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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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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단상(斷想) 봄이 가고 있다 목련꽃도 지고 벚꽃도 개나리도 진달래도 졌다 만화방창 피어나던 온갖 꽃들이 화무십일홍이라는 허무함 속에 사라졌다 계절은 가고 오련만 유독 "봄날은 간다." 라고 하는 말이 왜 이리 가슴을 파고드는지 모르겠다. 물론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간다. 그런데 왜! "봄날은 간다."라는 말이 더 가슴 시리어야 하는지 나는 목련꽃을 보면 봄이 왔다고 표현하기 보다는 봄이 또 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앞선다. 가장 탐스럽게 피었다가 가장 초라하게 지는 목련……. 세상에 지는 꽃이 어디 예쁜 꽃이 있겠느냐마는 목련만큼 슬픔으로 다가오는 꽃도 없다 그래서인지 목련꽃이 필 무렵이면 꽃보다도 쓸쓸함이 먼저 핀다. 봄날을 대표하는 유행가 중에 "봄날은 간다." 라는 노래가 있다 연분홍 치마가봄바람에 휘날리더라.. 2019. 4. 4.
딸의 졸업식 오늘은 2월 25일. 내 딸 미래가 대학교를 졸업하는 날이다 딸의 졸업식 축하하기 위해 일찌감치 진주에 있는 경상대로 향했다. 차안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사이 딸이 기숙사에 들어가던 그날의 풍경이 눈에 아른거렸다. 그러니까. 4년 전 3월 1일 그날. 손을 잡고 거닐었던 대학로 주변. 같이 밥을 먹었던 식당. 기숙사 방에서 바라본 뒷 동산 은근슬쩍 매웠던 꽃샘추위 등. 새삼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 한 번 참 빠르다. 학위 수여식이 끝나고 교정의 이곳저곳에서 학사모를 허공에 던지며 요란한 함성소리와 함께 사진찍기가 시작되었다. 여기저기에서 딸을 부르는 소리가 요란했는데 알고 보니 내 딸이 얼마나 인기가 많던지....... 우리 부부는 지켜보는 내내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사진을 찍고 점심을 먹.. 2019. 2. 25.
삼식이 꼬리표 떼던 날 언제부터인지 ‘삼식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시중에 떠도는 삼식이 시리즈를 보면 1. 집에서 한 끼도 안먹는 남편 - 사랑스런 영식씨 2. 한 끼 먹는 남편- 귀여운 일식씨 3. 두 끼 먹는 남편- 두식씨 4. 세 끼 먹는 남편- 삼식씨 5. 세 끼 먹고 종종 간식먹는 남편- 종간나쉐끼 등 그 종류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삼식이라는 말은 원래 요리연구가 이혜정씨가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어느 날 모 방송에서 삼시세끼를 집에서 먹는 사람을 이르러 삼식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말이 방송을 타면서 순식간에 전국 유행어가 되었다고. 얼마나 유행이 되었으면 사전에 ‘삼식이’라는 말이 등재 되었을까! 어학사전에서 삼식이를 찾아보면 ‘백수로서 집에 칩거하며 세 끼를 꼬박꼬박 찾아 먹는 사람’ 이렇게 나와 있다.. 2019. 1. 20.
뺀질이와 살살이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상대방을 부를 때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할까 난감할 때가 있다. 물론 직책이 있다면 직책에 맞는 호칭을 부르면 되지만 직책이 없는 연장자를 대할 때는 어떻게 불러야 할지 간혹 망설여 질 때가 있는데. 이쯤에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의아해 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아저씨’라고 부르든지 아니면 ‘형님’이라고 부르면 될 것을....... 뭘 그리 어렵게 생각하느냐고. 물론 맞는 말이기는 하다. 하지만 같은 동료인데 ‘아저씨’라는 호칭은 왠지 낮 설고 차갑게 느껴진다. 그래서 '아저씨' 보다는 '형님'이 훨씬 편하다. 그런데 내 입에서는 ‘형님’이라는 말이 쉽게 나오지가 않는다. 남들은 아무나 형님이라고 잘도 하건만....... 글쎄 이것도 내 성격 탓이라면 할 말은 없다. 아무튼.. 2018. 10. 5.
사무치는 그리움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 역 이쁜이 곱분이모두 나와 반겨 주겠지 달려라 고향 열차 설레는 가슴안고 눈 감아도 떠오르는그리운 나의 고향 역 나훈아의 ‘고향역’ 추석이 다가 올 무렵 이 노래를 들으면 노래 속의 가사처럼 고향 가는 생각에 어찌나 마음이 설레던지....... 해마다 두 아이들을 데리고 와이프와 함께 고향을 찾았다 차가 가다 서다를 반복했지만 그래도 명색이 명절날 인데 차가 밀리는 맛도 있어야지....... 평일 날처럼 쉽게 씽씽 오 갈수 있다면 그것이 어찌 명절이겠는가.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 는 말 처럼 차가 밀릴 때 마다 차창 밖 풍경을 바라보았다 노란 황금 들녘이 끝없이 펼쳐지고 농로 길에 핀 코스모스 꽃이 바람의 장단에 하늘하늘 춤을 추며 우리의 눈을 유혹하는데. 어디 이뿐인가! .. 2018. 9. 23.
입맛과 밥맛 날이 더워도 너무 덥다 훅훅 달아오르는 열기에 요즘 들어 식욕이 뚝 떨어졌다. 이런 날이 벌써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데. 금요일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자 식탁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싸모야! 입맛이 없어서 아침 못 먹겠네. 내 밥 차리지 말게나. 한 끼라도 굶으면 마치 죽을 것 것처럼 늘 끼니를 꼭꼭 챙기던 내가 갑자기 밥을 먹지 않겠다는 소리에 의아했는지 와이프가 놀란 표정으로 말을 건네 왔다. 왜요! 입맛이 없으면 밥맛으로 라도 먹어야죠. 이 사람아! 밥맛도 없어. 그 순간 와이프가 갑자기 빈정대기 시작했다. 큰 일 났네! 입맛도 없고 밥맛도 없으면 죽는다는데.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그만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사람아!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고 있어. 짜증을 내는 내가 우스운지 .. 2018. 8. 17.
김해평야의 모내기 눈이 부시도록 푸른 아침! 와이프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하이킹을 나섰다. 초여름의 김해평야는 어떤 모습일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신나게 농로 길을 달리는데 폐달을 힘차게 밟는 순간. 살갗에 와 닿는 바람이 팔뚝의 작은 솜털을 어찌나 간질이는지....... 그 느낌이 너무 좋아 나도 모르게 외쳤다 와! 너무 좋다. 뒤 따라 오던 와이프도 신이 났는지 메아리처럼 똑같이 외쳤다. 와! 너무 좋다. 얼마를 달렸을까.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그때 저 멀리서 초록으로 가득 찬 멋진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우리가 도착한 곳은 벼를 재배하고 있는 거대한 벼 육모장이었다. 싱그러운 모가 어찌나 우리의 눈을 유혹하는지. 육모장을 한 바퀴 빙 돌고나서 모판으로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한참동안 모를 바라보고.. 2018. 6. 2.
조만강에서 만난 사람들 일요일 아침.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던 와이프가 나를 불렀다 미래 아빠! 날도 좋은데 우리 자전거 타고 하이킹 갈까요! 하이킹을 가자는 와이프의 말에 신이 난 나는 그 사이 칼과 비닐봉지를 챙겼다. 잠시 후. 빨래를 널고 거실로 돌아온 와이프가 내 손을 보더니 의아하다는 듯 말을 건네왔다. 비닐봉지는 뭐하러 챙겨요? 뭐하긴!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고 하이킹 가다가 혹시 봄나물이라도 만나면 캐야지. 나물 캐러 간다는 말에 급하게 와이프가 뭔가를 챙기기 시작했다 오렌지와 사과 그리고 간단한 음료가 자전거에 실어지고....... 마침내 하이킹이 시작되었다 어라! 그런데 준비한 물건 중에 무언가 2%가 부족한 느낌이다 잠시 후 어느 편의점 앞에서 멈췄다 검정 비닐봉지에 막걸리 한 병을 사들고 와이프와 함께 신나게.. 2018. 4. 2.
주대식 (酒大食) 친구에게 주대식 (酒大食)씨! 참! 오랜만에 자네 이름을 불러보는군. 그 동안 잘 지내고 계셨는가! 오늘 오후! 퇴근 길에 어느 집 울타리 앞에서 머물렀다네. 노랗게 활짝 핀 영춘화가 나를 붙잡더군.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데 그 순간 불현 듯 자네 모습이 떠오르지 뭔가! 그러니까 그게 언제더라? 자네와의 만남을 얘기 하려면 시간을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되겠구먼. 내가 신입사원으로 입사를 하던 첫째 날 회사 앞에 있는 영춘화가 활짝 만개를 했었지. 아마 그때가 딱 요 맘 때가 아니었나 싶네. 그때 꽃샘추위가 장난이 아니었지. 신입사원인 나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었고 꽃샘추위는 내게 한 겨울처럼 느껴졌어. 그렇게 잔뜩 움츠려 있던 나를 향해 자네가 어디선가 난로를 들고 오더니 .. 2018. 3. 16.
살구꽃 필 무렵 봄, 여름, 가을, 겨울 참! 이상하다. 다른 계절은 다 두 글자인데 봄은 왜! 한 글자로만 이루어져 있을까. 손을 턱에 괴고 한참을 생각해 보았다. 봄은 사계절 중 가장 짧다 그래서 일까. ‘봄’은 짧은 계절에 어울리게 한 글자로도 참 멋진 이름을 얻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다른 계절에서는 절대 쓸 수 없는 새 것, 새로움, 새로 시작된다는 뜻을 가진 “새봄” 이라는 이름까지 덤으로 얻었으니. 이런 “새봄”이 지금 우리 곁에 와 있다. 산수유도 , 매화도, 목련도 , 개나리도, 그리고 아기 진달래와, 살구꽃도. 여기저기서 한창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는 지금. 나는 봄에 피는 꽃중에서 살구꽃을 제일 좋아한다. 소싯적 어느 날! 누이들이 나물을 캐기 위해 바구니와 칼을 챙겨들었다 곁에서 놀고 있던 나는 누.. 2018. 3. 9.
입대한 아들의 첫 휴가 오늘은 나라를 지키러 간 아들이 첫 휴가를 나오는 날이다 와이프와 나는 아들이 좋아하는 고기를 사기위해 축산물 도매점이 있는 진례로 향했다. 진례에 도착하자 고기백화점이라는 간판이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았는데 안으로 들어서자 역시 이름에 걸맞게 사방이 온통 고기세상이었다. 아들이 좋아하는 쇠고기와 돼지 훈제를 구입한 후 집으로 돌아와 아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 후. 초인종 벨소리가 울렸다 누구지! 아들 같으면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 올 텐데........ 의아해 하며 로비폰 영상을 바라보던 와이프가 깜짝 놀랐는지 '아들'이라고 외쳤다 문을 열자 아들이 들어오는데 얼마나 반가운지 와이프는 아들을 껴안고 한 동안 떨어질 줄을 몰랐다. 아들과 반갑게 포옹을 하고 난 후 아들에게 물었다 도어락 비밀번호.. 2018. 2. 28.
못받은 알바비 5년 전. 어느날 부터 인지 회사에 일감이 나날이 줄어들었다. 매일 두 시간의 잔업이 있었지만 일이 줄어들자 잔업이 중지 되고 급기야 8시간의 정규시간 까지도 줄여야 되는 실정이 되었다. 3개월 가까이 이런 생활을 하다 보니 줄어든 수입으로 인해 생활이 점점 빠듯해지고 결국은 다른 직장을 찾기 위해 퇴직을 선택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직장을 얻게 되었는데. 그런데 직장을 퇴직하고 한 달이 다 지나가도록 퇴직금이 정산이 되지 않았다. 전화를 할 때 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더니 결국 두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괘씸한 나머지 하는 수 없이 노동청에 고소를 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고소를 하고 난 그 다음날. 마침내 퇴직금이 통장으로 바로 입금이 되었다 정산이 되고난 후 .. 2018.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