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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밭에 앉아/그때 그시절

짜장면의 추억

by 소담* 2011. 11. 5.

찬 바람이 부는 어느 봄 날.

 

아침을 먹는데 작은 형님이 나를 불렀다.

 

소담아!

오늘 논으로 거름을 내야 되니까 밥먹고 다른데 가지 말고 기다려라!

 

행여나 내가 밥을 먹고 놀러가기라도 할까봐

노심초사 하던 형님이 일찌감치 내게 선전포고(?)를 했다

 

잠시 후 형님이 리어카에 거름을 잔뜩 실고 출발을 하는데

그때 마다 건성으로 밀고 있다고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감히 형님 앞에서 짜증을 낼 수도 없었다.

띠 동갑이다 보니 나이차이가 열두 살이 나는데  어느 누가

이 숫자 앞에서 감히 대들 수 있겠는가!

 

논은 멀고, 거름은 많고, 리어카에 실어야 할 량은 정해져 있고

많이 실어야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건 어린 내 마음도 알고

있었지만 어찌나 거름을 많이 실었든지 힘이 버거웠다.

 

마침내 언덕길 앞에 다라랐다

 

“야! 이 자식아 힘을 쓰고 있냐. 안 쓰고 있냐?”

 

형님의 고함소리가 산천이 떠나갈 듯 온 들녁에 울려퍼졌다.

 

애고!  젖 먹던 힘까지 다 쏟아 부었는데.......

 

그러기를 한 참 후.

 

세번을 실어 나르고 나니 드디어 거름이 모두 사라졌다

 

정리를 하기위해 마당을 쓸고 있는 그때 형님이 나를 불렀다

 

소담아! “손 발 깨끗이 씻어라”

 

다른 날은 깨끗이 씻거나 말거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형님이

그날따라 유난히 깨끗이 씻으라고 여러 번을 이야기 했다

 

“가자! 맛있는 사 줄게”

 

맛있는 것 사준다는 형님의 말에 흥에 겨워 폴딱폴딱 뛰면서 

형님의 뒤를 따라 나섰다

 

잠시 후 신작로에 있는 “태화루”라는 짜장면 집에 도착했다.

 

“짜장면 곱빼기 하나, 보통 하나 주세요."

 

잠시 뒤 음식이 나왔다

 

하얀 면이 몇 가닥 보이긴 했는데 그 위로 까만 된장(?)이

잔뜩 얹혀져 있었다.

그전에 잔치국수는 여러 번 먹어봐서 알았지만

이건 난생 처음 보는 음식이라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형님이 먼저 시범을 보여주었다

 

야! 소담아!

 

“젓가락으로 이렇게 면을 잘 뒤적여라”

그래야 짜장이 잘 비벼져서 맛있단다.

 

형님을 따라 면을 비비고 나니 하얀 면들이 금세 새까맣게 변했다

 

첫입에 짜장면을 입에 넣는 순간…….

 

세상에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어디 또 있을까?

 

어찌나 맛있던지 형님의 곱빼기가 탐이 날 정도였다

 

세월이 흐른 지금!

 

어쩌다 짜장면을 먹을때면 그때 그 시절!

작은 형님과 함께 했던 그때의 짜장면이 눈에 아른거린다.

 

짜장면에 어울리는 것은 역시 단무지와 양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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