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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이야기꽃

이웃집의 싸움

by 소담* 2014. 2. 23.

 

일요일 아침.

 

옆집에 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또 싸우고 있다

할아버지는 뇌졸중으로 한쪽 팔과 손이 자유롭지 못한데

어눌한 목소리로 할머니에게 무언가 불만을 잔뜩 쏟아내고 있었다.

이에 질세라 할머니도 큰소리로 대드는데

 

그래! 어디 한 번 해볼까!”

내가 45년 동안 당신 수족 들었으면 됐지.또 뭘 바래?"

술 마시고 담배피우고 바람피우고 못된 짓 다 해놓고 아직도 힘이 남았어!”

 

두 분의 싸움을 엿들으면서 새삼스레 할머니의 말을 되새겨 보았다

 

아무래도 할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할머니를

이런저런 이유로 무던히도 힘들게 했던 모양이다

 

이처럼 싸울 때 말하는 것을 엿들어 듣다 보면 왜 싸우는지?

우리는 묻지 않아도 감으로 싸움의 원인을 알 수 있다

 

요 며칠 우리 집 아침 식탁이 늘 싸움으로 요란스럽다

아들 희망이가 육 고기를 좋아하는 나머지 살이 쪄서 고민이다

정말이지 내 자식이 이렇게 비만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총각 때 살 찐 아이들을 보면 이것은 분명 부모가 잘못이라고

아무에게나 대놓고 얘기를 하곤 했는데 내가 이렇게 되다니!

 

오늘 아침에 돼지고기 찌개가 나왔는데 아들 희망이가

다른 반찬은 손도 안댄 채 오직 고기로만 배를 채우고 있었다.

 

얼마나 화가 나던지…….

 

이런 버릇을 잡겠다고 요 며칠 아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이를 지켜본 와이프가 그때마다 왜 자꾸 아이를

피곤하게 하느냐고 따지며 아이 편을 들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요즘 왜 이렇게 뚝별씨가 되어 가는데요?”

 

살다보니 별소리를 다 듣는다. 뚝별씨라니?”

  

와이프의 말에 의하면 요즘 들어 내가 아들 앞에서 걸핏하면

불뚝 불뚝 성을 잘 낸다고 한다.

 

아이가 사춘기라는 것을 생각해서 못 본 척 하고 넘어가도 될 일을

꼬치꼬치 따져드니 아이가 짜증이 심해졌다는 것인데.

아니나 다를까 결국 아들은 밥을 남기고 바로 밖으로 가버렸다

그때 우리 부부의 다투는 소리를 다 듣기라도 한 듯

옆집 할머니가 밖을 나서는 아들에게 한 마디를 하는데

 

희망이 많이 컸네!”

키 크려면 고기만 먹지 말고 야채도 많이 먹어라!”

 

아들의 향해 내 뱉는 옆집 할머니의 시답잖은 소리가

왠지 달갑지 않게 들려왔다

 

옆집 할머니도 역시 우리 집의 싸우는 소리를 다 엿듣고 있었나 보다

 

애고!

아들의 지나친 편식 때문에 그만 아침부터 큰소리가 나왔다

화가 난 나머지 조용히 밖으로 나와 집 근처의 용두산으로 향했다

 

그냥 웃고 살아라!”

그저 웃고 살아라!”

 

마치 내 마음을 달래려는 듯

저 멀리 드넓은 김해평야가 내 눈을 즐겁게 했다.

 

그 순간! 내 입에서 맴도는 말.

 

아들아! 미안하다. 

 

먹을 때는 개도 안건드린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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