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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108

똥물에도 파도가 있고 소똥에도 계단이 있다! 온 몸이 아프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사치스러울 만큼....... 손목과 어깨가 빠져 버릴 것만 같다. 습관처럼 퇴근 후에 병원을 찾는 것이 벌써 여러 날을 넘기고 있건만 특별한 차도를 느낄 수가 없어 오늘은 작심하고 의사에게 따져 물었다. “오라는 날짜에 꼬박꼬박 와서 치료를 받아도 똑같습니다.” 차도가 없다는 내말에 의사가 하는 말이 가관이다 통증이 심할 때는 며칠 쉬어야 하는데. 개뿔! 이럴 때는 화가 머리까지 치밀어 오른다. 쉬면 낫는 다는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그러고 보면 지금의 아픔은 아무래도 숙명처럼 직업병으로 달고 살아야 할 것 같다. 며칠 전 아침 조회 시간에 있었던 일이다. 현장을 이끌어 가는 책임자가 하는 말이 일부 직원들이 생산 수량이 너무 적다고 투덜거렸다.. 2023. 9. 19.
말 한마디가 빚은 촌극( 寸劇 ) 금요일 오후! 퇴근을 하는데 현관문에 들어서는 순간 와이프가 갑자기 미용가방과 염색약을 들고 내 앞에 나타났다. 미래 아빠! 오늘 머리 깎고 염색 합시다. 무슨 일이야! 다른 때는 깎아 달라고 사정을 해도 깎아주지도 않더니만. 피식 웃던 와이프가 내가 의자에 앉자 손놀림이 바빠졌다. 머리를 다 깎고 염색을 마친 그때 와이프가 한 가지 부탁을 해왔다. 내일 오전 근무만 하니까 12시에 자기 좀 데리러 와 달라는 것. 사연을 물어보니 카플 하는 직원이 내일 약속이 있어서 다른 차를 타고 와야 된다고 한다 때마침 토요일 특근이 없던 나는 흔쾌히 약속을 했다. 그런데 잠시 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약속을 마친 와이프가 느닷없이 장롱을 열고 이 옷 저 옷을 살피더니 내일 입을 옷을 미리 선별해 주는 것이 아닌가!.. 2023. 9. 16.
"삐삐"의 추억 33073356 84184078 이 숫자는로또 번호도 아니고 그렇다고 연금복권 번호도 아니다. 군대시절에 분신처럼 따라다녔던 나를 상징하는 번호다. 33073356 이 번호는 훈련병때 처음으로 목에 달았던 군번. 이때만 해도 나는 이 군번이 마지막 인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하사관 후보생으로 차출되면서 새롭게 부여받은 군번. 84184078 그래서 이 숫자는 하사 시절의 군번이다 희한하게도 이 숫자는 기억하기도 싫은데 왜 이리 잊혀 지지 않은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수수께끼다. 퇴근 길 차안에서 우연히 라디오를 듣게 되었다. 방송 내용인즉 요즘 우리 주위에 자기 가족들의 전화번호도 기억하지 못한 사람들이 꾀 많다는 것이었는데. 그때 옆에서 같이 듣고 있던 동료가 “아니! 어떻게 가족들의 전화번.. 2023. 8. 31.
내 옷이 어떻길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주머니인데 빼어난 미모 만큼이나 인사성이 어찌나 밝고 상냥한지....... 주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며칠 전 길을 걷다가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인사를 건네는데 갑자기 내 시선을 피한 채 고개를 숙이며 모르는 척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창이 달린 모자에 검은 선글라스를 끼었지만 분명히 내가 아는 아주머니가 맞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그 일이 있고 난 며칠 뒤 다시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그 날은 여느날처럼 서로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의 눈 밑에 이상한 흔적이 엿보였다. 아마도 다크서클을 없애기 위해서 수술을 한 것 같았는데 며칠 전 나를 모르는 척 하고 지나쳤던 그 날이 이해가 .. 2023. 8. 26.
백년도 못살 것을 천년을 살 것처럼! 금융회사에 다닐 때 겪었던 일이다. 8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어르신 한 분이 창구 앞에서 무언가를 찾는 듯 사방을 두리번거리더니 불쑥 접대실 안으로 들어섰다.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어르신에게 무엇을 도와드릴지 물었지만 대답대신 다짜고짜 커피부터 달라고 하는데....... 이를 눈치 챈 여직원이 황급히 커피를 접대하고 나니 그때서야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의 이율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왔다. 어르신의 요구에 탁자에 놓인 리플렛을 들고 자세히 설명을 해 주고 더 알고 싶은 것은 없는지 묻는데 그 사이 어르신이 자신의 주머니에서 전단지 여러 장을 꺼내 들었다. 자세히 보니 시내에 있는 모든 금융회사의 전단지가 그의 손에 쥐여져 있었다. 잠시 후. 어르신의 입담이 길게 이어졌다 보아하니 돈은 있는 것 같은데 이율을 엄.. 2023. 8. 15.
고추개떡과 호박잎쌈 지루한 장마끝에 잠시 햇살이 비치는가 싶더니 또 다시 비가 내릴 듯 하늘이 잔뜩 흐린 채 일요일이 정오를 향해가고 있다. 오늘은 7월 23일 내가 사는 이 곳 장유의 장날이다.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던 와이프가 나를 불렀다. 미래 아빠! 시장에 가려고 하는데 나 좀 도와줘요! 와이프가 시장에 가자는 소리에 반가운 나머지 급히 컴퓨터를 끄고 세탁기 앞으로 다가갔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던가. 둘이서 빨래를 널다 보니 금방 세탁기가 텅 비었다 잠시 후 수레를 챙겨들고 시장 길에 나섰다. 시장길에는 할머니들이 채소를 팔기위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는데. 할머니들 앞에는 고구마대, 가지, 오이, 고추. 호박잎 등이 바구니에 수북하게 놓여져 있었다. 그때 맞은 편에서 할머니 한 분이 우리를 부르며 손짓을 했다 .. 2023. 7. 23.
여자는 남자 하기 나름이다. 퇴근 무렵 와이프로부터 카톡이 날아 왔다. 내가 좋아하는 동태탕을 끓여 놓았으니 빨리 들어오라고. 그렇잖아도 술 생각이 간절했던 내 발걸음이 바빠졌다. 점방에 들러 막걸리 한 병을 사들고 부리나케 돌아오던 그때 문득 80년대 모 회사의 광고 한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광고속에 내용을 요약해 보면. 축구팬인 남편이 출근을 하면 업무시간에 볼 수 없었던 TV 중계를 부인이 VTR에 미리 녹화를 해놓는데 이렇게 하면 남편이 축구를 보기위해서 일찍 퇴근을 한다는 것이 이 광고의 핵심인데 인상적인 것은 광고 마지막 장면에서 배우 '최진실'이 속삭이듯 외치는 대사 한 마디다. “남편의 퇴근 시간은 여자하기 나름이에요” 마치 동태탕을 끓여 놓고 나를 기다리는 와이프의 마음이 그때 최진실이 외치던 대사 내용과 너무.. 2023. 5. 13.
보릿고개 요즘 찔레꽃이 한창이다   산속을 걷다보면 찔레꽃 향기에 취해 나도 모르게 콧숨을 크게 들이 마시게 되는데 그때 마다 어떤 추억 하나가 아련하게 떠오른다.   소싯적 어느 봄날.   누이들과 함께 동산에 올랐다. 산기슭에는 찔레순이 통통하게 살이 올라 있었는데누이는 연한 새 줄기를 뚝 끊어서 껍질을 벗기더니 불쑥 내 입에 넣어주었다. 텁텁 했지만 은근한 단 맛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다. 이처럼 찔레꽃을 보면 나는 누이들이 먼저 떠오른다.    찔레꽃은 사연이 참 많다. “찔레 꽃 필 무렵이면 딸네 집도 안 간다.”는 옛말이 있다.오죽했으면 이런 말이 생겨났을까.   찔레꽃이 필 때면 보리가 익어 가는데 이때는 묵은 곡식이 다 떨어지고 보리가 아직 여물지 않아서 집집마다 식량 사정이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 2023. 5. 11.
닭살 부부와 닭살 뽀뽀! 사는 게 무엇인지 피곤하다는 이유로 휴일이면 늘 집안을 빙빙 맴돌고 있다. 오늘은 어젯밤 와이프와 약속한 대로 작심을 하고 산행을 하기로 했는데. 막걸리 한 병과 와이프가 챙겨주는 간단한 음료와 과일을 배낭에 넣고 마침내 모든 준비가 끝이 났다. 오늘의 목적지는 용지봉 누리 길. 용지봉 정상까지는 왕복 5시간이 소요되는 비교적 먼 거리이기에 우리는 중간 지점에서 되돌아 올 수 있는 모정까지로 목표를 정했다. 얼마를 올랐을까! 능동약수터를 지나 한참을 오르다 보니 숲으로 우거진 주변에 유난히 햇빛이 쏟아지는 조그맣고 평평한 양지 한곳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 와이프가 무언가를 발견 한 듯 미래 아빠! 여기 노란 꽃이 피었네. 무슨 꽃일까? 꽃을 본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그동안 사진 속에서만 보았던 금난초.. 2023. 4. 22.
봄 바람 일요일 아침 8시! 모처럼 긴 잠을 자서인지 한 주 동안 노동으로 지친 몸이 조금은 가벼워 진 것 같다. 곁에 있는 와이프는 아직도 한 밤 중을 헤메고 있고 두 아이는 떠메어 가도 모를 만큼 깊이 잠들어 있는데. 이런 날은 도둑고양이처럼 살며시 움직여야 한다. 조용히 밥을 먹고 어제 사다 놓은 막걸리 한 병과 오렌지를 배낭에 넣고 산행 길에 나섰다 오늘의 목적지는 반룡산. 반룡산은 장유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야트막한 산이다 어느 산이나 마찬가지로 정상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풍경은 하나같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바둑판처럼 시원하게 펼쳐진 김해평야 위로 저 멀리 부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데....... 이 좋은 풍경을 눈앞에 두고 어찌 술 생각이 나지 않겠는가. 정상에 놓인 벤치에 앉아 막걸리 한잔을 걸치고 나.. 2023. 4. 16.
남들은 나를 몇 살로 볼까? 혈압약을 타기 위해 병원에 들렀다 병원에 도착하자 카운터 앞에 예닐곱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때 앞에서 칠십대로 보이는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면도도 염색도 안 한지가 꾀 오래 되었는지 덥수룩한 수염에 앞코가 해진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한 눈에 봐도 제법 나이가 들어 보였다. 잠시 후 순서대로 카운터에 놓인 에이포 용지에 성함과 생년월일을 적는데 앞에 적어 놓은 아저씨의 생년월일에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1963년 10월 9일생. 나보다 한 살 작은 아저씨가 왜 이렇게 나이가 들어 보이는지? 의자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시선이 자꾸만 아저씨에게 쏠렸다. 역지사지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남들은 나를 몇 살로 볼까!" 그 순간 새삼 내 모습이 궁금해졌다. 처방전을 들고 병원을 나서.. 2023. 2. 19.
호칭 (互稱)이 뭐 길래! 며칠 전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두 아주머니의 대화가 내 귀를 쫑긋 세웠다. 언니! 나 어제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갔거든. 그런데 원장이라는 사람이 참 웃기더라! 나를 자꾸 아줌마라고 부르는 거야. 컴퓨터에 버젓이 내 이름이 나올 텐데 아주머니, 아주머니 하니까 정말 짜증나더라. 삼십 대 초반의 아주머니가 이름 대신 아줌마라고 부르는 원장의 호칭에 은근히 짜증이 났는지 불만을 가득 늘어 놓았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그 순간! 문득 몇 달 전에 식당에서 있었던 풍경 하나가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추어탕 생각이 간절했던 어느 날. 때마침 눈앞에 기사식당 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는데 출입문을 보니 '추어탕 전문'이라는 글씨가 대 문짝만하게 적혀 있었다. 망설일 필요도 없이 식당안으로 들어서니 할머니.. 2023.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