폰이라서 싫다는 딸이

매일같이 최신 폰으로 바꿔 달라고 노래를 부르는데.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어쩔 수 없이 매장에 들렀다.

 

견물생심이라고 했던가! 최신형 스마트 폰을 보니 갑자기 마음이 변했다

내친김에 우리 부부도 구닥다리 핸드폰을 스마트 폰으로 바꾸어 버렸다

이렇게 해서 졸지에 네 개의 스마트 폰을 사게 되었는데

때마침 이 가게가 개점 1주년 기념으로 경품 이벤트 행사를 한다고 했다.

폰이 네 개니까 당연히 추첨권도 넉 장을 받아 왔는데

오늘이 바로 경품 추첨하는 날이라고........

 

 

매장에 참석하기 위해 부랴부랴 준비중인데 

와이프는 피곤하다는 이유로 안방에 누워있다.

 

추첨을 한다는데 어떤 옷을 입고 갈까?

추첨권이 한 장도 아니고 넉 장 인데 혹시 당첨이라도 된다면.........

아무래도 청바지에 티셔츠는 왠지 격식이 안 맞을 것 같아

양복바지에 남방셔츠를 입고 구두를 신은 다음 추첨권을 챙겨 들었다

151, 152, 153, 154 잘 되어야 할 텐데.......

 

추첨권을 들고 입맞춤을 한 뒤 아들과 함께 밖으로 나섰다.

 

매장에는  백 여 명의 많은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는데

 

여덟 시. 이윽고 매장 사장님의 인사말과 함께 추첨이 시작되었다.

 

5 만 원권 상품권 10

20 만 원권 상품권 3

30 만 원권 상품권 1

그리고 최신 스마트 폰 1명 등

 

이렇게 총 15명을 뽑게 되는데 순서에 따라 추첨이 진행되고.......

 

어느새 5 만 원권 추첨이 모두 끝났다

 

그래도 그렇지 추첨권이 네 장이나 되는데 하나도 안되다니?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그러나 아직 실망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다.

 

더 큰 상품이 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남은 20 만 원권 3명과 30 만 원권 1그리고 마지막

대망의 최신 스마트 폰 1명 등 총 5명이 남았다

 

곧바로 20 만 원권 당첨자 세 사람을 뽑는데 두 명은 이미 결정되었고

마지막 한 명이 남은 상황.

 

진행자가 당첨 공을 힘차게 휘젓더니 드디어 하나를 뽑아 들었다

 

150번대 번호 가진 사람들! 손들어 보세요!

 

기쁜 마음에 아들과 나는 손을 번쩍 들었다

그런데 주위를 보니 우리 말고도 세 사람이 더 있었다.

 

진행자가 지금 이 다섯 명 중에 한 분이 해당 되겠습니다. 라는 멘트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하는데.

 

발표하겠습니다.

 

150

 

아! 이를  어쩌란 말인가.

내가 가진 번호가 151, 152, 153, 154 이렇게 넉 장인데

하필이면 내 번호 바로 앞이다.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더 큰 희망이 남아 있었다.

 

다음은 30 만 원권 상품권 1명을 추첨 하겠습니다

 

85

 

진행자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당첨 된 아저씨 한 분이 신나게 박수를 치며 뛰어나갔다

 

이제 대망의 최신 스마트 폰 1명만 남았다

 

한참동안 뜸을 들이던 진행자가 이내 당첨 공을 꺼내 들었다

 

40번대 번호 가지신 분들 손들어 보세요.

 

주위를 보니 네 사람이다

 

이 네 분 중에 오늘 최신 스마트 폰이 돌아갑니다.

 

공개합니다.

 

47

 

애고 그러면 그렇지 내 복이 여기까지인가 싶어서 포기하고 돌아서려던 찰나에 

장내가 갑자기 술렁거렸다. 47번을 가진 사람이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47번 참석자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진행자가 무효로 하고

새로운 공을 뽑기 위해 당첨공이 담긴 통을 마구 흔들며

다시 어렵게 뽑은 당첨 공 한 개.

 

진행자가 살며시 손을 펴며 숫자를 확인한 순간.

 

다시 150번 대로 돌아왔습니다.

150번대 번호 가지신 분들 손들어 보세요!

 

150 번대 라고 하는 순간 갑자기 목이 바짝바짝 타들어 갔다

손을 든 사람은 조금 전처럼 아들과 나를 포함해서 모두 다섯 명.

이번에도 아니나 다를까 진행자가 엄청 길게 뜸을 들였다.

 

여기 다섯 명 중에 한 분이 오늘 스마트 폰을 가져갑니다.

만약 당첨 되신 분이 스마트 폰을 갖고 계신다면

오늘 당첨 된 스마트 폰은 여기 매장에서 팔아서

현금으로 드리게 됩니다.

 

장내가 조용한 가운데 드디어 숫자가 공개되었다

 

157

 

깡마른 체격에 3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괴성을 지르며 깡충깡충 앞으로 뛰어 나갔다

 

이렇게 억울할 수가 있을까.

당첨번호가 하필이면 또 바로 뒤 번호다.

어떻게 내 번호 151, 152, 153, 154번만 교묘히 피해 갈 수 있는지.

 

운명의 장난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억울했다

섭하고 분한 마음에 추첨권 넉 장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내 평생에 종이에 인쇄된 글씨를 글씨 한 자 안보이게 찢어본 경험은

이 번이 처음이었다.

추첨이 끝나고  아들은 부랴부랴 학원으로 달려가고 나는 조용히 마트로 갔다

 

막걸리 두 병을 사서 식탁에 앉아 막걸리 뚜껑을 막 여는 순간.

안방에서 빼꼼히 나를 지켜보던 와이프가 말을 건네왔다

 

당첨 되었나요궁금한 듯 물어보는 와이프를 향해

내 복에 되겠는가!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네.

 

그 순간. 내 말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와이프가 씨익 웃으면서

 

김칫국  마실 때 부터 알아봤어.”

 

이게 무슨 소린가!

 김칫국이라니.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 사람아!  누가 김치국을 마셨다고 그래. 웃기고 있어.

 

그러자 와이프가 조금전에 집을 나설 때 있었던 일을 꼬집었다.

 

아까 나갈 때 안 입던 양복바지도 입고, 남방셔츠에 구두까지 신고 나가 더만.

 

와이프가 화를 돋우고 있다.

순간 나도 모르게 버럭 큰소리를 내고 말았다

 

시끄러워 이 사람아! 말이면 다야!

 

나의 고함소리에 깜짝 놀란 와이프가 한 마디를 하는데.

 

애고! 서방님 무서워서 농담도 못하겠네.

 

분이 풀리지 않은 나는 또 다시 와이프를 향해  외쳤다.

 

누가 자네하고 농담하자고 했어!

 

그제야 화가 난 내 모습을 눈치를 차린 듯 와이프가 조용해졌다

홧김에 앞에 놓인 막걸리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이실직고 하건데 와이프의 말이 맞다.

김칫국 부터 마신 것은 사실이 아니던가.

그래도 그렇지

억울한 내 마음을 이렇게 까지 꼭 건드려야 하는지 와이프의 마음을 도통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막걸리 한 병을 다 비워갈 무렵 학원에 갔던 아들 희망이가 집으로 돌아왔다

씩씩거리며 들어오던 아들이 안방에 있는 엄마를 향해 뛰어가면서

 

엄마! 약이 올라 죽겠어요.

추첨을 하는데 하필이면 우리 앞 번호하고 뒤 번호만 당첨되었어요.

 

아들 희망이도 억울했는지 추첨 현장에서 느꼈던 아쉬운 분위기를

와이프에게 자세히 전해 주는데.

 

그제야 내 마음을 이해라도 하였는지 

안방에 있던 와이프가 내가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네 아빠 억울해서 짜증 낼만도 하겠다.”

 

나는 와이프의 큰소리를 못들은 척 애꿎은 술만 연거푸 들이켰다.

 

나는 공짜와는 참 거리가 먼 사람이다

초등학교 때 소풍을 가면 으레 치르는 행사 하나가 있다.

바로 보물찾기인데 나는 초등학교 6년학년때 까지  

그 흔한 보물 한 장 내 손으로 찾아본 적이 없다

남들은 두 장, 세 장 잘도 찾아서 공책이나 연필 등

선물도 많이 받아 가건만 나는 그 어떤 것도 타보지 못했다.

한마디로 복이라고는 지지리도 없는 놈이다.

 

우리 속담에 복불복 이라!”라는 말이 있다

잘 살고 못 살고, 되고 안 되고는 타고난 복분에 의한 것이니

억지로 이룰 수 없다는 말인데 이 것을 알면서도

자꾸 욕심을 내는 것은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인가 보다

 

막걸리가 바닥을 보여 갈 무렵 갑자기 와이프의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거실에 놓인 전화를 받기위해 안방에서 나온 와이프와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와이프가 못 본 척 고개를 돌리는데 옆모습을 보니

누가 봐도 다 알 수 있을 만큼 또 씨익 웃고 지나간다.

 

 

! 짜증나.

 

이제 마음 다 잡고 힘들게 마음 진정 시켜 놓았는데

씨익 웃고 있는 와이프를 보니 또 화가 난다.

 

아! 어쩌란 말인가! 웃지 말아고 할 수도 없고.

 

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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