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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꽃삽을 들고/웃음꽃54

하라는 운동은 안하고! 퇴근을 한 후. 평소처럼 운동을 하기 위해 집 근처에 있는 학교 운동장으로 향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일까. 한 여름에는 마음대로 뛸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대던 운동장이 지금은 고작 십여 명으로 그 수가 많이 줄었다 운동장을 돌면서 마주친 10여명의 운동객들. 이들은 작년 겨울에도 꾸준히 보아 왔던 사람들이다 새삼 이런 분들을 만나면 왠지 존경심이 이는데. 우리 주위에는 이렇게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운동과는 담을 쌓고 오로지 음식 하나로 건강을 챙기려드는 사람들이 있다. 운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마친 후 쇼파에 앉으려는데 쇼파 옆에서 못 보던 상자가 눈에 띄었다. 자세히 보니 양파즙과 배즙 그리고 울금즙이 박스째로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하라는 운동은 안하고.. 2015. 12. 6.
동상이몽(同床異夢) 잉꼬부부라는 말이 있다. 다정하고 금슬이 좋은 부부를 이르러 잉꼬부부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잉꼬부부는 보는 이들에게 하여금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 졌기에 그들을 두고 이렇게 표현을 했을까! 내가 고향을 떠나 이 곳 김해 장유에 온지도 벌써 십 삼년 째를 맞고 있다. 5 년 동안 아동복가게를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인근에 대형 아울렛 매장이 들어서면서 어쩔 수 없이 가게 문을 닫고 지금은 노동자의 길을 걷고 있다. 그 후로 주말이면 나는 늘 와이프와 함께 가까운 산을 찾는다. 가게를 할 때는 감히 바랄 수도 없는 일이었기에 지금의 산행 길은 나에게는 행복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산에 오르다 보면 그때마다 아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특히 옷가게를 할 때 단골손님들을 만나면 반갑기가 이루 말 할 수 없다.. 2015. 11. 6.
아들의 진로 (進路) 요즘 들어 실감나는 말이 하나 있다 ‘자식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 예전에 미처 알지 못했던 이 말이 지금 내게 현실로 다가와 있다 고 2학년인 아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다니고 있는 학원도 내 팽개치더니 돈 맛을 알았는지 알바에 열심이다 그 나마 공부도 안하고 집에서 놀기만 하면 그 꼴도 보기 싫을 텐데 다행히 제 스스로 알바를 하고 있으니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내 자신도 모르겠다. 퇴근을 하고 저녁 식사를 하는데 와이프가 아들 얘기를 꺼냈다 어제 아들이 학교에서 대학 진로와 함께 직업에 대한 상담을 했다고. 어느 대학을 가고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는 아들모습이 무척 대견스러웠는데. 어느새 훌쩍 자라 고3을 앞에두고 있는 내 아들. 이런 내 아들이 .. 2015. 6. 20.
부부의 날 오래 전 고향에서 있을 때 일이다 퇴근을 하는데 알고 지내는 형님이 일찌감치 가게 문을 닫고 있었다. 눈이 마주친 우리는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자연스럽게 막걸리 집으로 향했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형님이 술이 급했는지 덜컥덜컥 들이키터니 금세 잔을 비우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 요즘 세상을 무슨 재미로 사는지 모르겠네!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왠지 적적하고 허전하구먼. 나는 푸념을 하는 형님을 이해 할 수 없었다. 형님은 홀로 살고 있다. 아들이 재수끝에 어렵게 서울대에 합격을 했는데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형수는 서울로 올라가고 집에 형님만 덩그러니 홀로 남게 되었는데 나는 이런 형님을 지켜보면서 매우 안타까웠다 답답한 나머지 형님에게 쓴소리를 했다. 형님! 저는 형님을 이해 할 수가 없네요. 할말은 아니.. 2015. 5. 21.
100세 시대 두 달 전 어느 날. TV 홈쇼핑을 시청하고 있던 와이프가 나를 불렀다 미래 아빠! 이리 와보세요. 지금 선전하고 있는 저 약이 나하고 증상이 비슷한데 이 참에 저 약 한 번 먹어 보면 안될까. 평소 건강제품을 미더워 하지 못했던 나는 "차라리 한약이라도 한 첩 지어먹지" "잘 알지도 못하는 약을 뭐 하러 사려고 해" 달가워 하지 않은 내 말이 서운 했는지 투덜거리던 와이프가 "요즘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내가 갱년기를 이겨내고 건강하면 결국은 미래 아빠가 좋은 거 아니에요" 그 순간! 와이프의 그럴 듯한 핑계가 살며시 웃음이 절로 나왔다. 좋은게 좋다고 그 날 즉석에서 약을 구입했는데. 재수에 옴 붙었다고 했던가. 구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가짜 백수오가 우리를 분노케 했다 건.. 2015. 5. 16.
피장 파장 세월여류라고 했던가. 엊그제 오십이 된 것 같은데 어느 듯 내 나이도 중반을 향해 가고 있다. 세월이 간다는 것은 작게는 나이를 먹는 다는 뜻일 수도 있고 크게는 결국 늙어간다는 뜻도 될 수 있는데 그래서 일까! 예전에는 식사를 할 때 마른 반찬에도 밥을 거뜬히 먹었는데 요즘은 찌개나 국물이 없으면 왠지 밥을 먹기가 거북해 졌다 결국 나 때문에 와이프는 매 끼니때 마다 무슨 국을 끓일까! 늘 고민을 하는데. 아침 식탁에서 있었던 일이다. 구수한 아욱국 냄새에 이끌려 여느 날 보다 더 빨리 식탁에 앉았는데 얼마나 국이 맛이 있던지 와이프가 밥도 퍼주기도 전에 이미 절반을 비웠다 잘 먹은 것 까지는 좋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국물이 입언저리에서 자꾸만 주르륵 흐르고 말았다 그때마다 휴지를 들고 입가를 훔쳐가며 .. 2015. 5. 9.
치매 테스트 한 동안 어머님에게 전화를 못 드렸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그 흔한 전화조차도 자주 못하다니……. 갑자기 내 자신이 부끄러워 졌다 죄송스런 마음에 부랴부랴 전화를 하는데. 어머니! 저에요. 소담이냐! 요새 왜 전화를 안 하냐. 한 번 올 때가 되었는디 전화가 안 옹께 내가 시방 애가타서 죽것다. 무슨 일이 있냐? 무슨 일이 있긴요. 아무 일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어머니 제 걱정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점심은 드셨나요? 응! 나 금방 부엌에서 한 숟가락 들고 막 방에 들어왔다 아가. 나 요즘 심심해서 죽것다. 엊그제 00 엄마가 죽어 부렀다. 고상도 안하고 허망하게 죽어부렀어. 어머니 무슨 소리에요? 그 사람 어머니 보다 나이가 적을 텐데.... 아! 글쎄. 목욕하고 마루 올라가다 넘어져서 죽었단다. .. 2014. 8. 31.
누가 더 좋아 했을까! 토요일 아침 모처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 뒤늦게 잠에서 깨어난 와이프가 나를 불렀다 미래 아빠! 우리 산에 갈까요. 평상시에 산에 가자고 하면 늘 힘들다고 손사래를 치던 와이프가 오늘따라 손수 산에 가자고 서두르는데 듣던 중 반가운 소리에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배낭 속에 간단한 음료를 챙겨 넣고 반룡산 산행 길에 나섰다 반룡산은 장유 시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야트막한 산이다 해발 380m 높이로 동산처럼 아늑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맘 놓고 호락호락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은 아니다 집에서 출발한지 한 시간이 흘렀을까. 마침내 목적지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니 김해 평야와 함께 저 멀리 낙동강 너머로 부산시가 한눈에 들어왔다 모든 산이 그렇듯이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들은 그야말로 그림처.. 2014. 8. 23.
중독 비약 풍약 초약 초단 홍단 청단 소싯적 동짓달 기나긴 밤 우리는 긴긴 겨울밤을 민화투 놀이로 시간을 보냈다 지금도 화투를 보면 그 시절이 문득 떠오르는데. 나는 누이들과 화투를 칠 때마다 늘 꼴찌를 했다 그때마다 기다리고 있는 것은 누이들의무시무시한 손가락 매질이었다. 얼마나 두들겨 맞았던지 팔목이 빨갛게 부어 올랐는데. 매일 두들겨 맞는 내게 어느 날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누나들이 점수를 많이 딸 때면 일부러 화투짝 하나를 살며시 이불 밑으로 쑤셔 넣어서 파투가 되게 만들어버렸다 이럴때면 눈치를 챈 누나들이 동시에 나를 두들겨 패는데 맞고 나면 얼마나 억울하던지. 그러다가 운좋게도 내가 내가 점수를 많이 따게 되면 복수 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 때는 두 손가락으로 때려야 할 것을 네 손가락으로 사정.. 2013. 12. 21.
고향의 사투리 고향에 다녀왔다 이상스럽게 고향에만 다녀오고 나면 부쩍 사투리가 늘어난다. 비교적 표준어를 사용한다고 자부하는 나 지만. 친구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전라도 사투리가 튀어 나온다 고향을 떠나 경상도로 이사온지 어언 11년. 처음 이곳에 와서 5년동안 옷 장사를 할 때가 있었다 장사를 할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서울 사람으로 알아 볼 정도로 나는 사투리와 비교적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고향에만 다녀오면 어김없이 사투리가 나온다. 나는 전라도 와이프는 경상도 우리는 영호남으로 맺어진 부부다 그러다 보니 같은 표현을 두고도 말이 차이가 난다 예를 들자면 "그랬다니까"를 나는 "그랬당깨!" 이렇게 표현하는데 진주가 고향인 와이프는 "그랬다 아이가!" 이렇게 표현을 한다. ====================.. 2013. 9. 20.
복불복 이라! 점심시간! 점심을 먹고 휴게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데 와이프에게서 한 통의 메시지가 날아왔다. 미래 아빠! 점심때 휴대폰 매장에서 메시지가 왔는데 오늘 추첨일이라고 하네요 며칠 전 큰맘 먹고 스마트 폰을 구입했다 두 아이들이 모두 스마트 폰인데도 불구하고 액정이 깨져서 게임도 못한다고 불만인 아들과 용량이 작고 오래된 폰이라서 싫다는 딸이 매일같이 최신 폰으로 바꿔 달라고 노래를 부르는데.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어쩔 수 없이 매장에 들렀다. 견물생심이라고 했던가! 최신형 스마트 폰을 보니 갑자기 마음이 변했다 내친김에 우리 부부도 구닥다리 핸드폰을 스마트 폰으로 바꾸어 버렸다 이렇게 해서 졸지에 네 개의 스마트 폰을 사게 되었는데 때마침 이 가게가 개점 1주년 기념으로 경품 이벤트 행사를 한다고 했다.. 2013. 6. 21.
와이프의 바가지 일요일 아침. 와이프가 무언가에 열이 받았는지 아침부터 씩씩거리고 있다 누가 경상도 여자 아니랄까봐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는지 고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장씨들 다 모여” 또 시작이다 이 소리는 자기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을 때 온가족에게 퍼붓는 자기만의 독특한 바가지 타령이다 장씨들 이라 하면 나 소담이 장씨니 딸 미래와 아들 희망이도 당연히 장씨거늘 ……. 식구라고 해봐야 딸랑 네 명인데 자기 혼자만 장씨가 아니니 식구들 모두 자기 앞으로 모여라는 소리다 모이기 싫지만 어느 안전이라고 거부할 수 있단 말인가! 이미 아이들은 세탁기 앞에 서있다 나도 어쩔 수 없이 아이들 하고 같이 나란히 설 수밖에... 와이프의 일장 연설이 시작되었다 딸에게 먼저 화살이 갔다 딸! 너 엄마가 뭐랬어! 청바지 벗으면 후크.. 2012. 6. 17.