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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밭에 앉아/모정의 세월

사무치는 그리움

by 소담* 2018. 9. 23.

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 역

이쁜이 곱분이모두 나와 반겨 주겠지

달려라 고향 열차 설레는 가슴안고

눈 감아도 떠오르는그리운 나의 고향 역

 

나훈아의 ‘고향역’

 

추석이 다가 올 무렵 이 노래를 들으면 노래 속의 가사처럼

고향 가는 생각에 어찌나 마음이 설레던지.......

 

해마다 두 아이들을 데리고 와이프와 함께 고향을 찾았다

차가 가다 서다를 반복했지만 그래도 명색이 명절날 인데  차가 밀리는 맛도 있어야지.......

 

평일 날처럼 쉽게 씽씽 오 갈수 있다면 그것이 어찌 명절이겠는가.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 는 말 처럼 차가 밀릴 때 마다 차창 밖 풍경을 바라보았다

 

노란 황금 들녘이 끝없이 펼쳐지고 농로 길에 핀 코스모스 꽃이 바람의 장단에
하늘하늘 춤을 추며 우리의 눈을 유혹하는데.

 

어디 이뿐인가!

 

석양은 물들어 가는데 뉘엿뉘엿 넘어가는 햇살 사이로 억새의 너울거리는

아름다운 풍경이 숨이 멎게 할 만큼 감격스럽고 눈물이 날 정도다

하나같이 이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멋진 가을날의 아름다운 풍경화다.

 

고향집 뒷동산에서 금세라도 구슬픈 벌레소리가 들려 올 것만 같다. (출처: 미국구글)

 

스모스 반겨주는 정든 고향 역

다정히 손잡고 고갯마루 넘어서 갈 때

흰머리 날리면서 달려온 어머님을

얼싸안고 바라보았네 멀어진 나의 고향 역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흰머리 날리면서 달려온 어머님을 얼싸안고 바라보았네.........

 

“고향역”

 

한때는 이 노래가 그토록 가슴을 설레게 했건만
이제는 이 노래를 들어도 설렘도 만남도 아무런 감흥도 없다

 

3년 전 하늘나라에 가신 어머님!

 

내일이면 추석이다

고향도 부모님이 살아계셨을 때 고향이라고 했던가.

명절이 돌아와도 이제는 갈 곳이 없다

 

고향에 도착하면 어머님은 술상부터 챙겨 주셨다

추어탕을 안주삼아 막걸리를 마시고 저녁잠에 들 시간.

어머님의 고향뉴스가 시작되었다

 

내가 고향을 떠나온 뒤 그 동안의 몰랐던 고향의 소식들을 
한데 묶어서 들려 주셨는데

 

어머님이 계시지 않는 지금은 고향소식도 감감하기만 하다

 

그래도 가끔씩 고향에 갈 기회가 생긴다.

고향을 지키고 있는 친구들의 애경사가 나를 부르는데.......

그때마다 시내에 있는 친구 집에서 잠을 자고
새벽같이 일어나 시골 고향집을 향해 나섰다

 

혼자서 조용히 찾아가는 고향집.

 

마당에 들어서니 텃밭이 나를 반겼다.

가까이 살고 있는 형님의 손길로 집은 온전하게

보존되고 있었지만 어머님이 계시진 않은 흔적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살강에도 아궁이 위에 소댕에도 어김없이 하얀 먼지가 내려앉았다.

 

뒷문을 열고 뒤 안으로 향했다

장독대를 돌아보고 어머님이 일궈놓으신 동산에 텃밭도 올라보고.......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처음 맞는 추석 때 부엌에서 혼자서 참 많이도 울었다.

3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은 눈물이 멈췄다.

대신 깊은 한 숨만 길게 이어질 뿐........

 

어머님이 계시지 않은 고향집은 그 곳에 있다는 자체만으로 나는 행복하다

언젠가 고향집에 다녀온 뒤 내 블로그에 “가슴이 미어지는데”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때 ‘수몰민’ 이라는 분이 이런 댓글을 달아 주었다.

소담님은 행복하신 분입니다. 언제라도 찾아 갈 고향이 있으니.......

 

그러면서 남긴 슬픈 한 마디.

 

자기는 댐이 생기면서 고향집이 전부 물에 잠겨서 갈 수도 없다고.

 

그러고 보면 나는 참 행복한 놈이다.

내가 이렇게 고향집을 애타게 찾아가는 이유는 어머님의 체취와

내 청춘 날 의 흔적이 아직도 거기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명절이 돌아오면 나도 모르게 부쩍 말이 줄어든다.

 

이런 나의 기분을 알기라도 하는 듯 와이프가 점방에서

찬거리와 함께 막걸리 한 병을 사들고 왔다.

 

사발에 막걸리를 가득 따르고 목을 축이고 나니 갑자기 말이 술술 나온다.

막걸리를 마시고 흥이 돋는 그 순간. 문득 고향집에서의 풍경 하나가 떠올랐다

어머님이 사다 놓은 막걸리를 마시고 고향뉴스를 듣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는데.

새벽녘에 목이 말라 물을 마시고 마루에 걸터앉아 있을 때

토담에서 들려오는 귀뚜라미의 청아한 울음소리와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 마당위로 휘영청 떠오른 달.

한껏 새벽 풍경에 도취되어 한참을 앉아 있는 그때 어머님이 나를 부르셨다.

 

아가! 감기 들라 어서 들어와라

 

그때 그날 처럼  어디에선가. 금세라도 어머님이 나를 부르실 것 같은 밤.

오늘 밤! 어머님이 무척이나 사무치게 그립다.

 

아! 어쩌자는 말인가.

 

막걸리는 오늘도 속절없이 또 이렇게 목을 넘어가고 있다.

 

    ( 고요한 수면위로 구름을 벗어난 달빛이 참 쓸쓸하기 그지없다.)출처: 미국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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