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108

치매 테스트 한 동안 어머님에게 전화를 못 드렸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그 흔한 전화조차도 자주 못하다니……. 갑자기 내 자신이 부끄러워 졌다 죄송스런 마음에 부랴부랴 전화를 하는데. 어머니! 저에요. 소담이냐! 요새 왜 전화를 안 하냐. 한 번 올 때가 되었는디 전화가 안 옹께 내가 시방 애가타서 죽것다. 무슨 일이 있냐? 무슨 일이 있긴요. 아무 일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어머니 제 걱정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점심은 드셨나요? 응! 나 금방 부엌에서 한 숟가락 들고 막 방에 들어왔다 아가. 나 요즘 심심해서 죽것다. 엊그제 00 엄마가 죽어 부렀다. 고상도 안하고 허망하게 죽어부렀어. 어머니 무슨 소리에요? 그 사람 어머니 보다 나이가 적을 텐데.... 아! 글쎄. 목욕하고 마루 올라가다 넘어져서 죽었단다. .. 2014. 8. 31.
누가 더 좋아 했을까! 토요일 아침 모처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 뒤늦게 잠에서 깨어난 와이프가 나를 불렀다 미래 아빠! 우리 산에 갈까요. 평상시에 산에 가자고 하면 늘 힘들다고 손사래를 치던 와이프가 오늘따라 손수 산에 가자고 서두르는데 듣던 중 반가운 소리에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배낭 속에 간단한 음료를 챙겨 넣고 반룡산 산행 길에 나섰다 반룡산은 장유 시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야트막한 산이다 해발 380m 높이로 동산처럼 아늑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맘 놓고 호락호락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은 아니다 집에서 출발한지 한 시간이 흘렀을까. 마침내 목적지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니 김해 평야와 함께 저 멀리 낙동강 너머로 부산시가 한눈에 들어왔다 모든 산이 그렇듯이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들은 그야말로 그림처.. 2014. 8. 23.
이웃집의 싸움 일요일 아침. 옆집에 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또 싸우고 있다 할아버지는 뇌졸중으로 한쪽 팔과 손이 자유롭지 못한데 어눌한 목소리로 할머니에게 무언가 불만을 잔뜩 쏟아내고 있었다. 이에 질세라 할머니도 큰소리로 대드는데 “그래! 어디 한 번 해볼까!” “내가 45년 동안 당신 수족 들었으면 됐지.또 뭘 바래?" “술 마시고 담배피우고 바람피우고 못된 짓 다 해놓고 아직도 힘이 남았어!” 두 분의 싸움을 엿들으면서 새삼스레 할머니의 말을 되새겨 보았다 아무래도 할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할머니를 이런저런 이유로 무던히도 힘들게 했던 모양이다 이처럼 싸울 때 말하는 것을 엿들어 듣다 보면 왜 싸우는지? 우리는 묻지 않아도 감으로 싸움의 원인을 알 수 있다 요 며칠 우리 집 아침 식탁이 늘 싸움으로.. 2014. 2. 23.
세월의 장난 세월여류라고 했던가! 참! 세월 빨리도 흘러간다. 2014년 새해도 벌써 보름을 넘기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들은 왜 세월을 물처럼 흘러간다고 했을까. 그렇다면 물의 흐름처럼 세월에도 속도가 있는 것일까 이를 두고 혹자들은“세월은 나이에 비례한다.”라고 이야기 한다. 예를 들어 30대는 30km의 속도로 40대는 40km의 속도로 자기의 나이 숫자대로 세월이 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나의 세월 속도는 현재 53km의 속도라는 얘긴데. 이 53km의 속도는 과연 얼마만큼 빠른 것일까. 여기에는 지나온 과정이 그것을 증명해 준다. 남자들 세계에서 세월을 두고 흔하게 하는 말 중에 “마음은 엊그제 군에서 제대한 것 같은데.”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곧 마음은 청춘인데 몸이 그 만큼 많이 변했다는 걸 의미한다... 2014. 1. 17.
중독 비약 풍약 초약 초단 홍단 청단 소싯적 동짓달 기나긴 밤 우리는 긴긴 겨울밤을 민화투 놀이로 시간을 보냈다 지금도 화투를 보면 그 시절이 문득 떠오르는데. 나는 누이들과 화투를 칠 때마다 늘 꼴찌를 했다 그때마다 기다리고 있는 것은 누이들의무시무시한 손가락 매질이었다. 얼마나 두들겨 맞았던지 팔목이 빨갛게 부어 올랐는데. 매일 두들겨 맞는 내게 어느 날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누나들이 점수를 많이 딸 때면 일부러 화투짝 하나를 살며시 이불 밑으로 쑤셔 넣어서 파투가 되게 만들어버렸다 이럴때면 눈치를 챈 누나들이 동시에 나를 두들겨 패는데 맞고 나면 얼마나 억울하던지. 그러다가 운좋게도 내가 내가 점수를 많이 따게 되면 복수 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 때는 두 손가락으로 때려야 할 것을 네 손가락으로 사정.. 2013. 12. 21.
희망을 노래하다 살다보면 삶이 참 힘이 들 때가 있다 얼마나 삶이 힘이 들면 "다들 힘들다"라고 했을까! 역설적이게도 이 말을 거꾸로 뒤집어서 읽어 보면 역시 "다들 힘들다"가 된다. 사람들은 남들과 비교하기를 좋아한다. 나도 역시 마찬가지다 힘이 들 때면 나도 모르게 나 보다 더 잘 사는 친구들을 떠올리게 된다. 비교하게 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한 달 후면 쉰셋을 앞두고 있는 나……. 인생의 후반에 서서 나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인지! 딸 미래와 아들 희망이가 보는 아빠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와이프가 연애시절 느꼈을 남편의 대한 희망과 기대감은? 불행하게도 나는 어느 것 하나도 내가 만족할 만한 대답이 없다 요즘 들어 와이프가 많이 힘들어 한다 일주일 전.밤새 끙끙 않던 와이.. 2013. 11. 30.
고향의 사투리 고향에 다녀왔다 이상스럽게 고향에만 다녀오고 나면 부쩍 사투리가 늘어난다. 비교적 표준어를 사용한다고 자부하는 나 지만. 친구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전라도 사투리가 튀어 나온다 고향을 떠나 경상도로 이사온지 어언 11년. 처음 이곳에 와서 5년동안 옷 장사를 할 때가 있었다 장사를 할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서울 사람으로 알아 볼 정도로 나는 사투리와 비교적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고향에만 다녀오면 어김없이 사투리가 나온다. 나는 전라도 와이프는 경상도 우리는 영호남으로 맺어진 부부다 그러다 보니 같은 표현을 두고도 말이 차이가 난다 예를 들자면 "그랬다니까"를 나는 "그랬당깨!" 이렇게 표현하는데 진주가 고향인 와이프는 "그랬다 아이가!" 이렇게 표현을 한다. ====================.. 2013. 9. 20.
사회 친구 금융회사에 다닐 때의 일이다 전주에서 이벤트사업을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반갑게도 이 친구는 남원에 내려 오는 날이면 부모님 집에 가기 전에 꼭 우리 사무실부터 찾아왔다 빈손으로 찾아와도 될 것을 올 때마다 꼭 드링크를 사들고 왔는데 어찌나 자주 들르는지 모든 직원들이 얼굴을 다 알고 있을 정도였다 그러기를 한 참 후 드디어 친구가 속내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 당시 내가 금융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대출을 맡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대출 부탁이 들어 온 것이다 다른 친구들에게 들은 얘기로는 이 친구가 여기저기서 채무가 많다고 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안 된다고 할 수도 없고 갑자기 마음이 복잡해 졌다 이래저래 까다로운 조건들을 들어가면서 대출이 힘들다고 했건만 이 친구가 덥석 적금 통장부터 만드는 것이 아닌가... 2013. 9. 5.
복불복 이라! 점심시간! 점심을 먹고 휴게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데 와이프에게서 한 통의 메시지가 날아왔다. 미래 아빠! 점심때 휴대폰 매장에서 메시지가 왔는데 오늘 추첨일이라고 하네요 며칠 전 큰맘 먹고 스마트 폰을 구입했다 두 아이들이 모두 스마트 폰인데도 불구하고 액정이 깨져서 게임도 못한다고 불만인 아들과 용량이 작고 오래된 폰이라서 싫다는 딸이 매일같이 최신 폰으로 바꿔 달라고 노래를 부르는데.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어쩔 수 없이 매장에 들렀다. 견물생심이라고 했던가! 최신형 스마트 폰을 보니 갑자기 마음이 변했다 내친김에 우리 부부도 구닥다리 핸드폰을 스마트 폰으로 바꾸어 버렸다 이렇게 해서 졸지에 네 개의 스마트 폰을 사게 되었는데 때마침 이 가게가 개점 1주년 기념으로 경품 이벤트 행사를 한다고 했다.. 2013. 6. 21.
내 생에 첫 보금자리 1995년 11월 하순. 해가 질 무렵.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듯 하늘이 어둡고 바람이 차갑다. 쌀 20kg 두 포대, 소주병에 담긴 참기름. 들기름 한 병, 고춧가루,된장, 김치 등 집을 나서면 당장 먹고 살아야 할 몇 가지 음식과 옷가지 등을 마루위에 올려놓고 어머니와 나는 잠시 마루 끝에 걸터 앉았다 잠시 후 약속한 친구의 봉고차가 집 앞에 도착했다 친구와 함께 포장해 놓은 물건들과 옷가지를 차에 싣는데 이를 지켜보던 어머니께서는 연신 입버릇처럼 “우리아들 잘 살아야 할 텐데” “우리아들 잘 살아야 할 텐데”를 입에 달고 흐느끼셨다. 자주 찾아뵙겠으니 따라 나오지 말라고 애써 어머니 손을 뿌리쳤지만 어머니는 한사코 동구 밖까지 따라 나오셨다. 마치 막둥이 아들이 고향을 떠나 아주 먼 곳으로 이사라도.. 2012. 11. 25.
반려동물 중학교 때의 어느 날! 이웃집에서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시장에 내다 팔수도 없고 필요한 사람들이 있으면 그냥 가져가서 키웠으면 좋겠다는 옆집 아주머니 말에 어머니께서 선뜻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왔다 어미 곁을 떠나온 고양이는 밤새도록 울어댔는데 그 모습이 하도 안쓰러워서 방으로 데리고 들여왔다. 그날 어머니와 나는 이 고양이를 "나비"라고 불렀다. 나비는 커가면서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었다. 잠을 자고 난 뒤 사람들이 세수를 하 듯 고양이도 침을 발라가며 발로 세수를 하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든지. 나비는 애교도 참 많았다. 밖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서 나비야! 하고 부르면 다리에 볼을 비비며 아양을 떠는데 이럴때는 얼른 안아서 방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고양이가 토방.. 2012. 11. 3.
와이프의 바가지 일요일 아침. 와이프가 무언가에 열이 받았는지 아침부터 씩씩거리고 있다 누가 경상도 여자 아니랄까봐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는지 고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장씨들 다 모여” 또 시작이다 이 소리는 자기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을 때 온가족에게 퍼붓는 자기만의 독특한 바가지 타령이다 장씨들 이라 하면 나 소담이 장씨니 딸 미래와 아들 희망이도 당연히 장씨거늘 ……. 식구라고 해봐야 딸랑 네 명인데 자기 혼자만 장씨가 아니니 식구들 모두 자기 앞으로 모여라는 소리다 모이기 싫지만 어느 안전이라고 거부할 수 있단 말인가! 이미 아이들은 세탁기 앞에 서있다 나도 어쩔 수 없이 아이들 하고 같이 나란히 설 수밖에... 와이프의 일장 연설이 시작되었다 딸에게 먼저 화살이 갔다 딸! 너 엄마가 뭐랬어! 청바지 벗으면 후크.. 2012.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