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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108

라면! 알고 먹는 재미. 비가 내리는 토요일 아침! 오전 내내 방안에 죽치고 있자니 공연히 맘이 싱숭생숭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겠다. 시간은 정오를 향해 가는데 와이프는 안방에서 티브이 삼매경에 푹 빠져 있다. 꼬르륵 거리는 뱃속의 요란한 소리에 냉장고 문을 열고 반찬을 살펴보는데. 어찌된 일인지 딱히 눈에 들어오는 반찬이 하나도 없다 그때 갑자기 떠오른 생각. 그래! 오늘 같은 날은 ‘라면’이 딱 이야. 사실 나는 라면을 그다지 좋아 하지 않는다. 먹을 때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맛있게 먹지만 먹고 나면 왠지 더부룩하고 때로는 속이 쓰리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꼭 나만의 문제일까. 우리 주위에는 라면을 먹고 나서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 된다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일이 과학적으로 증명이 .. 2019. 9. 26.
부부는 닮는다 한때 정장차림이 아주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었다. 훤칠한 키도 못되고 그렇다고 잘 생긴 얼굴도 아닌 내가 정장차림이 잘 어울렸다는 것은 아무래도 금융회사를 다닐 때 늘 오랜 기간 몸에 배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퇴직을 하고난 지금은 정장차림을 하려고 해도 입을 기회가 없다 어쩌다 조카들 결혼식이나 행사가 있는 날이면 드물게 한 번씩 입어보지만 그때마다 남의 옷을 얻어 입은 듯 모양새가 영 어색하기만 하다. 작년에 친구들 모임이 있어서 정장을 입을 기회가 있었는데 친구들 옷을 보니 무언가 내 옷과 확연히 차이가 드러났다 친구들 옷은 전체적으로 상하의가 꽉 조이는데 비하여 내 옷은 왠지 헐렁하면서 왠지 풍성하게 느껴졌다. 이렇다 보니 아무리 옷을 잘 차려 입어도 도통 때깔이 나지 않았는데 때마침 오.. 2019. 8. 31.
겁 없는 남자 몇 해 전 어느 복 날!   복달임을 하기 위해 시장에 갔던 와이프가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왔다.바구니 안에는 닭 두 마리와 대추, 밤, 황기, 오가피, 엄나무, 인삼, 둥굴레, 전복, 낙지 등  온갖 재료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부지런히 주방을 오가던 와이프의 손품 덕에 이윽고 삼계탕이 식탁에 올려졌다. 마침내 온 가족이 식탁에 앉아 시식을 하는 시간.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와이프와 아이들은 맛있다고 손놀림이 바쁘기만 한데 내 손은 자꾸만 멈칫거려졌다. 몇 번을 먹어 봐도 어머니께서 직접 해주던 그 맛을도통 느낄 수가 없었다. 이상하다.  분명히 몸에 좋다는 것은 다 들어갔는데 맛이 왜 이럴까.......   삼계탕을 먹는 둥 마는 둥 고기 몇 점을 뜯다 말고 탕 대신 밥을.. 2019. 7. 12.
시발비용 “나이가 들어 갈수록 멋을 부려라” 라는 말이 있다.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지만 참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멋’이라는 것은 곧 가꾸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기에서 ‘가꾼다. 는 말은 식물을 가꾼다는 뜻도 있지만 아름답거나 맵시 있게 보이도록 매만지고 다듬다는 뜻도 있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멋을 부려라’는 이 말을 달리 말하면 ‘나이가 들수록 거울을 자주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다고 볼 수 있다. 요즘 들어 거울을 자주 보게 된다. 돈을 아끼겠다고 집에서 염색을 하다 보니 염색 할 때 놓친 부분이 있었는지 흰머리 몇 개가 희끗희끗 드러나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귀한 머리니 만큼 뽑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보기 싫어서 냉큼 뽑아 버렸다. 제멋대로 휘날리는 긴 눈썹도, 귓속에서 자란 털도, 턱밑에.. 2019. 6. 20.
나라 지키고 돌아온 아들! 우리가 살아가면서 주위에서 흔하게 듣는 말 중에 ‘걱정도 습관이다’ ‘걱정도 팔자’다 라는 말이 있다 걱정을 얼마나 많이 하면 이를 두고 ‘팔자’라고 했을까 철학자이자 시인인 미국의 어니 J. 젤린스키는 그가 지은 ‘느리게 사는 즐거움’에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글을 남겼다. 우리가 하는 걱정거리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사건들에 대한 것이고 30%는 이미 일어난 사건들, 22%는 사소한 사건들, 4%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한 것들이다. 나머지 4%만이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진짜 사건이다. 즉 96%의 걱정거리가 쓸데없는 것이다. 위의 글을 요약해 보면 96%가 쓸데없는 걱정이고 진짜 걱정은 4% 뿐이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내가 걱정하고 있는 모든 것도 96%는 다 쓸데없는 .. 2019. 6. 18.
내 생애 첫 마이 카! 비 오는 어느 날 오후. 퇴근을 해야 하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하늘이 구멍이라도 난 듯 엄청나게 내리는 비에 퇴근을 미루고 잠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데 삼십 여 분을 기다려도 비가 그치기는커녕 오히려 더 굵어지면서 바람까지 세차게 불었다. 아무래도 쉽게 그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에 우산을 쓰고 자전거에 올라 길을 재촉하는데 어찌나 비가 많이 내리던지 집에 도착했을 때는 온 몸이 비로 흠뻑 젖어 있었다. 다음 날 점심시간. 점심을 마치고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데 앞 동에서 근무하는 동료 직원이 커피를 뽑아들고 성큼성큼 내 곁으로 다가왔다. 소담씨! 어제 집에 잘 들어갔어요? 아뇨. 비가 엄청나게 왔는데 잘 들어 갈 리가 있겠습니까! 비를 쫄딱 맞고 갔네요. 그때 피식 쓴웃음을 짓던 그.. 2019. 5. 9.
부전자전(父傳子傳)! 오늘은 토요일. 그동안 미루고 미뤄왔던 대청소를 하기로 했다. 와이프가 세탁기를 돌려놓고 요리를 하는 동안 나는 청소기를 돌리는데. 먼저 안방과 딸 방에 있는 이불을 털고 침대를 들어내어 밑바닥을 깨끗이 닦고 나니 금세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한 참의 시간이 흐른 후....... 요란하던 세탁기가 잠잠해 졌다. 함께 빨래를 널고 잠시 소파에 앉아 쉬는데 그 사이 와이프가 커피를 들고 나타났다. 땀을 흘리며 집안 일을 도와 준 내가 자기 맘에 들었는지 커피를 건네 주며 살며시 내 볼에 입맞춤을 하면서. 서방님! 사~~~~~랑~~~~~~~~~~~~~~~~~~~~~해 요. 그 순간 피식 웃음이 절로 나왔다 와이프가 사랑한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도 없고 뭐라고 한 마디 하긴 해야겠는데 그때 나도 모르게 불쑥 튀.. 2019. 4. 27.
봄날의 단상(斷想) 봄이 가고 있다 목련꽃도 지고 벚꽃도 개나리도 진달래도 졌다 만화방창 피어나던 온갖 꽃들이 화무십일홍이라는 허무함 속에 사라졌다 계절은 가고 오련만 유독 "봄날은 간다." 라고 하는 말이 왜 이리 가슴을 파고드는지 모르겠다. 물론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간다. 그런데 왜! "봄날은 간다."라는 말이 더 가슴 시리어야 하는지 나는 목련꽃을 보면 봄이 왔다고 표현하기 보다는 봄이 또 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앞선다. 가장 탐스럽게 피었다가 가장 초라하게 지는 목련……. 세상에 지는 꽃이 어디 예쁜 꽃이 있겠느냐마는 목련만큼 슬픔으로 다가오는 꽃도 없다 그래서인지 목련꽃이 필 무렵이면 꽃보다도 쓸쓸함이 먼저 핀다. 봄날을 대표하는 유행가 중에 "봄날은 간다." 라는 노래가 있다 연분홍 치마가봄바람에 휘날리더라.. 2019. 4. 4.
딸의 졸업식 오늘은 2월 25일. 내 딸 미래가 대학교를 졸업하는 날이다 딸의 졸업식 축하하기 위해 일찌감치 진주에 있는 경상대로 향했다. 차안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사이 딸이 기숙사에 들어가던 그날의 풍경이 눈에 아른거렸다. 그러니까. 4년 전 3월 1일 그날. 손을 잡고 거닐었던 대학로 주변. 같이 밥을 먹었던 식당. 기숙사 방에서 바라본 뒷 동산 은근슬쩍 매웠던 꽃샘추위 등. 새삼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 한 번 참 빠르다. 학위 수여식이 끝나고 교정의 이곳저곳에서 학사모를 허공에 던지며 요란한 함성소리와 함께 사진찍기가 시작되었다. 여기저기에서 딸을 부르는 소리가 요란했는데 알고 보니 내 딸이 얼마나 인기가 많던지....... 우리 부부는 지켜보는 내내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사진을 찍고 점심을 먹.. 2019. 2. 25.
삼식이 꼬리표 떼던 날 언제부터인지 ‘삼식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시중에 떠도는 삼식이 시리즈를 보면 1. 집에서 한 끼도 안먹는 남편 - 사랑스런 영식씨 2. 한 끼 먹는 남편- 귀여운 일식씨 3. 두 끼 먹는 남편- 두식씨 4. 세 끼 먹는 남편- 삼식씨 5. 세 끼 먹고 종종 간식먹는 남편- 종간나쉐끼 등 그 종류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삼식이라는 말은 원래 요리연구가 이혜정씨가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어느 날 모 방송에서 삼시세끼를 집에서 먹는 사람을 이르러 삼식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말이 방송을 타면서 순식간에 전국 유행어가 되었다고. 얼마나 유행이 되었으면 사전에 ‘삼식이’라는 말이 등재 되었을까! 어학사전에서 삼식이를 찾아보면 ‘백수로서 집에 칩거하며 세 끼를 꼬박꼬박 찾아 먹는 사람’ 이렇게 나와 있다.. 2019. 1. 20.
입맛과 밥맛 날이 더워도 너무 덥다 훅훅 달아오르는 열기에 요즘 들어 식욕이 뚝 떨어졌다. 이런 날이 벌써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데. 금요일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자 식탁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싸모야! 입맛이 없어서 아침 못 먹겠네. 내 밥 차리지 말게나. 한 끼라도 굶으면 마치 죽을 것 것처럼 늘 끼니를 꼭꼭 챙기던 내가 갑자기 밥을 먹지 않겠다는 소리에 의아했는지 와이프가 놀란 표정으로 말을 건네 왔다. 왜요! 입맛이 없으면 밥맛으로 라도 먹어야죠. 이 사람아! 밥맛도 없어. 그 순간 와이프가 갑자기 빈정대기 시작했다. 큰 일 났네! 입맛도 없고 밥맛도 없으면 죽는다는데.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그만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사람아!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고 있어. 짜증을 내는 내가 우스운지 .. 2018. 8. 17.
입대한 아들의 첫 휴가 오늘은 나라를 지키러 간 아들이 첫 휴가를 나오는 날이다 와이프와 나는 아들이 좋아하는 고기를 사기위해 축산물 도매점이 있는 진례로 향했다. 진례에 도착하자 고기백화점이라는 간판이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았는데 안으로 들어서자 역시 이름에 걸맞게 사방이 온통 고기세상이었다. 아들이 좋아하는 쇠고기와 돼지 훈제를 구입한 후 집으로 돌아와 아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 후. 초인종 벨소리가 울렸다 누구지! 아들 같으면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 올 텐데........ 의아해 하며 로비폰 영상을 바라보던 와이프가 깜짝 놀랐는지 '아들'이라고 외쳤다 문을 열자 아들이 들어오는데 얼마나 반가운지 와이프는 아들을 껴안고 한 동안 떨어질 줄을 몰랐다. 아들과 반갑게 포옹을 하고 난 후 아들에게 물었다 도어락 비밀번호.. 2018.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