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분류 전체보기245

달이가고 해가가고 며칠 전. 마트에 들렀다가 우연히 10여 년 전에 같은 회사에다녔던 아주머니 한 분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오랜만에 뵙네요. 네 안녕하세요. 발길을 멈춘 우리는 반갑게 인사를 이어갔다. 숙희 아주머니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시네요. 세월이 비켜가나 봐요. 그 순간! 씩 웃던 아주머니가 손사래를 치더니 애고 무슨 말씀을요. 소담 아저씨도 여전하신걸요. 잠시 서로의 근황을 묻고 담소를 나누던 아주머니는“건강하세요!”라는 인사를 남기고 *총총히 마트 안으로 사라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녀에게도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내가 이 여인을 기억하는 이유는 예쁜 미모 때문이었다. 얼굴이 어찌나 예쁘던지 사장을 비롯해서 전 임직원들이 아주머니 곁을.. 2024. 12. 5.
호박대국과 고춧잎 무침 11월 하고도 30일.   가을의 끝자락에 서있다.   피부에 닿는 아침 공기가 부쩍 차가워진 요즘그래도 한낮엔 기온이 제법 오르는 것을 보면 아직도 가을이 우리 곁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한 장 남은 달력에도 조금은 여유가 느껴진다.    늦은 오후! 가을의 마지막 정취를 느끼기 위해 아내와 함께 조용히 공원으로 산책을 나섰다.   산책도 잠시 시간이 네 시를 넘어서자 기온이갑자기 뚝 떨어졌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그때거리에서 노점을 하는 할머니들이 손님들과 흥정을 하고 있었다.   호박대와 고춧잎이 올 해 마지막 끝물인데있을 때 사라고....... 가까이 다가가 보니 호박잎은 호박잎대로고춧잎은 고춧잎대로 각각 새끼 열매들이 나란히 함께 섞여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호박대가 눈에 띄.. 2024. 11. 30.
손이 커야 덤을 주지! 사람이 살다보면! 어느 순간 삶이 무기력 해 질 때가 있다.나는 이럴 때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전통시장을 찾는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왁자지껄한 흥정을 지켜보면서 새삼 살아가는 의욕을 느끼기도 하는데. 오늘은 때마침 내가 사는 이곳 장유의 장날. 와이프와 함께 장을 보러 나섰다.여느 날처럼 우리가 자주 찾는 단골집을 찾았는데. 어라,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해가 아직 중천인데 벌써 문을 닫고 있다짐작컨대 아무래도 반찬이 일찌감치 다 팔린 모양이다. 하는 수 없이 다른 반찬 집을 찾는데 때마침 원하던깻잎이 눈에 띄자 와이프가 오 천원어치를 주문했다 주인아주머니가 집게로 깻잎을 비닐봉지에 담아 저울에 올렸는데 그 양이 많았는지 봉지 안에 깻잎 서너 장을 덜어내고 또 덜.. 2024. 11. 28.
토하잡이 저물어 가는 오후! 베란다에 서서 우두커니 멍을 때리고 있다. 찬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들이 애처로워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그때 문득 소싯적 어떤 풍경하나가 휙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추수를 끝내고 난 텅 빈 들녘 지금처럼 찬바람이 부는이맘때쯤이면 어머니와 옆집 할머니는 약속이나 한 듯토하 잡이에 나섰다 토하는 전라도말로 '새비'라고 부르는데 민물에 사는조그만 '새우'를 일컫는다. 어느 늦가을 날. 어머니와 손을 잡고 토하잡이에 나섰다.요천수를 가로질러 둑을 넘고 나면 솔밭 앞으로조그마한 '보' 가 하나 나타나는데 마을 사람들은이곳을 "해대방죽"이라고 불렀다 이 방죽은 늘 고여 있는 물이 아니고 어느 높이에다다르면 물이 넘쳐흐르게 되어있는데 이 물이도랑을 이루며 망골 마을 앞으로 끝없이 이어 졌다.. 2024. 11. 22.
식탁 위의 반전(反轉) 며칠 전 아침. 엄마! 제 밥이 너무 많아요. 좀만 덜어 주세요! 엄마! 저도요 딸과 아들이 엄마가 퍼준 밥이 많다고 아침부터 투덜거리고 있다.  이쯤에서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나도 모르게 그만 덩달아서  싸모야! 내 밥도 많네. 나도 좀 덜어 줘!  그 순간! 와이프가 버럭 화를 냈다.  다들 왜 이래! 내가 요리하고 밥 해 주었으면 됐지.내가 장 씨 집안에 “종”이라도 되!나 이제 밥 안 퍼 줄 테니까 내일부터 자기 밥은 자기가 알아서 퍼 먹어!  씩씩거리며 와이프가 식탁에 앉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히 요리를 했건만 다들 가만히 앉아서 하는 소리가 밥이 많네. 적네!투덜거리고 있으니 아내가 화가 날만도 했다.  그런데  잠시 후 아들 희망이가 와이프를 불렀다.  엄마! 국 좀 더 .. 2024. 11. 18.
노화를 인정하는 삶! 요즘 들어 텔레비전을 볼 때마다 소리가 너무 크다고 와이프한테 자주 구박을 받는다. 작년 직장 건강 검진에서 청력에 별 문제가 없었는데 혹여 나이 탓은 아닌지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데. 소싯적에 우리 골목에 심한 난청으로 장애를 앓고 있는특이한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다. 귀에 입을 바짝 대고 고함을 질러야 말을 알아들을 수있을 만큼 귀가 어두웠던 할아버지는 의외로 짜증을 내거나 불평을 하는 일이 없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늘 고개를 끄덕이며 싱글벙글 웃으셨다. 그렇다면 청각 장애인인 할아버지가 어떻게 매일같이웃으며 살 수 있었을까 아무래도 할아버지는 자기 나름대로 어떤 철학을 갖고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어느 날 이었다동네에서 오지랖이 넓기로 유명한 아저씨 한 분이 할아버지에게 말.. 2024. 11. 13.
맞장 뜨는 와이프! 며칠 전 TV 홈쇼핑을 시청하고 있던 와이프가 나를 불렀다   미래 아빠! 이리 와보세요.지금 선전하고 있는 저 약이 나하고 증상이 비슷한데 이번 기회에 한 번 먹어 보면 안 될까.   평소 건강 제품을 못 미더워 했던 나는 갑작스런와이프의 부름에 다짜고짜 역정을 내고 말았다   이 사람아!차라리 한약이라도 한 첩 지어먹지.잘 알지도 못하는 약을 뭐 하러 사려고 해.몇 년 전에 가짜 백수오 사건 벌써 잊었어.   달가워하지 않은 내 말이 서운 했는지 투덜거리던와이프가 결국 한마디를 하는데.   "요즘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내가 갱년기를 이겨내고건강하면 나보다 미래 아빠가 더 좋은 거 아니에요"   내가 더 좋다는 와이프의 그럴 듯한 말 한마디에 마음은은근히 사주고는 싶었지만 나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2024. 11. 7.
무밥과 무생채 소싯적에 새벽녁이면 깊은 잠을 깨우는 소리가 있었다. 썩썩썩 무를 써는 소리. 앞집에도, 옆집에도, 뒷집에도 썩, 썩, 썩 아직 어둠이 남아있는 새벽녘.어머니는 늘 새벽같이 일어나서 무를 썰었다. 무써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눈을 비비며 어머니의 손길을 바라보았다. 동그랗게 썰어진 무가 가지런히 놓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무채로 변하기 시작했다. 무채는 다시 옆으로 돌려서써는데 이때 밥알처럼 크기가 작게 변했다. 얘야, 무줄까!!! 어머니는 파란 무 머리를 동강내어 먹기좋게 한 조각을 내 입에 넣어 주셨다. 아삭 ................. 이불 밑에서 맛보는 무의 향기! 약간 매운 맛도 풍기면서 어찌나 시원하던지. 마침내 햇살이 밝아지며 아침 밥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무밥은 강된장에 비며 먹어.. 2024. 11. 3.
개판 오 분 전 일요일 아침.아이들이 늘어지게 자고 있다. 행여 아이들이 잠에서 깰세라 방해되지 않도록 조심조심 트레이닝복을 입고 운동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공원은 신도시 답게 운동기구가 잘 갖추어져 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이곳 에서 늘 비릿한 냄새가 풍겼다 무슨 냄새일까. 마침 오늘 이 기분 나쁜 냄새의 원인을 찾았다 운동을 하다가 숨이 가빠서 잠시 쉬고 있는 그때 저 멀리서 뚱뚱한 아주머니 한 분이 선글라스를 낀 채 자기가 데리고 온 개를 귀엽게 지켜보고 있었다. 이 개의 모양새로 보아 응가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는데 그것도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였다. 잠시 뒤 아주머니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자리를 떠나는데 그야말로 "개판 오 분 전" 이다. 개가 응가를 했으면 치워야 한데도 아무 생각 없이 .. 2024. 11. 3.
마산 가고파 국화 축제 마산 가고파 국화 축제장에 다녀왔다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자 '돝섬'이라는 두 글자가 한 눈에 들어오는데 그 순간 어찌나 반가웠던지 가족들과 함께유람선이 있는터미널로 향했다 그러니까 40년 전 금융회사에 다니던 그때 모든 임직원이1박2일 일정으로 마산 돝섬에서 단합대회 겸 야유회를 가졌다 매표소 앞에서 표를 끊고 기다리는 동안 그때 그 시절 생각에불현 듯 알 수 없는 어떤 흥분이 내 가슴을 설레게 했다 배가 출발하자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에 갈매기들이떼를 지어 돝섬까지 따라와 주었다. 저 멀리 돝섬 선착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윽고 돝섬에 도착했다국화 축제장답게 멋진 국화 장식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저 멀리 마창대교가 한 눈에 들어오고. 돝섬 정상에 올라 와이프와 기념사진을 찍고.. 2024. 10. 29.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대한민국이 온통 김건희 여사 문제로 조용할 날이 없다 대통령이 수신제가(修身齊家)도 못 하면서 어떻게 치국(治國)을 할 수 있는지 시쳇말로 부인도 단속 못 하면서 무슨 국정을 논할 수가 있겠는지 의문이다 오죽하면 김 여사를 향해 여당인 ‘국민의 힘’ 안에서 조차 소통을 줄이고 공개 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부탁 했을까!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뉴스를 안 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그 만큼 적지 않은 국민들이 짜증을 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런 와중에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소식은 국가의 최대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런 반가운 소식에 찬물을 끼얹는 사람들이 있다. 일부 보수단체들이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반대하며 주한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그들은 5.. 2024. 10. 23.
남자는 태어나서 딱 세 번만 운다(?) 남자는 태어나서 딱 세 번만 운다고 한다. 태어날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나라가 망했을 때 그런데 남자의 눈물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여성들에게는 다소 낯선 말일지도 모르지만 남자들이 소변기 앞에 서면 늘 마주치는 글이 하나 있다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한 발만 더 가까이. 왜 남자는 눈물을 흘려서는 안 된다는 걸까정말 세 번만 우는 남자들이 있기는 하는 걸까그렇다면 그들의 가슴은 과연 따듯하기나 한 걸까. 공원을 서성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스르르 떨어지는 낙엽에 놀라 하늘을 바라보았다.석양은 붉게 물드는데 갑자기 눈가에 눈물이 핑 고였다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섰다. 텅 비어있는 집. 잠시 소파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는데 그 순.. 2024.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