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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이야기꽃54

부부는 닮는다 한때 정장차림이 아주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었다. 훤칠한 키도 못되고 그렇다고 잘 생긴 얼굴도 아닌 내가 정장차림이 잘 어울렸다는 것은 아무래도 금융회사를 다닐 때 늘 오랜 기간 몸에 배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퇴직을 하고난 지금은 정장차림을 하려고 해도 입을 기회가 없다 어쩌다 조카들 결혼식이나 행사가 있는 날이면 드물게 한 번씩 입어보지만 그때마다 남의 옷을 얻어 입은 듯 모양새가 영 어색하기만 하다. 작년에 친구들 모임이 있어서 정장을 입을 기회가 있었는데 친구들 옷을 보니 무언가 내 옷과 확연히 차이가 드러났다 친구들 옷은 전체적으로 상하의가 꽉 조이는데 비하여 내 옷은 왠지 헐렁하면서 왠지 풍성하게 느껴졌다. 이렇다 보니 아무리 옷을 잘 차려 입어도 도통 때깔이 나지 않았는데 때마침 오.. 2019. 8. 31.
겁 없는 남자. 몇 해 전 어느 복 날! 복달임을 하기위해 시장에 갔던 와이프가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왔다. 바구니 안에는 닭 두 마리와 함께 대추, 밤, 황기, 오가피, 엄나무, 인삼, 둥굴레, 전복, 낙지 등 온갖 재료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부지런히 주방을 오가던 와이프의 손품 덕에 이윽고 삼계탕이 식탁에 올려졌다. 마침내 온 가족이 식탁에 앉아 시식을 하는 시간.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와이프와 아이들은 맛있다고 손놀림이 바쁜데 내 손은 자꾸만 멈칫거려졌다. 분명히 몸에 좋다는 것은 다 들어갔는데 맛이 왜 이럴까....... 삼계탕을 먹는 둥 마는 둥 고기 몇 점을 뜯다 말고 탕 대신 밥을 먹기 위해 밥솥으로 다가가는데 그 순간 와이프와 눈이 마주쳤다. 힐끗 나를 쳐다보던 와이프가 한마디를 툭 내 뱉는데... 2019. 7. 12.
봄날의 단상(斷想) 봄이 가고 있다 목련꽃도 지고 벚꽃도 개나리도 진달래도 졌다 만화방창 피어나던 온갖 꽃들이 화무십일홍이라는 허무함 속에 사라졌다 계절은 가고 오련만 유독 "봄날은 간다." 라고 하는 말이 왜 이리 가슴을 파고드는지 모르겠다. 물론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간다. 그런데 왜! "봄날은 간다."라는 말이 더 가슴 시리어야 하는지 나는 목련꽃을 보면 봄이 왔다고 표현하기 보다는 봄이 또 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앞선다. 가장 탐스럽게 피었다가 가장 초라하게 지는 목련……. 세상에 지는 꽃이 어디 예쁜 꽃이 있겠느냐마는 목련만큼 슬픔으로 다가오는 꽃도 없다 그래서인지 목련꽃이 필 무렵이면 꽃보다도 쓸쓸함이 먼저 핀다. 봄날을 대표하는 유행가 중에 "봄날은 간다." 라는 노래가 있다 연분홍 치마가봄바람에 휘날리더라.. 2019. 4. 4.
입대한 아들의 첫 휴가 오늘은 나라를 지키러 간 아들이 첫 휴가를 나오는 날이다 와이프와 나는 아들이 좋아하는 고기를 사기위해 축산물 도매점이 있는 진례로 향했다. 진례에 도착하자 고기백화점이라는 간판이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았는데 안으로 들어서자 역시 이름에 걸맞게 사방이 온통 고기세상이었다. 아들이 좋아하는 쇠고기와 돼지 훈제를 구입한 후 집으로 돌아와 아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 후. 초인종 벨소리가 울렸다 누구지! 아들 같으면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 올 텐데........ 의아해 하며 로비폰 영상을 바라보던 와이프가 깜짝 놀랐는지 '아들'이라고 외쳤다 문을 열자 아들이 들어오는데 얼마나 반가운지 와이프는 아들을 껴안고 한 동안 떨어질 줄을 몰랐다. 아들과 반갑게 포옹을 하고 난 후 아들에게 물었다 도어락 비밀번호.. 2018. 2. 28.
못받은 알바비 5년 전. 어느날 부터 인지 회사에 일감이 나날이 줄어들었다. 매일 두 시간의 잔업이 있었지만 일이 줄어들자 잔업이 중지 되고 급기야 8시간의 정규시간 까지도 줄여야 되는 실정이 되었다. 3개월 가까이 이런 생활을 하다 보니 줄어든 수입으로 인해 생활이 점점 빠듯해지고 결국은 다른 직장을 찾기 위해 퇴직을 선택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직장을 얻게 되었는데. 그런데 직장을 퇴직하고 한 달이 다 지나가도록 퇴직금이 정산이 되지 않았다. 전화를 할 때 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더니 결국 두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괘씸한 나머지 하는 수 없이 노동청에 고소를 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고소를 하고 난 그 다음날. 마침내 퇴직금이 통장으로 바로 입금이 되었다 정산이 되고난 후 .. 2018. 2. 19.
아들의 훈련병 수료식 날 2017년 11월 16일 새벽 한 시 와이프와 나는 딸과 함께나라를 지키러 간 아들의 훈련 수료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찌감치 새벽길을 나섰다 기다리고 있던 버스에 몸을 싣고 6주전에 아들을 두고 왔던 강원도 화천 땅을 향해 달려가는데. 설레는 마음만큼이나 차는 기분 좋게 씽씽 잘도 달렸다. 날씨는 늦가을답게 약간 쌀쌀했지만 강원도는 이미 겨울에 문턱에 와 있는 듯 다가오는 공기가 무척 차가웠다. 원주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다시 시작된 여정. 먼동이 트는 이른 아침! 붉은 햇살이 춘천댐에 사뿐히 내려 앉았다. 햇살을 가득 품은 수면위로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흡사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우리는 잠시 후 만나게 될 아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흠뻑 기쁨에 빠져 들었다. 9시 .. 2017. 11. 17.
아들! 나라 지키러 가던 날. 그제도 어제도 아들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올 때 마다 입에서 술 냄새가 풍겼지만 나는 모른 척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내일이면 입대를 하는 아들 녀석. 이런 아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문득 젊은 시절 내가 경험했던 군시절이 오버랩 되면서 마주 할 때 마다 짠한 생각에 마음 한쪽이 아려왔다. 입영전야! 오늘 아들은 오전에 잠깐 친구를 만난 것 외에는 하루 종일 집에 머물렀다. 밤 열시 반. 아들 방에 불이 꺼진 것을 확인한 와이프와 나는 아들의 취침에 방해가 될까봐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열한시, 새벽 한시, 아들이 깊은 잠을 못 이루고 자꾸 들락날락 거렸다. 마찬가지로 우리 부부도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새벽 두시 반. 어쩌면 차라리 일.. 2017. 10. 10.
다이어트 ( diet ) "풍요가 부른 저주"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풍요로운 세상에서 너무 잘 먹어서 병이 생긴다는 뜻으로 "대사 증후군"을 일컬을 때 흔히 수식어로 많이 인용되고 있다. 대사 증후군은 고혈압과 당뇨병 및 고지혈증 등을 가져 온다. 이런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함께 꾸준한 운동이 최고라고 하는데....... 요즘 어디를 가든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내 주변에서도 이런 사람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는데 이들을 가만히 지켜보면 공통적인 현상 하나가 눈에 띄는데. 그때그때 말 뿐이라는 것을. 다이어트는 말 그대로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 음식물을 조절해야 하고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런데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절제를 한다는 것. 움직이기 싫은데 열심히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 이것은 .. 2017. 7. 10.
삼식이가 되던 날! 아침 출근 길. 자전거의 폐달을 힘차게 밟았다. 때마침! 출근길을 반겨주기라도 하는 듯 살랑살랑 봄바람이 내게 인사를 건네 왔다. 봄바람이 스쳐가는 거리....... 진달래와 철쭉꽃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내 눈길을 유혹하는데. 매일 아침! 이렇게 멋진 풍경을 마주하며 출근을 할 수 있다는 것. 어쩌면 이것은 내 인생의 커다란 즐거움인지도 모른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집에서 자전거로 십여 분 거리에 있다. 걸어가면 약 삼십분이 걸리는 길이지만 자전거로는 십여 분이면 충분한 거리이기에 궂은 날이 아니면 늘 이렇게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 회사에 도착해서 늘 그랬던 것처럼 탈의실에 들어가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컵라면 냄새가 진동을 했다. 출근을 하면 늘 마주하는 이 풍경! 그런데 이와 같은 일은 한 두 번이 .. 2017. 4. 23.
봄날은 간다. 보름 전 늦은 일요일 오후. 부부는 한 몸이라고 하지만 즐기는 방송들이 다르다 보니 나는 거실에서 와이프는 안방에서 서로가 좋아하는 프로에 푹 빠져 있는 그때 안방에서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잠시 후 벨소리가 멈추는가 싶더니 갑자기 와이프의 울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깜짝 놀라 안방으로 뛰어가는데 나 어떡해! 나 어떡해! 미래 아빠! 울 엄마가 돌아가셨대.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엊그제 설날에 뵈었을 때 건강하셨잖아. 나도 몰라. 갑자기 돌아가셨대! 나 어떡해! 나 어떡해! 실신한 듯 어찌할 바를 모르던 와이프가 사방을 서성거리며 대성통곡을 하는데....... 그 순간! 나는 와이프를 어떻게 위로를 해 주어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해줄 수 있은 것이라고는 와이프를 끌어안고 등을 토닥거려.. 2017. 2. 26.
딸과 아들의 알바(2) 퇴근 후 뉴스를 보다보면 여기저기서 불경기라고 아우성이다 이와 같은 불경기는 곧 노동자에게도 적지 않은 시련을 안겨주게 되는데. 요즘 들어 회사의 일거리가 많이 줄었다. 그나마 하는 일도 저가제품 위주로 생산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이마저도 줄어들어 평일 날 잔업은 고사하고 토요일 특근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 되었다. 노동자가 더 많은 임금을 받기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8시간의 법정근로시간외에 잔업과 토요일 특근이 전부인데....... 이런 우리 부부의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하는지 방학을 맞은 대학교 2학년인 딸과 고3 졸업반인 아들이 지금 열심히 알바를 하고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았건만 스스로 알바를 하는 아이들이 기특하기만 한데. 똑같이 알바를 하고 있지만 돈을 관리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딸과 아들이.. 2017. 1. 20.
가는년 오는년 2 0 2 3 계묘년이 떠난다고 손흔드네 가는년이 간다는데 어떤년이 잡으리오 이년가야 내년오니 잡을수도 없는년을 2 0 2 4 갑진년아 미련없이 보내주오 사람들은 말을하지 가는년이 헌년이니 모든것을 잊으라고 허튼소리 하지마라 잊힌다고 잊혀질까 너도알고 나도알고 떠나가는 헌년들도 우리들의 삶이었다 그누구가 말했던가 이년저년 따져봐야 새년들이 더좋다고 웃긴소리 하지마라 헌년가고 새년오면 새년이야 좋겠지만 그래봐야 따라온년 나이밖에 더있더냐 그렇다고 슬퍼마라 가는년이 안간다고 오는년이 못온다고 우기는년 보았느냐 사라지는 이슬처럼 흘러가는 강물처럼 순리대로 사는것이 우리사는 인생이다 가는년을 잡지마라 오는년이 망설일라 2 0 2 3 계묘년아 너를안고 내가가니 2 0 2 4 갑진년아 희망품고 날자꾸나 가는년아 잘.. 2016.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