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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이야기꽃

내 딸 미래!

by 소담* 2015. 3. 1.

토요일 아침.

 

 

오늘은 새내기 대학생인 내 딸 미래가 드디어 대학교 기숙사로 들어가는 날이다

 

와이프는 아침 일찍 일어나 딸이 기숙사에서 필요로 하는 옷가지와 생활도구를

챙기느라 분주히 움직이는데 그 사이 나는 특근을 위해 출근길에 나섰다

마음 같아서는 직접 바래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회사 일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근길에 나섰는데.......

 

퇴근 길. 집으로 돌아온 나는 곧장 딸의 방으로 향했다.

많은 것들이 사라진 텅 빈 방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딸을 바래다 주지 못한 마음에

나도모르게 갑자기 한숨이 절로나왔다.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방을 바라보고 있는데 때마침 와이프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미래 아빠! 기숙사에 와서 보니 부족한 게 너무 많아요!

 

그래서 하는 얘긴데 아무래도 오늘 밤 집에서 자고 내일 다시 와야 할 것 같아요.

집에 도착하면 기숙사에서 필요한 몇 가지 물건들을 더 사야 할 것 같으니까

배고프면 기다리지 말고 먼저 식사하세요.

 

와이프의 전화를 받고  딸이 오늘 밤 하룻 밤 더 머물러야 한다는 사실에 갑자기

내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내일은 일요일. 그렇다면 내가 딸을 바래다 줄 수 있지 않은가..

 

싸모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쇼핑 끝나고 나면 전화 해!

오늘 저녁 우리 맛있는 거 먹자

 

한 참이 지난 후 드디어 와이프와 함께 아들과 딸이 돌아왔다.

약속한 대로 우리는 늦은 저녁 온 가족이 식당으로 향했다

 

 

일요일 아침. 

 

간밤에 비가 내렸는지 바닥은 촉촉이 젖어 있고 이따끔씩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저 멀리 산등성 위로는 모자를 쓴 듯 하얀눈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잠을 자고 아침 일찍 목욕을 하러 갔던 딸이 돌아왔다.

 

딸과 나는 점심으로 와이프가 끓여준 떡국을 먹고

준비해 놓은 짐들을 챙겨 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온 가족이 함께 갔으면 좋으련만 아들과 와이프는 어제 다녀왔다고

손사래를 치는 바람에 딸과 나는 그렇게 둘이서 학교가 있는 진주로 향했다

 

드디어 딸이 다니게 될 학교에 들어섰다.

딸이 앞장서서 기숙사로 향해 가는데 입구에 들어가는 순간 나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래가 들어가는 기숙사는 이번에 새로 지은 신관으로 모든 시설물이 깨끗하고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짐을 정리하고 얼추 다섯 시가 될 무렵.

밖으로 나온 우리는 손을 맞잡고 대학로 주변을 거닐며

호떡과 커피를 마시며 남은 오후를 즐겁게 보냈다.

 

이윽고 저녁을 먹고 헤어져야 할 시간.

 

우리는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멋지게 양손을 펼쳐들고 하이파이브를 한 뒤 헤어졌다

 

얼마가 지났을까! 딸 미래가  어느 듯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딸은 이백 미터가 넘는 거리를 걸어가는 동안 아빠가 뒤에서 바라보고 있는 줄을

뻔히 알면서도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씩씩하게 제 앞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행여나 한 번쯤 뒤돌아서서 내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을까!

그렇게 오랫동안 뒷모습을 바라보았지만 딸은 걸어가는 내내 내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 흔한 잘 가라는 손짓 하나 조차도 없이.......

 

나는 이런 딸이 대견스러웠다. 아니! 대견스럽다 못해 너무 사랑스러웠다

딸 미래는 내 마음을 이미 다 읽고 있었다. 아빠의 감성이 너무 여리다는 것을.......

행여 헤어지고 난 뒤  자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짠하게 바라보고 있을 나를 위해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내 앞에서 홀연히 사라졌던 것이다

 

어느새 부쩍 커버린 내 딸 미래!

 

그 동안 물가에 놓인 아이처럼 늘 불안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내 마음을

헤아릴 만큼 많이 자랐다.

 

삼월의 첫 날. 

 

딸과 함께 했던 오늘을 나는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손을 잡고 거닐었던 대학로 주변.

같이 밥을 먹었던 식당.

기숙사 방에서 바라본 뒷 동산

은근슬쩍 매웠던 꽃샘추위 등.

 

내 딸! 미래야!

 

아빠가 너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구나.

 

"이 세상은 너를 위해서 존재 하는 거란다"

 

헤어질 때 학교앞에서 힘차게 외쳤던 그 말 꼭 기억 하려무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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